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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학교 교수평의회 의장인 고영남 교수(법학)가 '졸업 최소 이수학점 감축안 폐기'를 요구하며 1인시위에 이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고 교수는 지난 6일부터 1주일 동안 1인시위를 벌인 데 이어 13일부터 경남 김해 인제대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고 교수는 주로 야간에는 교수평의회 사무실에서 지내고, 낮에는 이곳에서 농성하고 있다.

졸업최소이수학점 관련 내용은 학칙개정사항인데, 인제대는 오는 17일 오전 교무회의를 열어 의결할 예정이다. 인제대는 현행 졸업최소이수학점 수준이 140학점인데 이를 126학점 또는 130학점을 감축하려고 한다.

인제대학교 교수평의회 의장인 고영남 교수(법학).
 인제대학교 교수평의회 의장인 고영남 교수(법학).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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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제대 교수평의회는 "졸업최소이수학점 감축을 강행하려는 이원로 총장 등 학교당국의 비리·불통이 인제대를 망치고 있다"며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진실은 무엇보다도 행동으로 말할 뿐"이라는 내용의 입장을 냈다.
교수평의회는 "학교당국은 현행 졸업최소이수학점 수준이 우리 대학의 학생들에게 과도하고 재학생 만족도의 하락을 초래한다는 막연하고 매우 자의적인 추정을 '근거' 삼아 졸업최소이수학점을 감축하려하고 있다"며 "게다가 감축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려 하면서 교수와 우리 학생들의 자존을 난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생들이 갖춰야 할 졸업학점의 수준에 관해서는 누구보다도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수들이 잘 알고 있다"며 "특히 인제대의 33년 교육성과가 얼마나 충분한지를 정확히 검토하지도 않고서 졸업최소학점 수준을 손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은 "졸업최소학점을 줄이면 학생들은 편해진 상황에 적응하고 말며, 줄어든 이수학점에 맞춰 졸업을 할 수밖에 없다. 교육경쟁력은 딱 그만큼 하락할 것이며, 우리 인제대의 추락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수들은 "우리 대학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없이 남이 하니까 따라 하는 식으로 시류에 따라 흔들리는 것은 바깥의 위기보다 더 큰 위기로 대학을 몰아넣는 것이다. 진심과 열정이 없기에 남을 쳐다보며 그저 베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다수의 교수들이 충실한 교육을 통해서만 학생경쟁력이 생긴다고 판단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수들의 의견을 무시하면서까지 졸업최소이수학점을 줄이겠다는 것은 이치와 도리에 어긋나는 '비리'의 행태일 뿐더러 소통마저 끊는 '불통'의 작태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몇 달째 교수와 학과(부)의 의견을 왜곡하고 강압하면서 교수평의회의 의견표명마저 억압하더니, 최근에는 학과(부)장들을 급하게 불러 모아 '감축'의 필요성을 훈육하듯 강변한 뒤 느닷없이 '확정안'이라면서 전체교수에게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며 "심지어 반대 학과들은 별도의 '발전계획'을 제출해야 한다며 어이없는 고집까지 부린다. 대학운영의 능력과 자질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교수평의회는 "학교당국은 일단 현재의 감축강행 시도를 전면 폐기하고, 백지상태에서 교수들 및 교수평의회와의 실질적인 쌍방적 소통을 전제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영남 교수는 "졸업학점이 많은지 적은지에 대한 교육적 반성과 평가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의 의견도 반영되어야 한다. 결정에 앞서 과정이 중요하다"면서 "교수들의 입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1인시위와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제대는 교무처장과 학교부총장 명의로 지난 7월 '졸업․전공 최소이수학점 조정안'과 '학과․학부 의견 조사'라는 제목의 문서를 교수들에게 발송했다.

인제대는 '복수전공․부전공의 활성화'와 '취업률 제고' '평생지도교수제의 내실화' '교육의 질 향상' '학습․교수 부담 경감을 통한 비교과 과정 및 특별활동의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졸업․전공최소이수학점 조정안'을 내놓았다.


태그:#인제대학교, #고영남 교수, #졸업최소이수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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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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