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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전문가 이노 히로미츠 동경대학 명예교수가 12일 오후 7시 부산 YWCA를 찾아 고리원전 1호기가 폐쇄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핵발전소 전문가 이노 히로미츠 동경대학 명예교수가 12일 오후 7시 부산 YWCA를 찾아 고리원전 1호기가 폐쇄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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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가동중지를 두고 치열한 법정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핵 발전 전문가가 고리원전 1호기 폐쇄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의 핵발전소 전문가인 이노 히로미츠 동경대학 명예교수는 12일 부산 초량동 YWCA를 찾아 고리1호기 폐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오후 7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 이노 교수는 고리1호기의 압력용기안정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가장 먼저 이노 교수는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이 안정성의 근거로 제시하는 마스터 커브(Master Curve)기법에 문제점을 따졌다.

마스터 커브기법은 핵발전소 압력용기의 정밀 측정에 쓰이는 측정법으로 적용의 타당성을 두고 한수원과 이노 교수가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수원은 마스터커브 기법을 통해 물질이 파괴될 수 있는 취성천이온도의 정밀한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노 교수는 "마스터커브 기법의 파괴인성 측정치는 오차가 크다"며 마스터커브 기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수원이 고리1호기의 가압열 충격온도가 126.6도로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도 이노 교수는 반박을 이어나갔다. 한수원은 149도로 되어있는 미국 핵규제위원회(NRC) 기준을 근거로 원자로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노 교수는 NRC가 1982년 121도이던 기준을 1985년 149도로 완화한 것과 관련해 "안전성보다는 경제성을 중요시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핵발전소 사고, 8년에 한 번 꼴로 발생"

이노 교수는 "한수원은 핵발전소가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10만 년 혹은 100만 년 중 한 번이라고 주장하지만 상업운용 40년 동안 5번의 대규모 핵발전소 사고가 있었다"며 "실제로는 8년에 한번 꼴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0만 년에 한 번이든 100만 년의 한 번이든 그것은 핵산업계의 희망사항"이라며 "과학은 객관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예측을 할 때는 사고방식이 주입된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원인으로 핵사고에 대한 과소평가와 미비한 대책, 규제당국이 사업자의 '포로'가 되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이 중에서 "규제당국이 규제를 받아야 할 대상의 포로가 되었다"며 후쿠시마 사고를 "전력사가 규제기관보다 기술이 좋다 보니 당국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핵발전소 사고가 "어느 국가에서도 일어난다"며 "전력사는 시민의 생명이나 안정성보다는 자사의 경제적 이익을 먼저 챙긴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이노 교수는 "한수원은 압력용기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사고위험이 없다고 말하지만 핵발전소는 사고를 일으키기 전까지는 안전한 것"이라며 "사고가 일어나면 늦는다"고 강조했다.


태그:#고리원전, #이노 히로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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