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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당시 거액의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이 3일 긴급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해명한뒤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4.11총선 당시 거액의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이 3일 긴급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해명한뒤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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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0일 오후 4시 50분]

부산 정치권이 패닉에 빠졌다. 지역 기반 비례대표를 포함한 부산지역 국회의원은 총 21명. 이 중 새누리당 현영희, 이재균, 유재중 의원과 선진통일당 김영주 의원, 무소속 문대성 의원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이같은 악재에 지역 정치권은 혹시라도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자연히 연말 대선과 신공항 건설 문제 등 지역 현안은 뒷전에 나앉게 생겼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새누리당이다. 전·현직 의원, 4·11 총선 후보, 당직자까지 포함된 공천헌금 파문이 새누리당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여기에 이재균 의원의 당선무효형과 유재중 의원의 성추문 공방까지 더해지며 엎친데덮친격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이재균 의원(영도)은 지난달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의원직 상실 위기에 내몰렸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지역주민들에게 500만 원대의 선물을 돌린 혐의를 받아왔다. 이 의원은 "재판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여서 한동안 법정 다툼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헌금 논란' 새누리당이 가장 타격... 선진통일당·무소속 의원도 논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예비후보와 격돌했던 손수조 사상구당협위원장도 캠프가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9일 현영희 의원이 손 위원장의 캠프 자원봉사자들에게 135만 원 가량의 실비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졌다.

이번 공천헌금 사태 제보자 정 아무개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보한 이 같은 내용에 손 위원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당초 현 의원을 몰랐다고 하다가 "만난 적은 있다"고 말을 바꾸면서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이외에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공천 잡음이 다시 불거질지도 모른다. 당장 일부 초선의원들의 공천 헌금 제공설이 지역 정가에 퍼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실명까지 거론되는 인사만 4~5명에 이른다.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새누리당 부산시당이 9일 실시한 첫 정책투어에는 고작 4명의 의원만 참석했다. 지난달 31일 부산시와 진행한 당정간담회에서 전원이 참석해 부산시를 몰아붙이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새누리당 뿐 아니라 선진통일당 김영주 의원(비례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의원은 부산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했고 지역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대한건설기계협회 부산광역시회 회장을 지냈다.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뒤에도 지역 현안에 빠지지 않고 목소리를 내왔다.

현재 김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받는 조건으로 50억의 차입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다. 김 의원은 의혹이 "삼류소설"이라며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차입금 제공이) 이뤄진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지난 총선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들도 사그라지지 않은 채 휴화산으로 남아있다.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수영)의 경우는 아직 성추문 의혹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04년 당시 수영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유 의원은 지역 초등학교 어머니회 회장인 김 아무개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이같은 폭로에 유 의원은 선거기간 중 삭발로 무죄를 호소하고 명예훼손으로 폭로자를 고발했다. 양측의 쌍발 고발이 이어지며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된 검찰 조사도 진행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검찰은 이 사건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수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IOC 위원이기도 한 무소속 문대성 의원도 '현재진행형'이다. 총선 과정에서 논문 표절 의혹에 시달리던 문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의원직뿐 아니라 IOC 선수위원 자격도 위태로운 문 의원은 런던올림픽 성화봉송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올림픽 이후 학위를 받았던 국민대 측의 최종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정된 상태여서 문 의원의 거취에 눈길이 모아진다. 이미 지난 4월 예비조사위원회 조사에서 표절이 인정된 만큼 최종발표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문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고수하겠다는 태도지만 논문이 표절로 밝혀진 상태에서 계속 의원직을 수행하기란 적지않은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홍역을 앓고 있는 지역 정치권은 불거지는 의혹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일련의 의혹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이 당선과 직결되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라도 구시대적 관행에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된 문제는 하루 이틀의 얘기가 아니었던 만큼 영남권 전체로 의혹이 번져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공천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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