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11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 공천과 관련 거액의 공천헌금을 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이 3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해명한뒤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4.11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 공천과 관련 거액의 공천헌금을 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이 3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해명한뒤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4·11총선 과정에서 거액의 공천헌금이 새누리당에서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당시 현직 의원이자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에게 3억 원을 제공한 혐의로 현영희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현영희 후보는 지역구 공천 탈락 후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당선했다.

현영희, 현기환 등 당사자들은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현 의원은 불법 당원이었다? 유치원장으로 한나라당 중앙위원

문제가 되고 있는 현영희 의원은 2010년 부산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현영희 의원은 유치원 원장 출신으로 전국유치원연합회 부회장과 부산유치원연합회 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지난 부산교육감 선거 출마 당시 공개된 현영희 의원의 경력. 교육감 선거임에도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강조하기 위함인지 유난히 한나라당 관련 내용이 많다. 특히, 정당 가입이 금지된 교사 신분(유치원장)으로 한나라당 당원만 할 수 있는 중앙위원이라는 간부를 역임한 것으로 돼 있다. 한나라당의 불법 교사 당원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지난 부산교육감 선거 출마 당시 공개된 현영희 의원의 경력. 교육감 선거임에도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강조하기 위함인지 유난히 한나라당 관련 내용이 많다. 특히, 정당 가입이 금지된 교사 신분(유치원장)으로 한나라당 당원만 할 수 있는 중앙위원이라는 간부를 역임한 것으로 돼 있다. 한나라당의 불법 교사 당원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당에 가입할 수 없는 교원 신분(유치원 원장)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가입해 한나라당 교육분과 중앙위원이라는 간부까지 역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교장들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정치후원금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낸 사건이나 교원이 국회의원 공천 신청을 하면서 당원에 가입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한나라당 당규인 중앙위원회 규정 제2조(자격 요건)에 의하면, 중앙위원은 한나라당 당원만이 할 수 있다. 사립학교법, 초중등육법, 국가공무원법, 정당법 등의 규정에 의하면 유치원을 포함해 사립학교 교원도 정당에 가입할 수 없다.

당시 공개된 현영희 의원의 '경력 및 활동 내역'에 의하면 그는 1984년 12월부터 2002년 3월까지 자신이 설립한 강림유치원의 원장을 지냈다. 또 거의 겹치는 시기인 1996년 12월부터 2002년 6월까지 한나라당 중앙위원을 지냈다.

관련 법상 유치원 원장은 교원이기 때문에 정당 가입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이를 어긴 셈이다. 현 의원이 회장직을 오랫동안 역임한 부산유치원연합회는 2002년 산하 유치원에 한나라당 당원가입을 독려하는 공문과 입당원서를 보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교육감 선거에는 정당의 당원이 출마할 수 없으며, 정당 역시 교육감 선거에 개입할 수 없다. 최근 옷로비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임혜경 부산교육감은 2010년 선거에서 약 20%를 득표해 당선했다. 현영희 후보는 15.5%로 3위를 기록해 낙선했다.

현영희 후보는 부산이라는 특성상 한나라당과의 연관성을 강조하려다 한나라당에 가입해 간부까지 지낸 사실을 홍보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은 교원의 정당가입뿐 아니라 정치후원금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전교조 교사들의 정치후원금 사건에 대해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행적에 따르면 박 의원과 여당은 교원의 정당 가입과 정치후원금 문제에서 '이중잣대'를 적용한 셈이다.

'박근혜가 선택한 여자' 박근혜 대선 가도에 악재될까

현영희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 사건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의원에게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현영희 의원은 친박 조직으로 알려진 부산포럼의 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총선에서도 "박근혜가 선택한 여자 현영희"을 홍보하는 등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지난 총선에서 현영희가 예비후보 시절 사용한 선거 포스터. 현영희는 자신을 '박근혜가 선택한 여자!'로 박근혜 의원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그가 3억의 불법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어 박근혜 대선 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총선에서 현영희가 예비후보 시절 사용한 선거 포스터. 현영희는 자신을 '박근혜가 선택한 여자!'로 박근혜 의원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그가 3억의 불법 공천 헌금 의혹을 받고 있어 박근혜 대선 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현영희 인터넷 카페 캡쳐

관련사진보기


현재 검찰은 압수한 통합진보당 당원 명부를 분석 중이다. 새누리당도 지난 총선 과정에서 200만 당원들의 명부 전체가 유출되는 일을 겪었다. 보수단체는 교사·공무원의 통합진보당 가입 의혹을 검찰에 고발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영희 의원이 교원 신분으로 새누리당에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으니, 그동안 전교조와 공무원 노조를 비난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머쓱한 상황이 된 셈이다. 검찰 역시 통합진보당 당원만 수사하는 게 부담스럽게 됐다.

특히 문제가 된 인물들이 모두 친박계 인사라는 점에서 박근혜 의원의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이번 사건은 조선시대 매관매직에 버금가는 조직적 부패 사건으로 현대판 '국회의원 매관매직 사건'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박근혜 의원을 겨냥했다.

아직 검찰의 수사가 남은 상황. 이번 사건이 박근혜 의원의 대선 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태그:#새누리당, #현영희, #박근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