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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OS6로 판올림한 후 전원이 켜지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첫 화면.
iOS6로 판올림한 후 전원이 켜지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첫 화면. ⓒ 김동환

푸짐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 사용자들에겐 별로 먹을 게 없는 잔치였다.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 iOS6를 20일 오전 2시(한국시간)부터 배포하기 시작했다. 새로나온 아이폰5의 출시 시기에 맞춘 것이다. 애플 측은 이번 iOS6에 200가지 이상의 신기능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았던 음성 비서 서비스 '시리(Siri)'의 한국어 버전도 처음으로 탑재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iOS6 야심작 '애플 지도'... 한국 자료는 부실해

iOS6는 스마트폰과 MP3플레이어, 태블릿 PC등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애플의 새 운영체제다. 아이폰4S, 아이폰4, 아이폰3GS, 뉴아이패드, 아이패드2, 아이팟터치 4세대 등의 사용자들은 '설정' 메뉴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iOS6로 판올림할 수 있다. 업데이트 용량은 약 500MB 정도지만 아이폰4S 기준 5분 정도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iOS6에서 제공되는 애플 지도는 기존에 아이폰에서 쓰던 구글지도와는 달리 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 지도를 원하는 각도로 회전시킬 수 있다.
iOS6에서 제공되는 애플 지도는 기존에 아이폰에서 쓰던 구글지도와는 달리 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 지도를 원하는 각도로 회전시킬 수 있다. ⓒ 김동환
iOS6에서 가장 큰 변화는 지도다. 애플은 기존에 사용하던 구글맵을 빼고 자체 제작한 지도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이로 인해 현재 아이폰 사용자의 90% 이상이 사용하던 구글 지도는 기본 서비스에서 제외됐다.

애플 지도의 특징은 벡터기반 방식으로 만들어져 지도를 아무리 확대해도 이미지나 글자가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은 여기에 실제 이미지를 3D로 지도에 덧입히는 '플라이오버(Flyover)'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플라이오버 모드로 지도를 검색하면 해당 지역을 비행기나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는 아이폰4S, 아이패드2 이상이면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다.

플라이오버와 함께 '턴바이턴 내비게이션'도 애플지도의 주목받는 기능 중 하나다. 말 그대로 차량 내비게이션처럼 갈림길에서 음성으로 방향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이 기능은 한국 사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올라온 애플 지도 자체가 국내 회사의 지도에 비해서는 자료가 부실한 수준이라 '실전사용'에는 다소 부담이 따른다.

'한국어 시리', 또박 또박 말해야 알아들어

한국어판 시리는 지난 해 아이폰 4S가 출시될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기능이다. iOS6으로 판올림한 후 사용해본 시리는 신기하지만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이었다.

한 글자씩 또박 또박 말하면 잘 인식했지만 일생생활에서 쓰는 빠르기로 말하면 문장 하나당 평균 단어 하나 정도의 인식 오류가 있었다. '지금 몇시야?' 정도의 짧은 문장은 인식률이 비교적 높았다.

이러한 한국어 시리의 인식 수준은 사용자가 늘어나고 한국어 자료가 축적되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배포되는 iOS6 베타판에서도 한국어 시리의 인식력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어 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생각보다 넓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웹 검색이나 시간, 음성으로 문자보내기 정도만 쓸 수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시리를 이용해 글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일찌감치 시리가 출시된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시리로 식당 예약, 영화 리뷰나 상영시간 안내, 길안내와 지역검색 등을 할 수 있다. 이 중 지역 검색과 길안내 기능은 다음 달부터 한국에서도 서비스되지만 나머지 기능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시리는 아이폰5와 아이폰4S, 뉴아이패드, 아이팟터치 5세대 등 4종류의 기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iOS6를 판올림하면 사진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아이클라우드'나 컴퓨터에 반드시 백업을 해 놓고 판올림을 진행해야 한다. 오른 쪽은 디자인이 변경된 iOS6 키패드.
iOS6를 판올림하면 사진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아이클라우드'나 컴퓨터에 반드시 백업을 해 놓고 판올림을 진행해야 한다. 오른 쪽은 디자인이 변경된 iOS6 키패드. ⓒ 김동환

브라우저 속도 빨라지고 영상통화 3G서도 가능

이번 iOS6에서 가장 개선된 것 중 하나는 애플 전용 웹브라우저인 '사파리(Sapari)'의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특히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지는 아이폰3GS의 경우 2~3배 정도 웹 검색 체감속도가 늘었다.

와이파이(Wi-Fi)모드를 사용하다가 유효거리를 벗어났을 경우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3G 모드로 변환되는 시간도 2~3초로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이전 판에서는 두 모드 간 변환이 원활치 않았고, 와이파이 신호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 여전히 와이파이 모드를 유지하고 있어 데이터통신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와이파이 전용 영상통화였던 '페이스타임'도 3G같은 데이터통신망 환경에서 쓸 수 있게 됐다. 이동통신사가 별도의 조치로 제약하지 않는다면 아이폰5, 아이폰4S, 뉴아이패드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는 어디서나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다.

걸려오는 전화나 알림 등을 차단하는 '방해 금지(Do Not Disturb)모드'도 기본 설정 안에 추가됐다. 어떤 상황에서 방해받지 않을 것인지 세부 설정도 가능하다. 미리 등록해 놓은 번호일 경우에는 원래대로 소리가 나거나 진동이 울리도록 설정할 수 있고, 시계 알람처럼 차단 시간을 정해놓는 것도 가능하다. 같은 번호에서 3분 내 다시 전화가 오면 급한 연락으로 간주해 연결하는 기능도 있다.

iOS6 판올림과 동시에 설치되는 어플리케이션 '패스북'은 비행기 탑승권이나 영화 티켓, 할인 쿠폰 등을 모아놓는 기능이다. 현재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이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국내 서비스업체는 아직 없다.


#애풀#IOS6#아이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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