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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수 은행열매 수거에 나선 안양시
가로수 은행열매 수거에 나선 안양시 ⓒ 안양시 제공

도시의 가로수들로는 은행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다. 가을이 되면 길에 떨어진 은행열매에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은행을 채취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하지만 최근 가로수 은행열매가 중금속으로 오염된 사실이 확인돼 경종을 울리고 있다.

경기 안양시가 관내 6개 지역(시민로·산업도로·학의천변·수리산길·애향로·안양로)에서 채취한 은행나무 열매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결과, 먹는 물 수질기준 중금속 함유량(납 0.01㎎/ℓ, 카드뮴 0.005㎎/ℓ)을 초과했거나 기준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양시는 지난해 10월 관내 동안구 3개 지역(시민로·산업도로·학의천변)과 만안구 3개 지역(수리산길·애향로·안양로)에 식재된 은행나무 가로수에서 은행열매 각 600g씩을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카드늄과 납 등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성분검사분석 결과 시민로, 산업도로, 애향로 등 3곳에서는 0.01㎎/ℓ의 카드뮴이 검출돼 기준치(0.005㎎/ℓ)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민로, 산업도로, 수리산길, 안양로 등 4곳에서는 납 수치가 먹는 물 기준치(0.01㎎/ℓ)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안양시는 시민안전과 건강을 위해 관련부서인 위생과 등과의 협의를 통해 금년부터 주요 도로변의 은행나무 열매를 식용부적합 판정을 내림과 아울러 폐기 및 채취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낙과를 포함한 가로수 은행열매도 모두 폐기한다는 방침이다.

관련 법규상 은행열매의 법적 식품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먹는 물 수질기준에 비교해봤을 때 부적합하고, 도로변 자동차 배기가스에 늘 노출돼 있으며 같은 장소에서도 나무마다 중금속 축적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채취를 금지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가로수 은행열매, 고약한 냄새에 중금속 오염까지 기피 대상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가로수 은행열매 성분 분석 결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가로수 은행열매 성분 분석 결과 ⓒ 최병렬

안양시의 상징 나무는 은행나무로 관내 총 가로수 1만8282그루 중 9281그루가 은행나무다. 시는 각 동사무소 등을 통해 은행열매를 채취해 부식과 새척과정을 거친 은행을 독거노인과 저소득가정, 경로당에 전달해 왔으나 기피 대상이 되면서 2011년부터 이를 중단했다.

안양시 녹지팀장은 "전국 지자체에 확인한 결과 은행열매를 식용부적합 판정을 내린 곳이 없고, 법규도 없어 먹는 물 수질기준을 근거로 결정했다"며 "우리 시의 공해가 유독 심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시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주요 도로에 은행의 중금속 오염과 채취금지 현수막을 부착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인동 녹지공원과장도 "무단 채취로 인한 수목 훼손과 교통사고 우려도 제기돼 왔다"며 "은행이 매연과 먼지로 인한 중금속에 오염된 것이 확인된 만큼 식용으로 아무나 따갈 수 있도록 놔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채취금지를 위한 단속도 벌일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안양시의 이번 조치는 전국 지자체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지자체들이 은행열매 채취에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해 왔기 때문이다.

가로수 열매를 따는 행위는 절도죄로 법적인 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고,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조례를 제정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일부 자치단체는 일괄적으로 수거해 양로원등 복지시설에 전달하거나 판매한 수익금으로 장학사업을 벌이기도 한다.


#안양#가로수#은행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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