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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시 나다구 스미요시와 롯코아일란드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위층에는 롯코라이나라고 하는 모노레일이 다니고, 아래층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복층구조입니다.
 고베시 나다구 스미요시와 롯코아일란드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위층에는 롯코라이나라고 하는 모노레일이 다니고, 아래층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복층구조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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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고베시 롯코아일라드라고 하는 곳에서 아파트 구경을 했습니다. 롯코아일란드는 고베시가 1972년부터 롯코야마(六甲山) 산기슭에서 흙을 퍼다가 바다를 메워 만든 인공섬입니다. 처음 계획 때에는 인구 3만 명이 사는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뜻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995년 1월 한신대지진이 발생하고, 일본 경기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처음 계획만큼 잘 진행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롯코아일란드 섬 전체 넓이는 580ha 이고 섬 둘레에는 바닷가로 산책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섬 한 가운데로 육지 JR스미요시 역과 연결되는 롯코라이너라고 하는 모노레일이 다니고 있습니다. 이 롯코라이너를 중심으로 상가와 사무실 등 고층 건물이 있고 양 옆으로 주택가입니다. 그리고 그 밖으로는 공장이나 부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고베 롯코아일란드는 한신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신고속도로에 놓인 연결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위층과 아래층에서 각각 다른 방향으로 차가 달립니다.
 고베 롯코아일란드는 한신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신고속도로에 놓인 연결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위층과 아래층에서 각각 다른 방향으로 차가 달립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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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1988년 3월부터 사람들이 들아 와서 살기 시작하여 처음 478세대 2026명이었지만 2009년 현재 7828세대에 1만7775명이 살고 있습니다. 1995년 한신대지진 때에는 4337 세대 1만1259명이 살았습니다. 통계로 보아서 대지진 이후 인구 증가율이 둔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쓰는 여행기에 일본 사람들이 토끼장이나 새장 같은 집에서 산다는 기사를 가끔 인터넷에 올리기도 합니다. 물론 일본의 역 부근에는 다닥다닥 붙은 좁은 집이나 아파트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다다미 넉 장 반짜리 다다미방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온돌을 좋아하는 것처럼 일본사람들은 다다미방을 선호합니다.
 다다미 넉 장 반짜리 다다미방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온돌을 좋아하는 것처럼 일본사람들은 다다미방을 선호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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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람들의 공간 개념은 다다미로 나타냅니다. 보통 다다미 한 장 크기는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910mm×1820mm 입니다. 그런데 예로부터 일본 사람들은 다다미 넉 장 반 크기가 한 사람이 사는 표준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크기는 중앙에 테이블을 놓고 앉아서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고 양팔을 벌려서 필요한 것을 가져올 수 있는 최적의 넓이라고 합니다. 이 개념은 우주공간에도 적용되어 유인 우주선의 한 사람 사용공간을 이 넓이라고 합니다. 

복도식 아파트 가장 양 끝 집은 문을 달아서 단독주택에 들어가는 기분을 내게 했습니다.
 복도식 아파트 가장 양 끝 집은 문을 달아서 단독주택에 들어가는 기분을 내게 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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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좁은 공간을 오밀조밀 활용하는 생활방식은 기술적으로 분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세계 여객기에 실린 화장실 대부분이 일본에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여객기 화장실은 좁은 공간을 효율적이고 기능적으로 활용하여 만든 장치입니다. 

일본에서 역 부근은 땅값이 비쌉니다. 역에서 전철로 이동하기 쉬운 편리성 때문에 역 부근에서 사는 사람이 많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각 나라에서는 최소한의 주거공간을 법률로 정하여 그 크기 이상 집을 짓게 합니다. 간단히 소개하면 미국 사람이 짓는 집은 일본의 두 배이고, 한국 사람이 짓는 집은 일본의 반이라고 합니다.   

  하수구 시설이나 보도 불럭이 뒤틀린 것은 지진으로 땅이 움직여서 생긴 것입니다.
 하수구 시설이나 보도 불럭이 뒤틀린 것은 지진으로 땅이 움직여서 생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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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사람이 짓지만 그 집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은 집의 지배를 받습니다. 집의 구조나 생김새는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습한 기운이 많은 일본에서는 콘크리트 집보다는 나무나 쇠로 짓는 집이 많습니다. 한국은 기후가 건조하기 때문에 나무로 지으나 콘크리트로 지으나 크게 차이가 없고 생활에 불편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보통 나무로 지은 이층 목조 다세대 주택은 보통 아파트라고 합니다. 아마도 한구의 연립주택을 말합니다. 일본에서 3층 이상 다세대 주택으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고층아파트는 맨션이라고 합니다.

복층구조로 되어 있는 맨션의 꼭대기 층입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밖깥 풍경입니다. 날이 맑으면 멀리 간사이 공항에 보입니다.
 복층구조로 되어 있는 맨션의 꼭대기 층입니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밖깥 풍경입니다. 날이 맑으면 멀리 간사이 공항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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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맨션은 한국과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큰 평수는 주로 고층아파트의 맨 위층에 있습니다. 아파트에 따라서 맨 위층이 복층으로 되어 있거나 맨 위층을 계단식으로 배치하여 옥상 일부를 마당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도 도시주변에는 고층 아파트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단독주택이 인기가 있습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부부가 처음 신혼 때는 아파트나 맨션에 살다가 아이가 자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단독주택을 구입하여 이사를 합니다.

그리고 자식들이 모두 결혼하여 부부만 남으면 다시 맨션으로 이사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나이가 들면 단독주택이 춥고, 집안이나 뜰을 가꿀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롯코라이나라고 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면서 본 롯코아일란드 중앙 건물입니다. 맨 오른쪽에서 두번째 맨션에서 일본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한 박찬호 선수나 이승엽 선수 등이 살았던 곳입니다.
 롯코라이나라고 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면서 본 롯코아일란드 중앙 건물입니다. 맨 오른쪽에서 두번째 맨션에서 일본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한 박찬호 선수나 이승엽 선수 등이 살았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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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집을 구입할 때는 주로 은행 융자를 이용합니다. 집을 사기 위해서 은행이나 금융 회사의 융자를 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먼저 가장 이름으로 집을 구입할 때 가장이 한 직장에서 3년 이상 지속해서 근무했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가장의 일 년 연봉의 다섯 배를 상한으로 융자를 해줍니다. 또한 구입하려는 집값의 20%는 자기 자본이 있는지 확인하고, 나머지 70%를 융자해 줍니다.

집을 살 때 융자 기간은 구입하는 사람의 나이에 따라서 다르지만 30대 초반이라면 최고 35년 융자가 가능합니다. 50대 초반이라면 28년으로 제한됩니다. 요즘 일본 경기가 좋지 않아서 은행 이자는 크게 높지 않습니다. 3% 전후로 융자가 가능합니다.

일본 맨션은 주로 알파벳의 T 자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길게 복도가 있고 복도 양쪽으로 방이나 화장실, 세면장, 욕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T 자 윗면에 해당하는 곳에 거실이 있습니다. 최근 간사이 지역에서 짓는 맨션은 대부분 거실에 온돌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일본 맨션은 주로 알파벳의 T 자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길게 복도가 있고 복도 양쪽으로 방이나 화장실, 세면장, 욕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T 자 윗면에 해당하는 곳에 거실이 있습니다. 최근 간사이 지역에서 짓는 맨션은 대부분 거실에 온돌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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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부동산은 더 이상 투자 대상이 아닙니다. 거의 해마다 땅값이나 집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국처럼 전세가 없고 모두 월세를 내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집 세 부담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지역이나 집 주인에 따라서 다르지만 시키킨(敷金), 레이킨(禮金), 고신료(更新料) 등이 있고, 그 부담은 모두 세입자가 물어야 합니다.

맨션은 주차장이 있고 달마다 주차비를 받습니다. 자전거 역시 주륜장이 설치되어 있고 달마다 몇 백 엔씩 돈을 받습니다. 자전거 역시 정해진 번호에 세워두어야 합니다.
 맨션은 주차장이 있고 달마다 주차비를 받습니다. 자전거 역시 주륜장이 설치되어 있고 달마다 몇 백 엔씩 돈을 받습니다. 자전거 역시 정해진 번호에 세워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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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이사 가난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사 몇 번 다니면 집안 재산이 모두 없어져서 가난뱅이가 된다는 말입니다. 이사를 하기 위해서 비용이 들고, 이사할 때마다 시키킨, 레이킨, 중개료 등을 내야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소도시에 살아도 4인 가족 한 달 집세가 보통 15만 엔 전후이고, 대학생들이 혼자 사는 원룸 맨션이라도 한 달에 평균 5만 엔 정도가 듭니다.    

어느 곳에 살든지 사람들은 자신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공적인 공간에서 사무를 보기도 하고, 다시 사적인 자기 공간으로 돌아와서 쉬거나 자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공간에 익숙해지고, 공간에 적응하면서 편안함을 누립니다. 공간에서 누리는 편안함은 내일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이고 개인이 행복을 누리는 기본적인 것입니다.  

맨션 베란다는 공용시설입니다. 그래도 외부인이 들어가서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재난시 베란다를 이용하여 구조 활동을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베란다에는 지그재그 형으로 비상구멍이 있고 이 구멍 안에는 비상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처럼 베란다를 개조하거나 유리를 달 수 없습니다.
 맨션 베란다는 공용시설입니다. 그래도 외부인이 들어가서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재난시 베란다를 이용하여 구조 활동을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베란다에는 지그재그 형으로 비상구멍이 있고 이 구멍 안에는 비상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처럼 베란다를 개조하거나 유리를 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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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고베시, http://www.city.kobe.lg.jp/ 2012.7.28
가는 법> JR스미요시역에서 롯코라이너를 타고 가거나 산노미야 역에서 롯코아일란드행 버스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고베시, #롯코아일란드, #롯코라이너, #베란다, #일본 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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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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