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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여행... ...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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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그 이름은 자유

"아홉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 나는 대체로, 자전거를 타면서 휴일을 보냈다. 이것은 내가 받은 최고의 교육이었으며 학교교육보다 훨씬 더 좋았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한 말이다. 영국 작가 H.G.웰스는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어른을 보면서 인류의 미래가 비관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존. f. 케네디는 "자전거 타는 단순한 즐거움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으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다. 균형을 유지하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마크 트웨인은 "자전거를 사라. 살아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고 H.G.웰스는 "천국에는 자전거 길이 아주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자전거 애호가는 있나보다. 자동차가 보편화되면서 꽤 오랫동안 자전거는 뒷방노인처럼 취급 받아왔다. 그러던 것이 환경문제가 대두되는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생태와 환경문제가 중시된 만큼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거리거리마다 자전거도로가 생겨나면서 자전거전성시대를 맞았다. 바야흐로, 다시 자전거의 르네상스다. 요즘은 어딜 가도 자전거 탄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산에 가면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자전거도로를 따라 산책하다보면 자전거인구가 얼마나 많이 늘어났는지를 종종 실감한다.

맑고 푸르른 날에 자전거 여행...
▲ 자전거 맑고 푸르른 날에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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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이제 스포츠로도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으로도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하다. 자전거도 여느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단계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역사상 가장 먼저 등장한 자전거는 ('재미있는 자전거이야기' 참조)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지 2년 뒤였다. 1791년 프랑스의 귀족 콩트 메데 드시브락이 목마를 타고 파리의 필레 루아얄 정원에 나타났는데 이 목마는 나무 바퀴 두 개를 목재로 연결하고 그 위에 사람이 올라타서 두 발로 땅을 박차고 앞으로 나가도록 한 것'이었다 한다.

이 기계는 '셀레리페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빨리 달리는 기계'라는 뜻이란다. 19세기 초에 독일의 카를 폰 드라이스 남작에 의해 또 다른 '탈 것'이 등장했는데, 오늘날 자전거의 아버지라 불리는 드라이스 남작이 바덴 대공국의 산림청 책임자로 일하던 중에 자신이 맡은 광활한 산림을 시찰하느라 숲과 언덕을 돌아다녀야 했는데 교통수단의 필요성을 절감, 1813년 사람 힘으로 가는 수동식 탈 것을 만든 것이라 했다.

낙동강변 자전거길 ...
▲ 자전거 여행... 낙동강변 자전거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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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이 발명되기까지는 약 50년의 세월이 더 걸렸는데 1860년대에 들어와서 자전거에 페달을 부착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비로소 자전거는 '스스로 굴러가는 기계'가 되었다. 이후에도 앞바퀴가 엄청 큰 하이힐 시대, 빅토리아 여왕이 타면서 유명해진 세발로 된 자전거 트라이시클 시대, 체인과 기어도 사용하며 뒷바퀴를 굴려가는 차체가 낮은 로버시대 등 몇 번의 변화를 거듭했다. 자전거는 몇 차례의 개량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타는 자전거와 같은 형태로 발전했단다. 공기타이어의 발명은 그중에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옛날에는 왕족이나 귀족 등 부유한 사람만 탈 수 있었다 한다. 예전에는 여성이 자전거 타는 것을 여성답지 못하다고 욕을 하고 돌을 던지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자전거를 타는 여성들이 거리에서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있었다는데 자전거가 한창 보급되기 시작한 1890년대까지도 런던의 부랑아들도 경찰들도 자전거를 탄 여성들을 조롱했단다.

이런 여러 가지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용감한 여성일부는 자전거를 타고 거리로 나왔고 자전거를 타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자전거가 여성에게 적합한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니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었던 모양이다. 반면 옹호자들도 많았다. "자전거 타기는 지금까지 개발된 스포츠 가운데 가장 상쾌하고 건강에 이로운 운동'이라고, 남성과 여성, 아이들 모두 즐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단다.

지금은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이토록 많은 제재와 편견 가운데서 힘들게 싸워 온 것이라니 새삼스레 자전거 그것에 자유란 이름을 붙여주고 싶다. 어쩌면 지금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구속과 억압, 편견 등의 벽을 허무는 기나긴 과정을 통해 얻어 진 것들이리라. 그래서일까.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자전거가 몸을 구속하고 몸이 자전거를 구속하면서 페달을 밟아 나아갈 때 그토록 상쾌하고 자유로운 것은.

첫 라이딩, 그 설렘

회원들과 함께...
▲ 자전거여행... 회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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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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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족된 자전거선교회가 8월 25일(토) 부산 화명동 구민운동장에서 처음으로 모였다. 창립예배를 앞두고 첫 라이딩을 하게 된 것이다. 포도원교회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축구선교회, 족구선교회, 야구선교회, 등산선교회 등 선교회도 다양하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자전거선교회도 생겼다. 급공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률이 높았다. 현재 등록된 회원 31명 가운데 15명이 참여했다.

회원들 대부분은 평소에 자전거를 즐겨 타던 사람들이고 우리 부부처럼 가끔 생각날 때 산책삼아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있고 오랫동안 자전거를 창고에 넣어두고 있다가 꺼내 온 사람도 있고 왕초보도 있었다. 오후 4시에 모여 인원점검을 하고 자기소개를 한 뒤 4시 반 쯤에 강변 자전거 길을 따라 바퀴를 저어 나아갔다. 낙동강변 따라 이어진 자전거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오가고 있어 자전거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즐겨 타는지를 다시 실감했다. 강물을 상쾌한 바람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은빛으로 빛났다.

첫 라이딩...
▲ 자전거여행... 첫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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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
▲ 자전거여행... 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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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을 즐기며 강변길을 씽씽 내달렸다. 자전거 두 바퀴 저어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상쾌한 바람이 안겨왔고 자유와 후련함을 느꼈다. 나는 사진을 찍고 가끔 서서 한 숨 돌리며 풍경을 바라보느라 자꾸만 뒤로 처졌다. 가끔 자전거산책을 할 때면 속도감보다는 느긋느긋하게 다니던 버릇을 해 와서 잘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조금 느려도 해오던 방식대로 했다. 가끔 쉬면서 함께 모여 시원한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한숨 돌렸고 다시 목적지로 향해 페달을 밟았다. 오후 시간인데도 햇볕은 따가웠다.

4대강문제도 있지만, 지난 4월22일 국토 종주 자전거길이 개통된 후로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따라 자전거여행을 즐기고 있다. 부산에서 인천까지 총 연장 1757km에 달하는 길 가운데 낙동강 종주 자전거 길은 부산 낙동강 하구둑에서 경북 안동댐까지 길이는 389km로, 경남 구간은 창녕~합천~의령~창원~밀양~양산을 잇는 코스 총 123km에 걸쳐있다. 오늘 우리가 갈 목적지는 가까운 화제마을까지다.

첫 라이딩...
▲ 자전거선교회 첫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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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명동 구민운동장에서 출발해 금곡, 호포를 거쳐 다리를 건넜고 양산 물금쯤 와서 교각 아래서 휴식했고 양산물문화전시관을 지나 황산 베랑 길을 거쳐 낙동강물이 쿨럭이는 물소리 들으며 인증센타 앞에서 쉬었다. 이어서 화제가지 달렸다. 화제마을 앞 강변쉼터에 모여앉아 길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여기까지 아이스케키 장사가 있어 하드 하나씩 들고 더위를 식혔다. 화제에서 다시 왔던 길로 방향을 돌렸다.

다시 인증 센타 앞에 와서 잠시 휴식하며 일몰을 바라보았고 부산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이미 해는 지고 저녁 어스름이 물들다가 곧 어두워졌다. 부산에 이르기도 전에 어둠은 사물을 뒤덮었고 준비해 간 헤드랜턴을 밝히며 앞을 더듬으며 조심스레 달렸다. 어두워진 낙동강 자전거 길에는 여전히 어둑한 강가를 산책하는 사람들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첫 라이딩을 무사히 마쳤다. 첫 모임을 자축하며 교회 근처 시락국밥 집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헤어졌다. 앞으로 계속될 자전거타기가 사뭇 기대된다. 소설가 김훈이 그랬던가.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라고. 바퀴를 구르며 상쾌하게 막힘없이 나아가는 자전거 타기, 설렌다.

첫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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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화

덧붙이는 글 | 여행수첩

1. 일시: 2012. 8. 25(토)
2. 여행: 포도원교회 자전거선교회원 15명
3. 여행기점: 화명동 구민운동장
4. 진행: 구민운동장(4:30)-양산낙동강교(5:05)-물금취수장(5:35)-양산 물문화전시관(5:45)-
인증센터~화제쉼터(5:55)-출발(6:25)-인증센터(6:35)-물문화원(6:55)-낙동강교(7:15)-구민운동장(7:45)



태그:#포도원교회자전거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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