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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라는 지명은 파주 탄현의 노동요의 한 구절 입니다.
 헤이리라는 지명은 파주 탄현의 노동요의 한 구절 입니다.
ⓒ 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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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 그대로, 한가위는 가족끼리 살아가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그런데 가는 길이 멀고 도로가 막혀 고향으로 향하는 것도 고향에서 삶의 터전으로 되돌아오는 것도 힘이 듭니다. 명절은 좋지만 사람이 사람을, 가족이 가족을 만나는 것이 힘든 현실이지요. 

그리고 또 한가위는 누군가에게 커다란 시련으로 다가옵니다. 오죽하면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있겠습니까. 누군가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면 또 다른 누군가는 힘든 노동의 시간을 감내해야 하지요.

'에헤 어이 헤이리 어허어 어허야, 에헤 어이 헤이리 어허어 어허야,'

'헤이리'라는 말, 너무도 익숙하지요? 그런데 혹시 아세요? '헤이리'가 농부의 노동요에서 비롯된 말이라는 것을요. '헤이리'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대표적인 관광지로서 주말마다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입니다. 10여 년 전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영어인 줄 알았습니다. "Hey, lee!"

판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어린이.
 판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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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대회는 온 가족이 함께 한 소풍 날 입니다.
 사생대회는 온 가족이 함께 한 소풍 날 입니다.
ⓒ 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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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가위에는 어른들만이 나고 자란 시골 고향으로 향하고, 젊은 청춘들은 도시에 남아 있게 마련입니다. 젊으나 늙으나 조상과 고향은 있게 마련인데, 대개 젊은이들은 먼 길 떠나는 것을 외면하고 현재의 터전에서 시간을 보내기 바쁩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조상과 고향을 찾아가기 힘들다면 또는 이런 저런 이유로 그런 기회가 허락되지 않는다면 헤이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헤이리는 노동요의 한 구절 그대로 땀 흘리며 삶을 행복하게 가꾸는 아름다운 예술혼이 곳곳에서 물씬 묻어나는 예술마을입니다. 마지막 잎사귀에 눈물을 떨어뜨리는 문인, 붓질 하나에 생명을 불어넣는 화가, 한 음 한 음에 세상을 담아내는 음악인 등 헤이리에는 많은 예술인들이 터를 잡고 있습니다.

파주에서 열리는 종합 예술제 '헤이리 판 페스티벌'

헤이리에 가면 갈대 광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헤이리에 가면 갈대 광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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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에 잔시되어 있는 이 차는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에 등장했던 버스 입니다.
 헤이리에 잔시되어 있는 이 차는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에 등장했던 버스 입니다.
ⓒ 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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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헤이리에서 종합 예술제 '헤이리 판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22일부터 열린 이 행사는 추석 전날인 29일까지 공식으로 진행되지만 추석 연휴 기간에도 곳곳에서 각종 전시회와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29일에는 헤이리 예술인 마을이 선정한 현대 시인 6인의 시어를 바탕으로 시인과 무용가, 음악가들이 시와 음악, 공연을 곁들여 아름다운 헤이리의 자연과 공간을 배경으로 거리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헤이리 초입에 있는 인사를 드리는 음악.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헤이리 초입에 있는 인사를 드리는 음악.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나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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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좋은 가을날, 숲과 냇가 사이사이에 미술관, 박물관 등 건축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헤이리 예술마을을 찾아보세요. 공식 행사가 아니더라도 15만평에 달하는 넓은 공간 곳곳에 설치된 예상치 못한 예술작품을 만나는 것도 헤이리 예술마을이 주는 큰 즐거움이랍니다.

덧붙이는 글 | 헤이리 예술마을 홈페이지 http://www.heyri.net/blog/



태그:#헤이리, #판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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