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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지킴이'였던 지율 스님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1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

9일 '천성산대책위'와 '초록의공명'에 따르면, 지율 스님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를 상대로 "국민 알권리에 대한 사과보도 요청 및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지율 스님이 이번에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지난 9월 18일자에 실린 "[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 도롱뇽 탓에 늦춘 천성산 터널…6조원 넘는 손해"라는 제목의 기사 때문이다. 이 신문은 문재인 후보와 관련한 기사를 쓰면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와 관련해 언급했다.

이 신문은 "천성산 터널 문제도 사회적 비용을 크게 지불한 사건이었다"면서 "환경 단체 등은 2003년 10월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대법원이 2006년 6월 2년 8개월 만에 공사 재개를 최종 결정했다. 당시 건설교통부 평가로 1년간 공사가 중단되면 사회·경제적 손실이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 공사가 끝나고 조사해보니 도롱뇽은 그대로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천성산 지킴이'였던 지율 스님이 <조선일보>에서 지난 9월 18일자로 보도한 “[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 도롱뇽 탓에 늦춘 천성산 터널…6조원 넘는 손해”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해 '국민 알권리에 대한 사과보도 요청 및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사진은 <조선일보>를 갈무리한 뒤 지율 스님이 해당 대목을 표시해 놓은 것이다.
'천성산 지킴이'였던 지율 스님이 <조선일보>에서 지난 9월 18일자로 보도한 “[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 도롱뇽 탓에 늦춘 천성산 터널…6조원 넘는 손해”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해 '국민 알권리에 대한 사과보도 요청 및 명예훼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사진은 <조선일보>를 갈무리한 뒤 지율 스님이 해당 대목을 표시해 놓은 것이다. ⓒ 초록의공명

이미 <조선일보>는 '도롱뇽소송=2조(2조5000억) 손실'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가 정정보도문을 게재하고 지율 스님한테 '10원'을 지급했던 적이 있다. 지율 스님은 2008년 4월 이 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는 2009년 9월 '원고 승소' 판결했던 것이다. 당시 지율 스님은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을 내 이겼던 것이다.

당시 지율 스님은 <조선일보>로부터 '10원'을 받아냈고, 이 신문은 "실제 지율 스님의 단식 농성으로 인하여 공사가 중단된 기간은 6개월이고, 이로 인하여 시공사가 직접적으로 입은 손실액은 약 145억원이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이 신문은 언론중재위를 통해 한번 더 정정보도문을 게재했던 적이 있다.

다른 언론들도 '도롱뇽소송=2조(2조5000억) 손실'이라 보도했다가 바로잡았다. <연합뉴스>와 <중앙일보>, <문화일보>, <경향신문>, <동아일보>가 비슷한 보도를 했다가 2007~2008년 사이 '바로 잡습니다' 내지 '알려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천성산 터널 공사 반대운동과 관련한 시공사의 손실액은 145억원이다"고 정정했던 것이다.

'도롱뇽 소송'은 2003년 '도롱뇽의 친구들'이라는 환경 단체가 경남 양산시 천성산에 사는 도롱뇽을 원고로 내세워 '경부고속철도  천성산터널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을 낸 사건을 말한다.

"도롱뇽 상징 이해하지 못했다면 더 큰 비극"

지율 스님은 이번 소송도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으로 진행한다. 지율 스님은 소장에서 "언론중재위의 심리와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그 진위가 밝혀져 두 번에 걸쳐 정정 보도를 게재한 바 있는 내용이다. 당시 피고는 법원 판결에 의해 원고에게 10원의 배상금을 지불한 바 있다"면서 "법에 문외한이었던 원고가 나홀로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피고가 진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율 스님은 "그러하기에 종교인인 원고가 똑같은 이유로 세 번째 심리를 준비하는 마음은 참으로 민망하고 서글프지 않을 수 없다"며 "진실과 정론 보도를 위해 싸워야 할 언론이 이해관계와 편견 속에서 사회의 공기이기를 포기하고, 사법부의 판단을 우롱하며 '내팔 내가 흔든다'는 식의 보도를 계속 할 때 당사자에겐 어떤 고통이 따르고, 우리 사회는 어떤 가치가 자리 잡게 되는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은 "부풀려진 천성산 왜곡 보도의 기사는 이미 SMS 등을 통해 수 백 회 전파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 피해는 인터넷 등 공중파에 노출되어 있는 무고한 시민들이며 조선일보의 독자들이라는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천성산과 관련해, 지율 스님은 "현재 천성산의 산지 늪들은 조선일보나 일부 언론의 보도와 달리 육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동안 늪에 살던 동식물들은 점점 개체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도롱뇽은 천성산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동식물들을 대변하여 법정에 섰던 천성산의 아이콘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율 스님은 "만일 우리 사회의 담론의 중심에서 언로를 담당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도롱뇽으로 상징 되었던 은유나 비유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보다 더 큰 비극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경북 '내성천' 지키기 활동을 하고 있는 지율 스님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정보도를 해놓고 왜 자꾸 왜곡 보도를 하는지 모르겠다. 신문이 나온 뒤 한참 뒤에 누가 이야기를 해주어서 보고 알았다"면서 "다른 한 신문도 비슷한 보도를 했는데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율 스님#천성산 터널#경부고속철도#도롱뇽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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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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