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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유찰됐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2차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KAI 노동조합에 이어 중간 관리자들도 "특정재벌에 특혜를 주기 위한 KAI 지분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지난 17일 재매각 공고를 내면서 9월 27일 오후 3시까지 접수를 마감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31일 1차 매각 때 한진그룹 소속 대한항공이 단독 입찰해 유찰된 바 있다.

국가계약법에 보면, 국유재산을 매각할 때는 2개 사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데, 2차 매각에서도 대한항공이 단독 입찰할 것으로 보인다. 2차에서도 유찰되면 3차 때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2009년 7월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기동헬기 KUH(수리온) 출고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KAI를 둘러보고 있다.
 2009년 7월 31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기동헬기 KUH(수리온) 출고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KAI를 둘러보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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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자 180여 명으로 구성된 'KAI 팀장·직장협의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특정 재벌에 특혜를 주기 위한 KAI 지분 매각을 반대하며 대한항공의 KAI 인수 추진이 중단될 때까지 노동조합과 함께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AI 노동조합 비상투쟁위원회가 지난 17일 '즉각적인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팀장·직장협의회도 입장을 밝힘에 따라 실질적으로 KAI 사원 전체가 대한항공의 KAI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2003·2005·2009년에도 KAI의 매각(민영화)을 추진했지만 무산됐으며 당시에도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려 했다. KAI는 현재 100% 정도의 안정적인 부채 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약 1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1100억 원을 기록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진영에서도 KAI 매각에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지금 KAI 민영화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 역시 "KAI 민영화와 부실매각 저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소속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대구)과 김재경(진주 을), 여상규(사천·남해·하동), 박대출(진주 갑) 의원도 KAI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KAI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같은 입장이다.

팀장·직장협의회 "대한항공 인수 합병에 반대"

KAI 팀장·직장 협의회는 "이미 부채비율이 800%를 상회하는 대한항공의 부실과 함께 만성 적자의 항공기 정비 및 제조 분야의 부실이 (KAI에) 전가되면, 이는 국내 항공 산업 전반에 걸친 부실로 이어져 항공 산업 전반을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대한항공과 당사의 중복 기능 및 대한항공의 투자 여력 부재로 인해 구조조정이 불 보듯 뻔하게 진행될 것이고, 그에 따라 지난 십수 년간 어렵게 확보한 항공 완제기 개발 엔지니어들의 유실은 물론, 수출전선에서 힘겹게 쌓아놓은 노하우(Know-How)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라며 "그로 인해 3000여 당사 임·직원 그 누구도 구조조정에 따른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대한항공은 지금까지 항운·육운·해운을 통한 물류유통네트워크 구축을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단 하나의 제조사도 보유한 적이 없어 그들에게는 항공산업을 육성해 나갈 힘과 능력이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됐다"며 "항공 산업은 국가 방위산업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업으로 물류 전문회사가 이어받아 운영하는 것은 미래 항공 입국의 꿈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협의회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종합업체로서 국내 항공산업의 진정한 주인인 우리를 배제한 대한항공의 지분인수를 결사반대한다"며 "정부는 항공 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특정 재벌 밀어주기식 매각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책금융공사는 KAI 주식 41.75%를 매각한다는 방침인데, 매각가는 1조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분 26.41% 중 11.41%와 삼성테크윈 10%, 현대차 10%, 디아이이피홀딩스 5%, 오딘홀딩스 5%, 산업은행 0.34%의 주식을 매각한다. KAI는 이밖에 우리사주 7.9%와 기타 35.34%의 주식으로 돼 있다.


태그:#한국항공우주산업, #KAI, #한국정책금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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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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