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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시테인 또는 블레셋 사람은 고대 가나안지방의 지중해 연안 지역에 5도시 연맹체를 구성하고 있던 민족 집단의 하나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블레셋 사람(성서 표기)이 바로 필리시테인들이다. 유대 민족의 강력한 적으로 구약성서에 자주 등장한다. 또한 이들을 가리키는 필리시테란 말은 팔레스타인의 유래가 되었다. - <위키백과> 필리시테인

현재 '팔레스타인'(Palestine)의 비극은 어쩌면 '필리시테인' 곧, '블레셋'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릅니다. 팔레스타인과 블레셋은 전혀 관계 없는 민족인데도 많은 사람들이(특히 기독교인) 두 민족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이란 지명은 BC 12세기 블레셋이 지배하면서부터입니다.

팔레스티나는 "블레셋인들의 땅"이라는 뜻으로 로마가 유대 독립 전쟁전쟁(AD 132-135)에 승리한 후 가나안 땅에 붙여 주면서 정착되었고 지금도 부르고 있습니다. 지명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이런데도 저도 한때 블레셋과 팔레스타인이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했고, 설교까지 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블레셋과 팔레스타인은 아무 관계 없는 민족인데도, 많은 이들이 같은 민족으로 오해한다. 나 역시 얼마 전 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블레셋과 팔레스타인은 아무 관계 없는 민족인데도, 많은 이들이 같은 민족으로 오해한다. 나 역시 얼마 전 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 위키백과

블레셋과 팔레스타인, 같은 민족이 아닌데...서구사회 증오는 계속된다

목사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설교를 했으니 신자들이 팔레스타인과 블레셋을 같은 민족으로 오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단순히 역사를 오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죄가 알게모르게 싹틀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구약에 등장하는 블레셋은 여호와 하나님의 심판 대상이고, 이스라엘과 끝없는 전쟁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블레셋은 구약성경에서 256번(개역개정판기준) 나옵니다. 블레셋이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곳은 창세기 10장입니다. 굉장히 빨리 등장했을음 알 수 있습니다. '노아의 심판'으로 잘 알려진 노아는 세 아들이 있었습니다. 셈과 함과 야벳입니다. 블레셋은 이들 중 함의 후손으로 나옵니다. 창세기 10장에 나오는 족보를 보면 노아-함-미스라임-가슬루함으로 이어지는 데 가슬루힘에게서 블레셋이 나왔습니다.

바드루심과 가슬루힘과 갑도림을 낳았더라 (가슬루힘에게서 블레셋이 나왔더라)-창세기 10장 14절

특히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이 할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주 경멸했고, 수 없는 전쟁을 했습니다. 삼손과 드릴라 사건에서 드릴라와 다윗과 골리앗에서 사건에서 골리앗이 바로 블레셋 사람입니다.

드릴라가 바디로 그 머리털을 단단히 짜고 그에게 이르되 삼손이여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에게 들이닥쳤느니라 하니 삼손이 잠을 깨어 베틀의 바디와 날실을 다 빼내니라-사사기 16장 14절

블레셋 사람들의 진영에서 싸움을 돋우는 자가 왔는데 그의 이름은 골리앗이요 가드 사람이라 그의 키는 여섯 규빗 한 뼘이요-사무엘상 17장 4절

그리고 사무엘상 5장에는 블레셋 사람들이 언약궤를 탈취까지 합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하나님의 궤를 빼앗아 가지고 에벤에셀에서부터 아스돗에 이르니라"(1절) 언약궤는 여호와 임재 장소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블레셋은 존재하면 안 되는 민족이었습니다.

이런 성경 배경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증오하는 마음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특히 1600년대 독일 대학생들은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을 가리켜 '블레셋인'이라고 불렀고,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 문학·사회 비평가인  매튜 아널드(Matthew Arnold,1822. 12. 24~ 1888. 4. 15)는 교양 없는 사람을 가리켜 블레셋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속물>(Philistines:상업적인 중산계층)이라는 책까지 펴냈습니다. 요즘도 영어권 사람들은 교양없는 사람을 가리켜 "Philistine"이라고 합니다. 서구 사람들이 블레셋을 얼마나 증오하고 무시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증오와 무시는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 독립하고, 영국의 위임통치가 다음날 끝나자 이스라엘은 제1차 중동전쟁을 일으킵니다. 이후 4차 중동전쟁(1973년), 이스라엘 레바논 침공(1982년)을 PLO(팔레스타인 민족평의회)가 튀니지로 이전, 제1차 인티파다(1987년)에서 1,392명이 숨졌는 데 그 중 어린이가 353명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2차인티파다(2000년)이 일어나 이스라엘 무력진압과 팔레스타인 과격조직 자살폭탄테러으로 팔레스타인은 하루라도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독립전쟁 중...

팔레스타인은 현재 독립국가가 아닙니다. 2005년 자치정부가 수립되어 마흐무드 압바스 (Mahmoud Abbas, 일명 Abu Mazen)가 자치정부 수반입니다. 독립을 위해 싸우고,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 역시 중동평화 협상에 적극성을 보이지만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대때문에 요원합니다. 요즘도 심심하면(?) 팔레스타인 관련 뉴스를 접합니다. 이스라엘은 자국민 보호를 한답시고 정착촌에 거대한 장벽을 만듭니다. 그들의 비극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특히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밋 롬니는 팔레스타인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저소득층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에 팔레스타인을 무시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이 동영상을 최초 공개한 잡지 <마더존스>는 18일 48분간의 동영상 풀버전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롬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평화를 형성하는 일에 대해서라면 뭐든 관심이 없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제거하는 데만 전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중동평화협상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남으리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겨레>는 전했습니다.

정말 평화를 형성하는 일에 관심이 없는 나라가 팔레스타인일까요? 아닙니다. 이스라엘입니다. 1차 중동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탄압했고, 죄 없는 그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었습니다. 조 사코씨가 지은 <팔레스타인>(함규진 옮김 ㅣ 글논그림밭 펴냄 12500원)은 1991년 말에서 1992년 초까지 조 사코씨가 직접 경험한 첫 인티파다를 기록한 책입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조 사코에게 한 명의 유대인이 죽었을 때, 팔레스타인 사람은 15명이 죽었다고 말합니다. 이뿐 아닙니다. 수많은 일들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구 언론은 별 관심이 없습니다. 아니 취재는 합니다. 그러나 보도하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들은 조 사코에게 말합니다.

"50년 동안 사람들이 찾아와서 우리 이야기를 적어갔소...인티파다 이후에는 세계 각지의 기자들이 찾아오더군. 팔레스타인 어디를 가도 기자들이 있소. 처음에는 그들이 너무 반가웠지. 모든 걸 다 보여주었소. 하지만 그래서 팔레스타인에 뭔가 보탬이 되었소? 뭐가 바뀐게 있소?"(본문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언론들이 자신들 찾아와 취재는 하지만 진실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언론들이 자신들 찾아와 취재는 하지만 진실은 보도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 글논그림밭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언제쯤 올 수 있을까요? 롬니 같은 이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팔레스타인의 평화는 더 늦어질 것입니다. 평화를 파괴하는 세력이 오히려를 평화세력이라고 우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끝나야 팔레스타인에는 평화가 올 것입니다. 팔레스타인만 아니라 미군과 나토군은 심심하면 오폭을 합니다. 지난 16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전투기 오폭으로 아프간 여성 8명이 숨졌습니다.

오폭은 '인종주의'...

이에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예멘 중부 알바이다주 라다에서 알카에다를 노린 미국 드론의 폭격으로 민간인 14명이 숨졌습니다. 드론은 무인폭격기입니다. 드론 오폭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달 24일에는 파키스탄에서 18명, 지난 6월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18명이 숨졌습니다. 미국 탐사보도기자회는 2006년부터 올해 7월까지 드론 공격으로 파키스탄에서만 1000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2012.09.03<세계일보> 예멘서 美무인기 오폭…민간인 14명 사망

그럼 오폭이 정말 실수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폭격의 역사>(스벤 린드크비스트 저ㅣ 김남섭 옮김 ㅣ 한겨레신문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왜 그들은 습관적으로 국제 분쟁을 해결하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주요 수단으로 이처럼 폭격에 매달리는가? 그 이유는 분쟁 당시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아니라, 제국주의 시대 이후의 지난 세계 분쟁의 역사에서 찾고자 한다. 그리고 비행기가 발명되기 이전 17세기 말 공중으로부터의 폭격이 일부 선구적인 작가들에 의해 처음으로 '상상'되기 시작한 때부터, 20세기 끝자락에 있던 걸프전에 이르기까지 긴 역사를 검토한 뒤 그가 찾아낸 거의 습관화된 폭격의 근본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바로 서구인의 머리 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타 인종 특히 비서구인에 대한 경멸감, 즉 인종주의이다." (본문 7쪽 인용)

그렇습니다. '인종주의'입니다. 폭격을 밥먹듯 하는 원인 중 하나가 깊이 배여 있는 '인종주의'가 있음을 갈파한 스벤 린드크비스트 말은 팔레스타인과 아프가니스탄과 예멘에서 일어나는 폭격과 오폭의 원인이며, 결과입니다. 이 비극은 끝나야 합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만의 땅도 아닙니다. 그곳은 더불어 사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양보해야 해결됩니다. 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시'라는 말입니다.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하루속히 임하기를 바랍니다.


#팔레스타인#블레셋#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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