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연락이 왔다. 다름아닌 다이빙 동호회 행사에 한번 가보자라는 내용이었다. 때마침 행사장 주위에 위치해 있어 곧바로 합류하게 된 나. 이날은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자연산회로 배가 터질 뻔 했기 때문이다. 이런 취재는 정말 좋다.
주말을 맞은 6일 오후 여수시 소호동 소호요트장에 모여든 회원들은 손길이 바쁘다. 여수산단에 위치한 한화스쿠버동호회(회장 문경원)의 3/4분기 행사가 있는 날이다. 이날은 태풍으로 인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소호동 바닷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수중 정화활동이 시작된 것.
소호항 바다 위에는 다이버를 태운 동호회원의 보트가 쓰레기 수거에 직접 나섰다. 하지만 물때가 사리 때라 물속 시야는 꽝이다. 물이 탁해 50cm정도 밖에 시야가 나오지 않아 다이버들이 애를 먹었다. 이날 3개월간 교육을 받고 실전테스트에 나선 신입회원 4명도 쓰레기 청소에 투입되었다.
한화스쿠버동호회는 창립한지 10년이 넘었단다. 이들은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일년에 5번의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분기별로 수중봉사와 함께 물속을 다니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는 6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동호회의 홍일점 강아라(23, PE생산1팀 근무)씨는 "오늘이 마지막 실전테스트를 받았는데 바닷속이 아무것도 안보여 고생 좀 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능성어, 참돔, 농어 푸짐한 횟감에 입이 쫘~악
행사가 끝나자 푸짐한 먹거리가 마련되었다. 박우현 총무는 횟감을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돌산 군내리에 있는 수협위판장에 다녀왔단다. 이날 안주거리는 팔딱팔딱 살아있는 자연산 농어와 참돔, 능성어다. 살아있는 자연산 회 맛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안줏감이 장난이 아니다. 한 회원은 직접 담근 오미자 술을 들고 왔다. 정말 가족처럼 단란한 모임이다. 술잔이 돌자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박 총무의 건배제의에 모두 잔을 든다.
"동호회 행사를 하다 보면 우린 먼바다를 갈 때 파도를 만나서 고생한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물속에는 동료가 가장 소중합니다. 이 가을날 날씨도 좋아 많은 회원들이 함께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아침부터 많이 준비는 했는데 부족하면 제가 물속에 가서 안 나오겠습니다."
총무님의 건배제의에 웃음이 빵 터졌다. 스쿠버의 매력은 단연 바닷속에서 느끼는 무중력 세계와 물안경을 통해보는 물속 풍경이 매력이다. 육지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한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들단다.
18년째 스쿠버를 즐기고 있는 박경규(51, ECH생산팀)씨는 스쿠버를 배우게 된 이유를 묻자 "처음 물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배우고 되었다"면서 "오래 전부터 실천해 온 일이지만 낚시꾼이 버린 쓰레기는 바다에 들어가면 썩지 않고 바다 황폐화의 원인이 된다, 고기가 먹을 수 없는 쓰레기 수거 캠페인을 펼쳐 자손에게 물려줄 바다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캐미칼 서명환(51, CA1팀)씨는 바닷속에 대해 묻자 "쓰레기가 많아 바닷속이 썩 좋지 못한 환경이다"면서 "여수지역의 스쿠버 동호회가 좀 활성화가 되어 주변 바다를 지키는 지킴이들이 많았으면 한다. 여수가 엑스포를 통해 4대 미항으로 선정되었는데 일부 수중정화활동도 중요하지만 모든 지역사람들이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힘든 직장 생활와중에도 다이빙을 통해 친목을 도모해 가는 이들. 보는 것만이 아닌 직접 체험을 통해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바다 지킴이들이 듬직하다. 이들의 작은 손길이 있어 바닷속이 더 청정해진 여수밤바다가 오늘은 왠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하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