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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평화 대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한낮 땡볕을 피해 나무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다. 평화대행진엔 약 600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참가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강정평화 대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한낮 땡볕을 피해 나무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다. 평화대행진엔 약 600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참가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강정마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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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30도가 넘는 폭염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강정평화 대행진'은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약 600명의 시민들은 가마솥처럼 끓는 도로를 걸으며 '제주해군기지 전면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평화대행진은 동진과 서진 두 팀이 제주해군기지가 건설 예정지인 강정마을을 출발해 5박6일 동안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일정이다. 행진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제주시 탑동광장에 집결해서 방송인 김미화씨의 사회로 들국화 등이 출연 '해군기지 백지화를 촉구하는 13차 전국 집중행동의 날'을 연다.

이번 강정평화 대행진에는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 함세웅 신부, 도법 스님 등 종교계 인사와 소설가 현기영, 시인 김선우 등 문학계 인사는 물론 가수 안치환과 전인권, 영화감독 김조광수, 변영주, 방송인 김미화 등도 함께 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통합당 강창일·김우남·김재윤·장하나·전순옥 의원 등이, 통합진보당에선 노회찬·서기호 의원 등이 참가하고 있다.

평화대행진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연인원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사나운 더위 때문에 날마다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강정마을회(회장 강동균)에 따르면 1일 오후 1시 현재까지 3명이 탈진하고, 1명이 열화상을 입었다. 발에 물집이 잡혀 걷기가 불편한 이는 부지기수라고 강정마을회는 전했다.

강정마을회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도 전국 각지에서 휴가를 내 평화대행진에 함께 하려는 분들이 계속 찾아오고 있다"며 "직접 참가를 못해 미안하다고 참가자들이 먹을 쌀과 생수, 김치 같은 반찬을 보내주는 분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송강호 박사 옥중서신 "제주해군기지는 모래 위의 성"

한편 강정평화 대행진 전야제가 열린 지난 7월 29일엔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하다가 지난 4월 두 번째로 구속된 송강호 박사가 옥중서신을 보내왔다. 국제평화운동단체인 '개척자들' 대표인 송 박사는 강정마을에 오기 전 이라크와 보스니아 등 분쟁지역에서 평화봉사활동을 해온 이다.

송 박사는 옥중서신의 수신자를 '해군 장병'으로 밝혔다. 그는 "저는 저의 소신에 따라 어떠한 전쟁도, 살인행위도, 군대나 기지도 반대하지만 나라를 지키려는 선한 뜻을 갖고 힘들고 위험한 군 생활을 해온 군인들을 볼 때마다 나의 신념과는 상관없이 내심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여러분들이 명예를 지키기를 진심으로 원한다"고 조언했다.

송 박사는 "여러분은 어민들의 바다와 농민들의 농토, 강정주민들의 모든 기억과 사랑을 품고 있던 구럼비 바위를 빼앗았다"며 "이제는 여러분의 집들(군 관사)을 짓기 위해서 마을 주변의 땅을 더 차지하려고 하는데 마치 인디언들의 땅을 잠식해 들어오는 신대륙의 침략자들 같다"고 꼬집었다.

특히 송 박사는 "더욱 더 여러분을 불명예스럽게 만드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거짓말"이라며 "해군기지를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어 놓았으니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불린들 무슨 상관이냐는 자기세뇌 하겠지만 이는 총을 든 군인이 민간인 옷을 입었다고 민간인이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강정평화 대행진은 동진과 서진 두 팀으로 나뉘어 오는 4일까지 제주도 전역을 행진한다.
 강정평화 대행진은 동진과 서진 두 팀으로 나뉘어 오는 4일까지 제주도 전역을 행진한다.
ⓒ 강정마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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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박사는 "제주해군기지는 처음부터 기초를 잘못 쌓은 모래 위 성"이라며 "국민을 무시하고, 대한민국의 헌법이 굳게 지키는 민주주의적 절차를 무시하고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당신들은 이미 졌다"고 규정했다.

송 박사는 "해군기지를 완공하고 나면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도 끝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 그것은 착각"이라며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완공하게 되면 더 많은 반전 평화 활동가들이 모여들 것이고, 강정마을은 시민불복종운동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옥중서신의 마지막을 송 박사는 "해군 장병 여러분의 진실한 친구로서 호소한다"며 "더 늦기 전에 이 아름다운 관광지 제주도를 떠나 여러분의 전우들과 천안함의 영령들이 기다리고 있는 전선으로 명예롭게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태그:#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제주도, #평화, #송강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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