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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개발공사는 1일 박세훈 전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강원도가 지난 5월 16일 강원도개발공사를 감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알펜시아 리조트 조성 사업을 부실덩어리로 전락시킨 데 책임을 물어 박 전 사장을 형사 고발할 수도 있다고 밝힌 지 한 달 보름 만이다.

강원도개발공사 감사팀의 한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을 고발하면서 "지난 5월 15일 강원도 감사 결과를 통고받았을 때는 박 전 사장을 고발하라는 내용이 없었고, 지난 7월 2일 강원도로부터 박 전 사장을 고발 처분하라는 공문을 접수하고 나서 7월 31일 박 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세훈 전 사장은 2003년 9월부터 2009년 1월까지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총사업비 1조 6000억 원이 소요되는 알펜시아 리조트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그 후 이 사업은 1조 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손실을 초래했다. 부채가 누적돼 하루 이자만 매일 1억 1100만 원씩 불어나고 있다. 강원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감사 결과 발표 당시, 박 전 사장 등이 잦은 설계 변경으로 2273억 원의 공사비를 증액하면서도 이사회 결의 절차 없이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등 절차상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도의회에 출석해 상세하게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소명에 불응할 경우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사장은 도의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강원도는 고발을 미뤘다. 그러면서 시민단체 사이에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에 부실을 초래한 책임자들을 처벌하라는 여론이 점점 더 높아졌다. 시민단체들은 강원도 감사 결과, 김진선 전 도지사와 박세훈 전 사장 등이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의 부실을 초래한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강원도가 책임자 규명과 처벌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감사 결과, 강원도가 김진선 전 도지사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은 것을 강하게 성토했다. 강원도가 감사를 통해 김진선 전 도지사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비난했다. 당시 감사 결과를 접한 시민단체들은 "알펜시아 사업의 총체적인 부실을 전임 도지사가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8일, 춘천지방검찰청 민원실에 '알펜시아 부실 책임자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는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유성철 사무처장.
 지난 7월 18일, 춘천지방검찰청 민원실에 '알펜시아 부실 책임자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는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유성철 사무처장.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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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강원도 내 25개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강원도가 김진선 전 도지사와 박세훈 전 사장 등을 직접 고발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 6월 18일 자체적으로 '고발단'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7월 18일 강원도민 552명의 이름으로, 김진선 전 도지사와 박세훈 전 사장 등 두 사람을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김진선과 박세훈은 형법에 명시된 직무유기와 업무상배임죄로, 박세훈은 허위공문서 작성과 공전자기록위작·변작죄로 고발"했다. 강원도시민단체연대회의는 이날 강원도가 김 전 도지사와 박 전 사장 등을 상대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다시 한 번 이의를 제기했다.

그런 일들이 있고 나서 지난 7월 31일, 강원도개발공사가 강원도의 지침을 받아 박세훈 전 사장을 고발하게 된 것이다. 여전히 김진선 전 도지사를 배제한 채이다.

박세훈 전 사장은 2003년 9월 김 전 도지사에 의해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그리고 2009년 1월 경영이 악화되면서 사장직을 사임해 지금은 관동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태그:#박세훈, #김진선, #강원도개발공사, #알펜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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