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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이 신규 채용시 비정규직을 고용하면서 비정규직 승무원들의 악한 근무환경으로 시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이 신규 채용시 비정규직을 고용하면서 비정규직 승무원들의 악한 근무환경으로 시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박석철

울산시로부터 연간 약 180억의 재정지원을 받는 시내버스 업체들이 비정규직 승무원들에게 하루 16시간 근무토록 하는 통에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진보당 소속 김진영 울산시의원은 11일 "지난해부터 시내버스 비정규직 승무원들의 살인적인 노동조건을 지적하고 울산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과 사업자에 대해 즉각적인 시정과 개선을 요구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박맹우 울산시장이 실태조사와 개선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시내버스 비정규직 실태는 이미 지난 2009년 드러난 것으로(관련 기사 : <울산 버스업체, 비정규직 고용해 적자폭 부풀리기?>), 시내버스 비정규직 채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루 16시간 운전에 한 달 26일 일하는 경우도

현재 울산의 시내버스는 670대, 승무원 인원은 1304명이며 이중 비정규직이 162명으로 1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영 의원이 울산시 제출자료와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자료를 종합한 결과, 비정규직들은 정규직에 비해 월 급여가 100만 원 가까이 적은 것은 물론, 정규직이 1일 2교대 근무를 하는 데 반해 비정규직은 1일 1교대, 최고 16시간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달에 26일을 근무하는 업체도 있었다.

또한 시내버스 비정규직 승무원들은 정규직과 달리 상여금과 수당은 없고 임금도 세금을 포함한 금액으로 일일 7만~8만 원 정도를 받고 일하는 셈이었다.

울산시는 시내버스 업체들에게 무료환승보전 100%, 적자노선보전 50%~60%, 유류세보조, 벽지노선보상 100%, 저상도입버스지원 등 명목으로 연간 약 170억~180억 정도의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김진영 의원은 "이렇게 엄청난 예산이 지원되고 있는데도 시민의 생명이 담보되어 있는 시내버스 운전자의 근무조건이 하루 16시간 한 달 26일간 일을 하는 살인적이고도 초인간적 열악한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어 있다"며 "그로 인해 졸음운전과 승무원의 건강 이상으로 시민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비정규직 승무원들은 이같이 열악한 처지임에도 2년 후 정규직을 바라보며 쉬쉬하며 숨죽여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은 하루 운행 9시간 이하, 휴식 11시간 의무화"

김 의원은 "미국과 영국은 하루 운행시간이 10시간을 넘지 못하게 하고 근무종료 후 최소 미국은 8시간, 영국은 10시간을 의무적으로 쉬게 하고 있고, 유럽연합은 하루 운행시간을 9시간을 넘지 못하고 근무종료 후 11시간을 의무 휴식으로 정하고 있다"며 "더 많은 시간을 운행해서 수입을 올리려 해도 엄격한 규제 탓에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승무원의 안전이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음을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로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며 "차제에 승무원 운행조건에 보다 더 엄중한 관리와 적극적인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영 의원은 이와 관련 박맹우 울산시장에게 질의서를 보내 운수업체들이 적자 만회를 위해 승무원의 근무시간을 연장하면서 고용을 줄이는 문제, 더 열악한 비정규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형평성 문제, 시민의 안전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는 기업의 횡포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김 의원은 "정규직이 되기 위해 2년이라는 근속요건에 묶여 월 100만 원 이상의 임금 차이가 나면서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비정규직의 현실"이라며 "이를 빌미로 사용자들의 횡포가 있어도 법적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시장이 실태조사와 개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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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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