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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측의 포문이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지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향하고 있다.

최근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과 '낡은 정당론'을 제기하며 후보단일화 주도권 싸움을 치열하게 벌였던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 9일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이해찬 당 대표)라며 선제공격을 했던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더 이상의 확전은 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전날만 해도 안 후보의 "당 안에서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대통령을 무소속으로 만들었다"는 반박에 문 후보가 "그렇게 험한 말을..."이라며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숨고르기 들어간 문재인·안철수의 주도권 다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 남소연/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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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공보단장은 1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은)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의제가 아니라 정치 원론적으로 볼 때 그런 것 아니냐는 이야기였다"며 "앞으로는 선대위 차원의 공식 대응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이 '짧게 치고 빠지기'를 선택한 것은 '정당 후보 우위론'을 선제적으로 제기해 이슈를 주도하는 데 성공했지만 양측의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될 경우 오히려 실점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은) 언젠가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며 "단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구체적인 정치쇄신 방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양측의 논쟁이 감정싸움으로 흐르면 박근혜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국면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통한 경쟁을 안 후보 측에 주문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지난 11일 재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긴 경제민주화 정책을 발표했다. 안 후보 측은 12일 대통령 직속 재벌개혁위원회 설치를 공약으로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문 후보 측은 조만간 안 후보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정치 쇄신' 문제에 있어서도 본격적인 정책 대결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번 주(10월 둘째 주) 중에 정치혁신위원회가 구성되면 정당 쇄신, 권력구조 문제, 사법기관 개혁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을 검토해 정치혁신 과제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앞으로 안 후보 측과 구체적인 정책을 가지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목소리 높인 문재인 "정문헌 흑색선전, 박근혜가 책임져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 양만춘함 조타실에서 황의실(오른쪽) 대령으로부터 함정 재원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2일 오전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 양만춘함 조타실에서 황의실(오른쪽) 대령으로부터 함정 재원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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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 측과는 잠시 '휴전'에 들어간 문 후보 측은 공세의 초점을 박근혜 후보에게 집중하고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비밀 대화록의 존재, 노 대통령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에 대해 문 후보가 직접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12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를 방문해 "정문헌 의원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정문헌 의원,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문헌 의원의 폭로를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색깔론'과 '북풍'으로 규정하며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문 후보의 발언에는 평상시와는 달리 격양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도 "정문헌 의원이 가지고 있는 대화록을 즉각 공개하고 어떤 경위와 절차로 입수하게 됐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이 문제를 흑색선전과 공작정치 근절이라는 정치혁신, 선거혁신 차원에서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 측은 경제민주화와 부유세 신설 등 정책 이슈에 대해서도 박 후보 측과 각을 세우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지난 11일 박근혜 후보 측의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제기한 부유세 신설 주장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김무성 본부장이 복지 정책은 반대하면서 부유세는 신설하자고 주장했다"며 "최근 박근혜 후보 선대위 인사들이 너무나 다른 이야기를 동시에 퍼트리고 있어서 국민들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선대위) 내부 의견을 통일하고 적절한 정책적 대안을 가지고 국민에게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유세 신설 문제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검토해 온 결과 적합하지 않은 세금이라고 판단했다"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가 제안한 경제민주화 관련 3자 회동에 대해서 새누리당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경제민주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 측은 박근혜·안철수 후보 측과 따로 2자 회동을 추진할 뜻을 밝히는 등 정책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치열해지고 있다.


태그:#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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