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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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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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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구시가 경제효과를 뻥튀기한 자료를 시민들에게 홍보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3년도에도 경제효과를 높여 홍보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관련기사 : <지난해 새계육상선수권대회 전 경제효과 '뻥튀기' 의혹>)

대구시는 지난 2003년 대구에서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가 열리기 전 시민들에게 경제파급효과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대구경북연구원이 1차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에 의하면 생산유발효과는 고작 1590억 원에 불과했다.

2002년 4월에 나온 1차 보고서에는 생산유발효과 1590억, 소득유발효과는 371억 원, 또 고용유발효과는 1만5330명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불과 4개월 사이에 수정된 보고서는 생산유발효과는 무려 7398억 원으로 4.6배, 소득유발효과도 2422억 원으로 6.5배, 고용유발효과도 3만3530명으로 2.2배 이상 부풀려져 있었다.

당시 보고서를 1차에 이어 2차 수정 작성한 대구경북연구원의 이 연구원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인 2007년 4월 1차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4개월 뒤에 9.2배에서 13.6배까지 뻥튀기해 작성했던 같은 연구원이다.

2002년 대구시의회에서도 이런 문제점이 거론됐지만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대구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002년 9월 4일 대구시의회 제114회 임시회 제1차 정례회에서 김재룡 의원은 "생산유발효과와 고용유발효과, 소득유발효과가 수시로 바뀔 정도면 엉터리"라며 "금액이 1, 2억도 아니고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시 조해녕 시장은 "투자효과는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투자규모가 늘어나 경제유발효과가 높아진 점을 양해해달라"며 "U대회는 흑자를 내는 대회가 아니라 적자를 안 보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투자되지도 않은 돈을 투자된 것처럼... "조직위 자료 보고 썼다"

하지만 모두 4개월 사이에 경제효과를 몇 배 높게 뻥튀기한 수법이 투자지출비를 허위로 부풀리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투자되지도 않은 돈을 투자한 것처럼 부풀리고 거기에 따른 경제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는 허위의 분석보고서를 내놓은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이 U대회를 앞두고 처음 낸 보고서에는 당시 투자예정액이 1711억 원이었으나 4개월 뒤에는 투자금액 증가와 선수촌 건립비를 포함했다는 이유로 무려 2731억 원이나 늘어난 4442억 원을 투자금액으로 잡았다. 또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007년 낸 보고서에서도 처음에는 투자지출비용이 2306억 원이었으나 갑자기 10배나 증가한 2조3174억 원으로 늘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투자비용이 부풀려진 데 대해 "대회조직위원회에서 준 자료에 의해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구시와 대회조직위원회가 국제경기를 개최하고도 경제유발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기가 껄끄러워 보고서를 조작하도록 유도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대구시가 앞으로도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얼마든지 부풀려 시민들에게 거짓 홍보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에서 출연하는 연구기관에 입맛에 맞는 연구결과를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시의 각종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대구참여연대 박인규 사무처장은 "매번 대구시가 국제적인 행사를 할 때마다 그것을 경제적인 잣대로 설명하려는 과도한 부풀리기가 문제"라며 "늘 부풀리기를 요구하고 그걸 가지고 경제효과로 환원해서 얼마나 좋아질 것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시민들을 바보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대구경북연구원#U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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