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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당시 거액의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이 3일 긴급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해명한뒤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4.11총선 당시 거액의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이 3일 긴급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해명한뒤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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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뼈를 깎는 쇄신을 표방하며 간신히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으로 보였던 새누리당이 또 다시 큰 악재를 맞았다. 지난 4·11 총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한 현기환 전 의원이 3월 중순 부산지역의 당시 공천신청자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비례공천청탁을 받은 데에 혐의를 두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대선 정국으로 갈 길이 먼 상황에서 대형 폭탄이 터진 셈이다.

이에 '비박'으로 대변되는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당 지도부와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근혜 후보의 책임을 물으며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고, 경선 일정은 이내 재개되었으나 아직 정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이 안 되면서 당내 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진실을 규명하겠다던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당 지도부는 결국 '비박' 주자들의 반발을 고려, 6일 윤리위원회의 결정으로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에 대한 제명을 감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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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희, 탈당시키면 어떤 폭로 할지 몰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은 6일 새누리당 공천 헌금 파문과 관련하여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 최경준 <오마이뉴스> 기자와 함께 대담을 진행했다.

최 기자는 현재로서 사건의 실체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현기환 전 의원은 당시 공천심사위원 중에서도 친박계 실세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신뢰를 받았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황상 굳이 돈을 받고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당내에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당시 공천 심사에 출석했던 후보들이 친박, 비박인가에 따라 노골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어떤 노골적인 입김이 작용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한편 이 소장은 "(공천 위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보다는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의 의사결정 구조가 중요하다"며 공심위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구조로 짜여졌다면 얼마든지 이런 사태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더불어 공심위에서 현기환 전 의원은 박 전 비대위원장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하니 그러한 의혹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급속도로 이루어진 당의 제명 결정에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 아직 검찰에서 기소를 한 것도 아니고 비박 후보를 달래기 위한 '카드'로 여겨지던 제명이 당 지도부와 후보 간의 연석회의 이후 긴박하게 진행된 것이다.

이에 이 소장은 "제명은 고도의 꼼수"라는 단호한 의견을 내놓았다. 비례대표로 선출된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면 의원직은 무소속인 채로 유지된다. 현영희 의원을 탈당하게 해서 의원 배지를 잃게 만들면 지킬 게 없는 현 의원 입장에서 당에 대해 어떤 폭로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가 아니라 '내 돈이 힘쓰는 나라'가 된 것"

더불어 이 소장은 정황상 아무래도 돈이 오갔다는 판단을 전제하고 있다며, 지역구 후보에서 탈락했던 현영희 의원을 유일하게 비례대표로 구제했던 그 명분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하나의 이유로 들었다. 비례대표가 될 만큼 전문적인 사람도 아니니, 뭔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는 것.

또 이 소장은 아무래도 새누리당 공심위원들이 이런 상황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장의 추론에 따르면 비례 23번으로 공천된 현영희 의원이 당선권에 들어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고, 무언가 오고 가는 과정에서 적당히 앉혀뒀는데 덜컥 당선이 되어 문제가 커져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사실 영역에 대한 규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의견 역시 추론에 불과하다. 하지만 구도상 그런 의혹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 소장의 입장이다.

덧붙여 이 소장은 이 사건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새누리당의 부패정당의 이미지가 되살아 난 것"이고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가 아니라 '내 돈이 힘쓰는 나라'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어렵게 이룬 쇄신이 '차떼기당' 신한국당 시절로 돌아가 무위가 되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이번 사건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는 첫 대형 악재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소장은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자꾸 거리를 떼어놓고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치 남 얘기하듯이 '나도 몰랐다', '나도 피해자'라는 식의 대응이 문제라는 것.

다만 이 소장은 이 사건이 사실로 드러나게 돼도 '박근혜 체제'의 유지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박 전 위원장이 재발을 막겠다며 강하게 근본적인 혁신을 하겠다고 치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이털남, #새누리당, #공천 헌금 파문, #이철희,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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