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백도앞에서 심해 갈치낚시에 나선 한 조사가 직접 낚은 갈치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백도앞에서 심해 갈치낚시에 나선 한 조사가 직접 낚은 갈치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신강수도

관련사진보기


"이것저것 내려놓고 어렵게 내일 출조 계획이다. 제발 바람아 멈추어다오. 만선의 기쁨을 만끽하게..."

출항을 앞둔 낚시꾼 재준씨는 갈치낚시 신강수도 카페에 이런 글을 남겼다. '열 길 물속을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고 했던가? 하지만 조사(낚시꾼들을 이르는 말)들에겐 정반대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바다가 변덕을 부리면 출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프로급 조사들조차도 바닷속은 참 알다가도 모르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거문도 은갈치 낚시, 한 번에 1타 5피 올라와

요즘 여수권에는 갈치 마니아들의 즐거운 비명이 남녘바다에 울려 퍼지고 있다. 태풍 이후 연일 갈치낚시의 좋은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심해 갈치낚시에 나선 조사들은 쿨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런 조황 소식이 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조사들이 여수밤바다로 몰리고 있다. 여수는 그야말로 본격적인 은갈치 시즌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은갈치 하면 단연 거문도와 제주 은갈치가 으뜸이다. 깊은 바다에 사는 갈치는 그물이 아닌 손으로 낚아 올린다. 우아한 빛깔과 함께 갓 잡아 올린 은갈치 회는 미식가들조차도 그 식탐을 주체하기 힘들다고들 한다.

갈치낚시에 나선 조사들이 잡은 갈치의 빛깔이 참 곱다.
 갈치낚시에 나선 조사들이 잡은 갈치의 빛깔이 참 곱다.
ⓒ 심명남

관련사진보기


한 조사가 백도 앞바다에서 직접 낚은 갈치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은빛을 내는 갈치의 색갈이 눈부시다.
 한 조사가 백도 앞바다에서 직접 낚은 갈치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은빛을 내는 갈치의 색갈이 눈부시다.
ⓒ 신강수도

관련사진보기


가을 찬바람과 함께 은갈치 조황이 이루어지면서 여수밤바다는 갈치낚시선의 집어등 불빛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경기지역 조사들의 갈치낚시 예약이 크게 늘면서 여수에서 수도권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는 것. 이곳 갈치낚시선들은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이번 추석에도 계속 출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럼 조사들은 갈치의 크기를 어떻게 분별할까? 갈치의 크기는 손가락 마디 굵기의 폭으로 말한다. 손가락을 붙여 갈치의 넓이를 재는데 크기는 주로3지(손가락 3개 넓이), 4지, 5지, 6지 7지 등으로 나눈다. 이중 5지 이상부터는 대물급에 속한다.

25일 백도 앞바다에서 갈치낚시에 나선 신강수도호 선장 김두성씨는 "포인트를 선정해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3지급 갈치가 올라 왔다"면서 "밤새 1타 4~5피씩이 물어 조사들이 쿨러를 가득 채우고도 추가 박스까지 채웠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한 달 전부터 조항이 좋아 많은 갈치가 잡히고 있습니다. 어제는 갈치의 씨알도 3지 이하는 없고 굵기가 4지, 5지까지 잡혀 조사들이 새참을 먹는 것도 잊은 채 팔이 아프도록 담아왔습니다. 이날 못 잡은 사람이 100여 마리, 많이 잡은 사람은 500여 마리까지 잡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갈치낚시, 1시간만 배우면 초보도 쿨러 가득 채워

25일 백도와 거문도 앞바다에서 갈치낚시에 나선 조사들이 잡은 갈치가 쿨러에 가득 채워져 있다.
 25일 백도와 거문도 앞바다에서 갈치낚시에 나선 조사들이 잡은 갈치가 쿨러에 가득 채워져 있다.
ⓒ 심명남

관련사진보기


갈치낚시중 직접 잡은 대물급 우럭을 잡은 한 조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갈치낚시중 직접 잡은 대물급 우럭을 잡은 한 조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신강수도

관련사진보기


갈치잡이의 핵심은 바로 포인트 선정. 이에 따라 그날의 조황이 좌우된다. 갈치의 활성도가 떨어지면 선장이 포인트를 적기에 옮기는 것이 더 많은 갈치를 잡는 노하우다. 특히 갈치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한 시간 정도만 배우면 금방 익숙해진다. 선장님의 지시만 잘 따르면 초보 조사도 많은 마릿수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갈치낚시를 하다 보면 삼치와 고등어 떼를 만나는 상황도 생긴다. 그러나 너무 불평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프로급 조사도 한 길 사람 속보다 열 길 물속을 예단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낚시는 운칠기삼(運七技三). 모든 것을 운에 맞기고 이 가을 갈치낚시 한 번 떠나볼까.

다음은 여수 전문 갈치낚시선 신강수도호 선장 김두성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갈치는 어느 때 제일 잘 잡히죠?
"수온이 보통 18도 이상 23~24도 전후일 때 갈치가 제일 왕성한 활동을 합니다."

- 그럼 지금이 적기인가요?
"여수 권에서는 6월부터 12월까지 갈치를 잡고 있습니다. 보통 8~11월까지 (갈치가) 잘 무는데 9, 10, 11월이 가장 성수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후 수온이 18도 이하로 떨어지면 갈치가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 갈치는 어떻게 낚죠?
"일종의 열기낚시처럼 생각하면 되는데 낚싯바늘과 바늘 사이의 약 2.3m 간격이 있는 낚싯대를 씁니다. 보통 초보자들은 한 낚싯대에 7개 낚시 바늘을 묶고, 프로는 15개짜리를 씁니다. 우리같이 어부들은 17개 정도를 묶어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 미끼는 무엇을 쓰나요?
"처음엔 냉동꽁치를 쓰죠. 멸치 크기만큼 포를 떠서 미끼로 사용하는데 갈치가 잡히면 통갈치를 잘라 미끼로 사용하면 잘 물립니다."

여수 전문 갈치낚시선 신강수도호 김두성 선장님이 갈치낚시를 떠나고 있다.
 여수 전문 갈치낚시선 신강수도호 김두성 선장님이 갈치낚시를 떠나고 있다.
ⓒ 심명남

관련사진보기


- 여수 갈치낚시의 특징을 소개해주세요.
"요즘이 가장 피크입니다. 지금 시즌에는 보통 4지부터 8지 크기의 대물갈치가 나와요. 목포나 진해 같은데도 갈치낚시를 하는데 거기는 좀 크기가 잔 편입니다. 흔히 우리가 얘기하는 풀치가 많죠. 하지만 여수의 대상 어종은 거문도 은갈치나 제주 은갈치로 유명한 대물급들이 나옵니다. 그 크기는 손가락 마디 굵기의 폭으로 말하는데 손가락을 붙여 크기를 재죠. 주로 3지, 4지, 5지, 6지, 7지, 8지까지로 나누어 집니다."

- 낚시배 출항은 보통 몇 시에 하지요?
"우리 같은 경우 여수시 국동항에서 오후 2시에 출항합니다. 배를 타고 멀게는 3시간 정도 달리면 백도나 거문도권으로 갑니다. 그러면 오후 5~6시 사이에 도착합니다. 이후 물풍이라는 시앙카를 내리고 한 시간 정도 준비해 7시정도에 낚시 시작해 다음날 아침 5~6시에 철수를 합니다. 이후 항구에 들어오면 오전 8시 정도 됩니다. 약 10시간 정도 낚시를 하는 셈입니다."

- 그럼 보통 몇 명 정도 가죠?
"배 크기에 따라 다른데 보통 14~20여 명 정도 타고 나가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요즘 갈치 가격은 좀 어때요?
"지금이 최고 비싼 철입니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한 상자(10KG 기준) 20마리 정도에 35만 원을 넘고 있어요. 그보다 크기가 작은 30~40마리 기준은 25만 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라도뉴스>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갈치낚시, #거문도 은갈치, #신강수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