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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6일 오후 5시 5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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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대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게 됐다. 문재인 후보의 대선기획단 박영선 기획위원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윤 전 장관이 추미애 최고위원과 공동으로 민주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박 기획위원은 "문 후보는 최근 윤 전 장관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이념·지역·당파 등으로 쪼개진 한국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이제는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통합의 지혜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윤 전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를 떠나 우리 사회 통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며 윤 전 장관께서 원로로서 그런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 같은 제의에 윤 전 장관은 "문 후보의 살아온 길이 항상 공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지금 대한민국은 사사롭지 않은 헌신적인 사람 가운데 안정감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캠프 합류를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윤여준 영입, 합리적 보수까지 껴안아 국민 통합 노력 일환"

박 기획위원은 윤 전 장관을 영입한 것에 대해 "계층적으로 합리적 보수까지 껴안아서 국민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참여정부 시절의 분열의 상처를 완전히 씻고 하나로 통합하는 일, 극복하지 못한 지역주의와 지역구도에 입각한 분열의 정치를 통합의 정치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문재인 후보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장관에 대한 본격적인 영입 작업은 약 한 달 전부터 진행됐다고 한다.

문 후보 캠프에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게 된 윤 전 장관은 전략가로 이름을 떨쳤다. 김영삼 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서 전략통으로 활약했다. '이회창의 책사'로 불린 윤 전 장관은 이회창 후보를 내세운 두 번의 대선과 17대 총선에서 기획을 맡았다. 차떼기 사건으로 벼랑 끝에 몰린 한나라당이 박근혜 체제를 필두로 한 '천막당사'로 기사회생한 것에도 윤 전 장관의 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2011년 10·26 보궐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세간에 다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해 9월 안철수 후보가 <오마이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윤 전 장관에 대해 "나는 그 분이 내 멘토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그 분이 내 멘토라면 김제동·김여진씨 등 300명이 내 멘토"라며 명확히 선을 그은 후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갖고 있는 인사의 영입에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을 터. 박 기획위원은 "국민 통합이라는 차원에서 그 부분을 포용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숫자가 더 많았다"며 "기획단 내에서 진지한 논의가 있었고, 사회통합에 대한 윤 전 장관의 진취적인 생각에 많은 가치 부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념, 지역, 당파로 쪼개진 한국사회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언제까지 계속해서 분열된 사회 모습을 보여줄까에 대해서 국민 마음속에서도 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이 아직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는지, 민주당에 입당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 전 장관의 정체성이 문제? 진보주의자들의 편협성"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5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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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장관에 대해 '합리적 보수'라 평한 박 기획위원은 "우리와 가치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합리적인 보수 인사에 대해 일부 접촉을 하고 있고 (영입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통합 선대위'를 피력했다.

우상호 공보단장 역시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장관은 선거 기획이나 정책·전략 부분이 아닌 국민 통합 분야에 배치됐다"며 "용광로 선대위에 합리적 보수까지 아우르겠다는 의미로, 후보가 장을 넓게 쓰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장관의 영입은 중도 외연 확장 전략"이라며 "민주당이 진보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놓치고 있는 게 중도층이다, 호남을 끌어안으면서 중도층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체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에 대해 우 공보단장은 "박근혜 후보는 중도를 넘어 진보까지 확장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윤 장관 같은 합리적 보수주의자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 것은 진보주의자들의 편협성"이라며 "그러면서 어떻게 포용을 이야기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강금실 "명분과 전향 없이 덜컥 윤여준 끌어들여" 발끈

그러나 당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내무반 침상에 떨어진 수류탄"이라며 "문 후보의 한 핵심 지지자가 전화를 해와 윤 전 장관의 영입 사실을 확인하더니 오늘부로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하더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여준씨는 2006년 새누리당 서울시장 선거를 총괄한 사람이고 지금 대선은 새누리당 집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명분과 전향의 과정 없이 민주당이 그를 덜컥 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2006년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강 전 장관은 이어 "기술자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일에는 도리와 순서가 있어야 하는데 야권단일화도 안 됐는데 윤여준씨부터 끌어들인다니 민주당 너무 한다"고 날을 세웠다.


태그:#윤여준, #문재인,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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