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4·19민주묘지를 참배한 것과 관련해, (사)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마산, 회장 백남해)는 '정치 쇼'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지난 4월 19일, 서울 수유리 4·19 민주묘지에서 거행된 4·19혁명 52주년 추모행사에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의를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만 달랑 적힌 화환 하나로 많은 이들의 빈축을 산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랬던 그가 하필이면 유신 선포일(1972년 10월 17일)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1979년 10월 26일) 33주년을 코 앞에 둔 오늘, 자신의 선거 조직인 국민대통합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그들과 함께 바로 4·19민주묘지를 참배한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정치적 행위라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유신시절 자신이 4년 동안 유신정권의 퍼스트레이디 노릇을 할 당시 유신헌법이라고 하는 대한민국헌법전문에 5·16은 '혁명'으로 치켜세우고 4·19는 '의거'로 격하시켰다"고 설명했다.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는 "오늘 박근혜 후보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아버지 박정희가 5·16쿠데타로 4·19혁명을 짓밟은 것에 대해 분명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이기를 기대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말 한마디 없이 최근 자주 쓰는 통합과 화해, 국민통합이라는 의례적인 몇 마디로 참배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자신을 국민대통합 후보라는 이미지를 높이는데 4·19민주묘지를 이용했을 뿐이다. 이는 민주열사들에 대한 모독이요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후보는 15일 마산을 방문해 '부마민주항쟁'과 관련해 '위로' 발언을 했는데, 이에 대해 이 단체는 "관련 단체들은 지난 33년간 부마민주항쟁에 대해 한마디 언급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박 후보의 진정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는 "아무리 선거 시기라 해도 표를 얻기 위해 하루아침에 자신의 역사관과 소신을 바꾸는 언행을 자주하게 되면 국민의 눈에는 '정치 쇼'로 보일 따름이다"며 "이는 자신을 위해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님을 깨닫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주열(金朱烈, 1944~1960년) 열사는 1960년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여했다가 행방불명되었고, 27일 만인 그해 4월 11일 마산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떠올라 4·19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