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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가 출범식을 갖고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운동본부는 정부 당국과의 대화를 추진해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과 관련한 민간 차원의 대안 마련할 예정이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가 출범식을 갖고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운동본부는 정부 당국과의 대화를 추진해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과 관련한 민간 차원의 대안 마련할 예정이다 ⓒ 강민수

"막노동하다 이제는 일 없어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4개월 후에는 파산신청을 해야 할 판입니다. 꼭 바람에 넘어가고 물에 잠겨야 재난지역입니까? 서로 네 탓만 하지 말고 빠른 시일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길 바랍니다."

이종복씨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했다.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자 지역 상권이 살아나면서 시작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 2008년 7월 11일, '고 박왕자씨 피격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다. 이씨는 가게 문을 계속 열었지만 전기세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운영이 어려워졌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천안함 침몰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고 관광 재개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이종복씨를 비롯한 고성군 주민들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투자한 기업들이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5일 오전, 민간 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금강산관광재개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출범식에서 이씨는 "(고성에서) 서울이 멀어 안 가려고 했지만 제 주변 분들의 아픔이 크기 때문에 먼 걸음 마다않고 왔다"면서 "모든 고성군민이 바라는 금강산 관광을 조속히 재개해달라"고 정부를 향해 당부했다.

이종흥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수석부회장도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자녀 학비를 위해 장기를 파는 사람, 140억 호텔에 투자해 사채에 쫓기는 사람이 있다"며 "정치논리와 경제문제를 분리해 남과 북, 당국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풀어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출범식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하여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인명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자승 스님은 운동본부의 상임대표로 참석해 "금강산 재개를 바라는 것은 한 사람의 죽음을 잊자는 것이 아니다"며 "다시는 그러한 불행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더는 남북이 서로 다투고 겨루는 불행의 역사를 끝내는 상생의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남북 당국이 각기 처한 정치적 상황과 입장으로 인해 해결점을 찾는데 진전이 미진하다면 이제 민간이 나서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혜를 모아 앞장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이 지역 공동체 해체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해 고성군 지역의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최 도지사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이 4년 되면서 빚에 쪼들려서 야반도주하고, 가정이 해체되고 이혼가정이 늘었다"며 "현내면 명파리에 고아가 34명, 이혼을 해서 한 한부모 아이가 170명, 부모가 도망가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아이가 10명이다"이라며 금강산 관광 중단이 지역공동체를 해체시켰음을 강조했다.

이어 최 지사는 "금강산 관광은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과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며 "순수한 민간교류 차원에서 진행됐던 점을 생각해 양국 당국자가 조건없이 대화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명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도 "국민들의 머릿속에 금강산이 잊혀지고 있다"며 "이제는 남북간에 만나는 일만 남았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남북의 상생과 화해 협력의 상징을 이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출범식 축사에서 우상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개성공단은 남북경제협력의 상징, 금강산관광은 민간교류의 상징"이라면서 "남북교류의 한 축이 지난 4년째 닫혀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우 최고위원은 "더욱이 관광은 이산가족 상봉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남북 당국의 획기적인 타결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송대우 금강산지구기업 협의회 사무국장과 정경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정책위원장이 함께 출범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금강산관광은 남북관계 정상화만이 아니라 남북의 지속적인 공존 번영을 위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며 "이에 우리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국민적 지혜와 힘을 모으는 민간기구로서, 운동본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절차 과정이 국민적 합의 하에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불교를 비롯한 천주교, 기독교 등 각 종단들과 시민단체, 강원도, 관련 기업협의회, 민주통합당 등이 참여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정부 당국과의 대화를 추진해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과 관련한 민간 차원의 대안 마련할 예정이다. 또 중단된 금강산 관광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실태조사를 벌이고 관광 재개를 위한 국민참여 행사를 조직할 예정이다.


#금강산 관광#자승 스님#최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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