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3년간 발주한 100억 원 이상 대형공사 155건 중 1/3이 최초 계약 때에 비해 공사비가 1000억 원 이상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인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8일, LH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의원은 "부풀려진 공사비 중 636억 원은 고스란히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졌다"며 "건설사는 웃겠지만 국민은 부당한 비용을 부담하게 돼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질타했다.
대우건설 197억, 현대건설 177억 공사비 부풀려
문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3년간 발주한 100억 원 이상 대형 사업 155개 중 애초 계약과 달리 공사비가 변동한 사업은 54개. 이 중 44개 사업에서 총 1107억 원의 공사비가 인상됐다.
이득을 본 것은 대형 건설사였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이 과정에서 각각 197억 원과 177억 원의 공사비를 더 챙겼다.
문 의원은 공사비 증가의 원인으로 잦은 설계 변경을 꼽았다. 일단 설계가 변경되면 처음 입찰했던 방식과는 무관하게 원가산정 기준을 부풀려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공사비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시공사의 설계변경을 쉽게 용인해주는 감독관청의 관행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문 의원은 "감독관청이 업체들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시공사가 요청할 경우 감리를 통해 그대로 설계변경을 용인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시공업체들은 설계변경이나 물가 변동 등을 이유로 많게는 수백억 원 이상의 추가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문 의원은 "설계변경 등 공사비 부풀리기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항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건설사의 수익창출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표준도면과 표준설계기준을 마련해 임의적인 설계변경으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