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100만kw급 신월성1호기가 지난 19일 오전 고장으로 가동이 중지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31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19일 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19일 오전 10시 53분쯤 원자로 출력을 통제하는 제어봉 제어 계통 고장으로 원자로와 터빈 발전기가 정지됐다"며 "그러나 방사능 유출 등의 문제는 없다"고 이날 밝혔다.
한수원은 이번 고장이 국제원자력기구가 정한 총 7단계의 사고 단계 중 안전에 이상이 없는 '0등급'에 해당된다며 2~3일 정도면 재가동이 가능한 경미한 사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시운전을 한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의 고장을 일으킨 신월성 1호기의 안전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월성 1호기는 시운전 상태이던 지난 2월 2일 급수밸브 고장으로 시운전이 중단됐고 3월 27일에는 냉각제 펌프 이상, 6월 17일에는 계전기 부품 고장으로 세 차례나 멈춘 적이 있다. 이에 경주핵안전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무기한 준공연기 및 총체적 안전점검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한수원은 "신월성1호기에서 생산할 전기가 정부의 7월 말 '전력수급 계획'에 잡혀 있다"며 준공 연기가 불가하다고 밝히고 서둘러 상업운전을 가동했다.
올 들어 국내 23기의 원전에서 이번 신월성 1호기를 포함해 상업운전에서만 3번의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말 영광원전 6호기가 제어봉 장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가 고장나 멈췄다가 5일 만에 재가동됐고 지난 2월 전원 공급에 이상이 생겨 가동이 중단됐던 고리1호기도 이번달 초에 재가동되면서 환경단체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경주핵안전연대는 성명을 내고 "제 아무리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블랙아웃이 온다고 해도 '안전'을 우선할 수는 없다"며 "언제부터 핵발전소의 고장이 단순히 전력수급의 문제로만 취급됐는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경주핵안전연대는 "자동차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제어봉과 이를 둘러싼 제어계통은 핵발전소 안전의 핵심"이라며 "핵분열을 조절하는 제어봉이 고장났다면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수급을 위해 무리한 가동을 하기보다는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경주핵안전연대는 수명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월성1호기에 대해서도 수명연장을 포기하고 폐로에 들어가야 한다며 경주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