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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26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뉴존에서 코트를 입어보고 있다.(자료 사진)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26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뉴존에서 코트를 입어보고 있다.(자료 사진)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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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숨을 고르고 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7일 박 후보의 공식 일정은 '미정'이었다. 그는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1시간 30분 가까이 참석했지만 '대선 행보'로 볼 수 있는 일정은 소화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다운계약서', 선대위 구성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지만 박 후보는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이처럼 박 후보가 대선 민심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사실상 침묵에 들어간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얘기가 나온다. 특히, 홍사덕·송영선 등 잇단 친박인사들의 돈 추문과 과거사 논란으로 발목을 단단히 붙잡혔던 박 후보로선 현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행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 후보가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5·16쿠데타 및 유신체제 등 과거사 문제를 전향적으로 사과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는 지난 26일 밤 동대문시장 방문과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을 제외하고, 이틀째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 않다. 이를 두고 박 후보가 대선가도를 진두지휘할 선대위 인선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무엇보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거물급 외부인사 영입에 직접 공을 들이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이미 대선주자 간 '영입 경쟁'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2004년 총선 당시 '탄핵 역풍'으로 기로에 서 있던 한나라당을 기사회생시킨 '책사' 윤여준 전 장관을 영입해 박 후보와 안 후보에게 아픈 일격을 가했다. 안 후보는 이날 재벌개혁에 앞장 선 장하준 고려대 교수를 영입했다. 박 후보로서도 '김종인-안대희' 카드를 이을 만 한 후속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호근·안경환 영입설 부상... '윤여준 영입' 맞설 카드 될까?

실제로 이날 오전 공동 선대위원장 후보로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거론됐다. 송 교수는 정치·사회 분야를 주제로 활발한 저술활동 및 기고활동을 펼쳐 온 한국을 대표하는 지식인이다.

특히 그는 최근 발간한 저서 <이분법 사회를 넘어서>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좌우가 함께 할 이념의 공유지를 확보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또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함께 풀려면 극단을 경계해야 한다"며 보수·진보의 접점은 '일자리 정치'라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지난 26일 YTN과 한 인터뷰에서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서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고백이었다는 생각"이라며 "(박 후보가) 생물학적인 아버지와 정신적인 아버지를 분리시켰다면 성 밖에서 본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지금부터 성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가 강조해온 '국민대통합'과 일치하면서도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명망가인 셈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박 후보가 국민의 신망과 존경을 받는 인사, 학계 인사 쪽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송호근 영입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송 교수 역시 이날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박 후보가 삼고초려해서 도와달라고 하면 마음을 움직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하는 것이 예의"라고 밝혀, 긍정적 의사를 표했다.

송 교수 외에도 거론되는 외부인사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교수다. 새누리당 대선기획단은 안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 도는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안 교수는 지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박 후보가 지난 24일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 인혁당·정수장학회 등 유신체제 당시 문제들을 풀어갈 뜻을 밝힌 바 있어, 안 교수가 그 취지에 가장 부합하단 평이다. 앞서 박 후보 측은 비박(비박근혜) 대표주자인 이재오 의원에게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직을 제의했지만 이 의원의 '고사'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영입대상 외부인사, 아직 말할 때 아냐"... 28일부터 민생행보 재가동

하지만 대다수 당 관계자들은 선대위 구성의 핵심이 될 외부인사 영입 문제에 있어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이주영 대선기획단장은 이날 '송호근 영입설'에 대해 "제가 아직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박 후보 측 관계자도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후보가 개인일정을 소화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정국 구상이나, 외부인사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건 언론이 해석할 문제지, 제가 말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이날 당내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발표하며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했다. 공동위원장으로 당 재외국민대책위원장인 원유철 의원과 박진 전 의원, 허태열 전 최고위원, 경선캠프 재외국민본부장을 맡았던 재미 방송인 쟈니윤씨가 임명됐다. 또 재외선대위 명예대사에는 김수한·박관용·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선임했다.

한편, 박 후보는 28일 대구를 방문하며 다시 민생행보를 시작한다. 그는 대구시당·경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뒤, 재래시장과 노인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9일 소외 계층 및 불우이웃을 찾는 행보를 계획하고 있다.


태그:#박근혜, #송호근, #안경환, #선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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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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