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출발하여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지나 라오스로 가는 길. 프놈펜 프싸 트마이(중앙시장) 근처에서 출발하는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연결하는 국제버스를 이용 라오스 남부 육로 국경을 지나 라오스로 향한다.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동남아 주요 국가가 서로 맞대고 있어 미얀마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를 육로 국경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북으로는 북한이 있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인에게는 다소 어색한 풍경. 캄보디아를 지나 라오스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육로 국경을 소개한다.
나무막대기 하나가 전부인 라오스-캄보디아 육로국경
프놈펜 프싸 트마이(중앙시장)에서 오전 6시 45분에 출발한 캄보디아 소르야 국제버스는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들른 간이 휴게소를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달려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경계하는 육로 국경에 도착한다.
캄보디아 출국과 라오스 입국을 위해 차에서 내린 필자(배낭돌이). 보이는 것이라고는 나무 막대기와 작은 건물 세 채가 전부인 이곳이 낯설기만 하다. 물론 이전에 다른 국가의 육로 국경을 통과해봤지만, 국경을 지키는 군인은커녕 막대기 하나로 거리를 막아 놓은 이곳 국경의 풍경에 필자가 생각하던 국경의 모습은 무의미하다.
국가 간을 운행하는 국제버스이지만, 출국 및 입국신고는 여행자가 직접 해야해서 함께 타고 온 사람 모두 서둘러 차에서 내려 캄보디아 출입국 관리소로 향한다.
"짐은 놔두고 가도 돼."
"엥? 짐 검사 안 해?"
"버스 검사할 때 하는데 자주 다니는 버스라 검사를 잘 안 해."배낭을 짊어지고 차에서 내리는 필자에게 짐을 버스에 놔두고 내려도 된다는 버스 기사. 보통 국경을 지나면 출입국 신고는 물론 짐 검사는 반드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지금의 상황이 믿을 수가 없을 뿐이다. 하지만 함께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 모두 익숙한 듯 작은 가방을 제외하고는 여권만 챙겨 출입국 관리소로 가는 상황. 지금의 상황이 영 믿음직하지 않지만, 기사의 말에 따라 배낭을 좌석 한쪽에 놓고 여권을 챙겨 출입국 관리소로 향한다.
추가 수당 챙기는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캄보디아 입국 시 받은 출국 카드를 작성하고 출입국 관리소 직원에게 제출하면 캄보디아 출국 완료. 이제는 50m 남짓한 국경 구간을 지나 맞은편 위치한 라오스 출입국 관리소까지 걸어간다.
기사의 말대로 짐 검사 조차 없는지 여행객보다 더 빨리 출국 심사를 마무리하고 서서히 라오스 국경으로 가고 있는 국제버스. 버스도 버스이지만 국경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이곳의 모습에 웃음만 나올 뿐이다.
캄보디아 국경을 지나 약 50m를 걸어 도착한 라오스 출입국 관리소. 먼저 도착한 버스 기사가 라오스 입국에 필요한 입국신고서와 (건강) 신고서를 건네주며 작성 시 라오스에서 머무는 주소 및 투어패키지 가입 여부는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는 팁을 전달한다.
여권을 꺼내 신고서를 작성하고 도착 비자(한국인은 무비자 - 15일 체류비자)를 받으러 가는데 공항이나 다른 국경과는 달리 입국 신고를 하는 사람의 얼굴조차 볼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 여권을 받아 확인 후 입국 허가 도장을 찍어주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국경에서 그것도 외국인 입국을 심사하는 곳인데 여권과 여행자의 얼굴조차 비교하지 않는 허술해 보이는 이곳 모습에 웃음만 나올 뿐이다.
이곳 캄보디아-라오스 국경은 여행자 사이에서 정해진 비자요금 외에 추가 돈을 받는 곳으로 유명한데. 마침 내가 갔던 그날도 필자보다 먼저 입국 신고를 한 스위스 부부 여행자와 출입국 관리소 직원 사이에 추가 금액때문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왜 우리가 2$씩 총 4$를 추가로 내야 하지? 우린 낼 수 없어."
"4시까지 근무하는데, 지금 시각이 4시 20분이니 오버타임 요금을 내야지."
"오버타임? 그런 거 못 들었는데. 알았어 낼게. 그럼 영수증 써줘."라오스 영사관은 물론 어디서도 비자요금 외에는 추가 금액이 있다는 설명이 없고, 무엇보다 이곳을 지나가는 여행자들이 시간에 상관없이 2$를 추가로 냈다는 불만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진터라 스위스 부부 여행자들이 왜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지 확인을 했던 것이다. 규정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추가 금액을 받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영수증까지 써주며 오버타임 금액을 내라는 라오스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 필자 역시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그냥 내주고 싶지는 않지만 이미 다른 육로 국경에서 경험이 있는 터라 기부금이라 생각하고 2$를 건네며 영수증을 요청한다.
※ 배낭돌이 추가 팁: 동남아 육로 국경에서 여행자를 대상으로 돈을 요구하는 직원들을 보게 된다. 적은 금액이라면 국경인 만큼 주고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지만, 금액이 큰 경우에는 이후 다른 여행자를 위해서라도 돈을 내어주기보다는 그 이유를 정확하게 물어보고, 그 상황을 해결하길 추천한다.
영수증과 여권에 라오스 도착 비자를 발급받고 마무리된 라오스 입국. 오버타임으로 추가금을 요구하는 직원들도 재미있지만, 국경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나무 막대기와 세 채의 건물이 전부인 이곳 모습이 황당하면서도 신기하고 재미있을 뿐이다.
어찌 되었던 캄보디아를 지나 무사히 도착한 라오스. 체류 가능 기간이 15일 뿐이라 중간 타 국가를 한 번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동남아 여러 국가 중 가장 여유로운 국가인 라오스이기에 조급해하기보다는 여유로운 라오스 여행을 시작한다.
※ 토막 이야기: 다시 오른 버스에서 내리기 전 갖다 놓은 배낭을 살펴보는데 정말 짐 검사를 하지 않는지 배낭이 그대로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돼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니 짐이 많은 승객은 탑승 전 버스회사에서 짐 검사를 시행하고 마약, 총기 등 단속은 예고 없이 불시에 실시한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2009년 10월 02일부터 10월 14일, 2011년 6월 10부터 6월 21일까지 다녀온 여행입니다.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