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박정희 유신독재에 항거했던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사과할까? 박 후보는 16일 부산, 18일 마산(창원)에서 열리는 부마항쟁 기념식에 참석할까?
부마항쟁 33주년을 맞아 박근혜 후보의 사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후보는 논란 끝에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하지만 아직 부마항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이사장 김재규)는 16일 저녁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제33회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제21회 민주시민상 시상식'을 연다.
(사)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 이사장 정성기)는 18일 저녁 마산 창동사거리에서 '부마항쟁 현장의 기념식, 감사패 수여식'을 연다.
새누리당은 민생·대통합 행보를 위해 부마항쟁 기념식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새누리당 국민대통합위원회 김경재 기획담당특보는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은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박 후보가 꼭 가야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경남도당에 따르면 박 후보는 15일 오전 경남대를 방문한 뒤 창원시 마산회원구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리는 경남선거대책위 출범식에 참석한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기념식 초청장을 박근혜 후보한테 보냈다. 기념사업회는 대통령 후보 모두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안철수 후보는 아직 참석 여부를 통지하지 않고 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김광수 사무처장은 "각 대선 후보한테 모두 초청장을 보냈다"며 "박근혜 후보는 아직 참석한다는 연락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 후보는 부마항쟁에 대해 아직까지 일언반구도 없는데, 기념식에 참석한다면 사과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며 "사과 없이 기념식에 불쑥 참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마산)는 박근혜 후보의 기념식 참석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념사업회 최갑순 부회장은 "박 후보는 당시 퍼스트 레이디로서 마산 등지에서 대규모의 '충효예한마음운동' 관제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다"며 "당시 유신은 '종신 대통령'를 위한 것으로 헌법을 유린한 것이다. 민주공화국의 나라에서는 그런 사람은 대통령 후보조차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부마항쟁 33주년을 앞두고 지난 9월 2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박근혜 후보는 정치 일선에 나선 이래 십수년간 단 한 번도 부마항쟁과 이에 대한 군사진압과 고문 등으로 인한 시민 피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철저히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체는 "이제라도, 대선 후보자로서 그리고 당시 퍼스트 레이디로서 반유신 부마항쟁이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정당한 민주항쟁이었고, 이에 대한 야만적이고 불법적 군사진압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것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부산, 영화 <긴급한 조치 1호> 시사회 등 마련부마민주항쟁 33주년을 맞아 부산·마산에서는 '유신단속'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영화 <긴급한 조치 1호> 시사회, 금지곡 콘서트 등이 열릴 예정이다.
부산 기념식은 오는 16일 오후 6시 30분 민주공원 중극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21회째는 맞는 '민주시민상' 시상식도 열리는데, 올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협의회(민주주의 부문), 이갑호 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창원지회장(인권부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화통일부문), 에너지정의행동(정수희, 환경자치부문)이 받는다. 기념식에 이어 이날 영화 <긴급한 조치 1호> 시사회가 열린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민주공원 소극장에서는 '5공화국 시기 공안조작 사건과 국가폭력'이란 제목의 학술대회가 열린다. 정호기 광운대 강사(5공화국 출범 직후 공안사건과 관련자들의 삶, 광주 햇불회를 중심으로), 임채도 인권의학연구소 연구기획실장(5공화국 시기의 간첩 조작사건), 안김정애 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 조사과장(삼청교육대 사건을 통해서 본 국가폭력의 실태), 안경호 4․9통일평화재단 조사실장(1980년 언론통폐합 사건)이 발제한다.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은 오는 19~20일 부산 오마이랜드리조텔에서 "한국현대사와 부산,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인식"이란 제목으로 강좌를 연다. '금지된 책, 금서(禁書)전이 12일부터 11월 11일까지 보수동 책방골목문화관, '놀라운 붕괴, 거룩한 좌절' 전시회가 16일부터 11월 11일까지 민주공원에서 각각 열린다.
'부산에서도 할 말은 하는 용감한 녀석들'이란 제목의 정치파티가 27일 오후 3시 부산대 10․16기념관, '제13회 부마민주항쟁기 시민축구축전'이 21일부터 11월 4일까지 을숙도 인조잔디구장에서 각각 열린다.
18일 저녁 마산 창동사거리에서 기념식 열린다마산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김영삼-김대중 전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1999년 20주년 기념식에서 정부 차원에서 '부마사태'가 처음으로 '부마민주항쟁'으로 규정되었다"면서 "박정희 군사독재 아래 최대 최후의 전시민적 민주화운동 정신이 국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기념식은 처음으로 야외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기념식은 신마산청소년공원이나 경남대, 3․15아트센터 등에서 열렸다. 올해는 마산 창동사거리에서 열린다. 기념사업회는 "학생, 시민, 노동자 등이 어우러진 부마항쟁의 역사적 현장에서 기념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부마항쟁 등 민주화운동의 정당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박근혜 후보의 '5․16혁명론' '유신불가피론'을 역사의 현장에서 시민대중과 함께 비판함으로서 시대착오적 군사독재의 잔재를 청산하고, 부마항쟁의 정당성을 온전하게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하형주 전 과거사위 조사위원(현 서울시 인권위원)한테 감사패를 수여한다. 기념사업회는 하 전 위원에 대해 "부마항쟁의 마산지역에 대한 유일한 조사위원으로서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진상규명을 해주었다"고 소개했다.
기념사업회 등 전국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은 유신선포일(10월 17일)부터 열흘 동안 매일 집중행사를 연다. 기념사업회와 5․18기념재단, 부마특별법경남연대 등 단체들은 오는 18일 공동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념사업회는 17일 오후 7시 마산 창동에서 '유신반대의 금지곡․저항가요 공연'을 한다. <동백아가씨>와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로> 등 유신시절의 금지곡과 <불나비> <꽃다지> 등 저항가요를 부른다.
또 이날 저녁 창동에서는 연극 형식의 "반유신프로젝트"를 공연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1월 1~13일 사이 3․15아트센터에서 "유신시대 관련 대형 특별전시회"를 연다.
부마민주(민중)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부산과 경남 마산(현 창원)에서 유신 체제에 항거해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말한다. 16일 부산대 학생들이 "유신철폐"를 외치며 민주화 시위를 벌였고, 18일과 19일에는 마산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박정희 유신정권은 10월 18일 0시를 기해 부산에 계엄령을 선포하다. 66명이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20일 정오 마산, 창원 일원에서 위수령을 선포되고 민간인 59명이 다시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당시 정부는 민간인 사망자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32년만인 2011년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각종 자료를 검토해 고 유치준(1979년 사망)씨가 부마항쟁 당시 죽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