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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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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공언했던 정치쇄신과 민주당 혁신 작업이 표류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정치쇄신을 고리로 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정치쇄신이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선거대책위 미래캠프에 설치하기로 한 '새로운정치위원회' 구성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탓이 크다. 이 때문에 문재인 후보의 정치쇄신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첫 발을 떼지도 못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정치위원회 설치가 늦어지는 것은 외부 환경 탓이 크다. 안철수 후보 측에 제안한 공동 정치혁신위원회 구성 제안이 사실상 거부당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문 후보 측은 공동 정치혁신위 구성을 하는 데 있어 "단일화를 전제로 하지 않겠다", "진정성을 봐달라"며 압박하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진성준 대변인은 "공동 혁신위 구성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단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기보다 안 후보 측의 답변을 좀 더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안철수만 바라보는 민주당... 새로운정치위원회 위원장도 인물난

문 후보 측은 다음 주 중에는 단독으로라도 위원회를 발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위원장을 맡아주기를 원했던 조국 서울대 교수가 고사하면서 위원장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 후보가 정치쇄신과 민주당 혁신에 강력한 의지를 밝혔음에도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 '정당 후보 우위론'을 제기하며 안 후보 측과 후보단일화 주도권 신경전을 벌이면서 정치쇄신이 뒤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문제다.

문 후보 측은 용광로 선대위 구성, 국회의원 선수(選數)를 탈피한 선대위 인사, 시민들의 참여로 꾸려진 시민캠프 중심의 수평적 선대위 활동 등 관행을 탈피한 선거 운동 방식 자체가 정치 쇄신의 일단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4·11 총선 패배 이후 민주당이 크게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라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제기 됐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은 17일 선대위원장 회의에서 "최근 들어서 민주당 안에서 정치개혁과 민주당 혁신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들은 여전히 민주당이 바뀐 게 없다며 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혁신의 몸부림 없이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위원장은 "무엇을 내려 놓고 바뀌어야 하는지, 누구의 편에 서서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국민들에게 묻고 결의하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분명한 혁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민주당의 과제"라며 '전당적 혁신 운동'을 제안했다.

문성현 시민캠프 공동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정치쇄신 의지는 분명하지만 정당 구조와 단일화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쇄신의 문제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고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 목소리 찾아보기 어려워"... 시민 참여 통한 쇄신안 마련 착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9월 25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9월 25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대선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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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자 선대위 '새로운정치위원회'를 꾸리는 것과는 별도로 시민사회가 주축이 된 시민캠프가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쇄신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시민들이 민주당에 던지는 '쓴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토대로 시민들이 바라는 쇄신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민캠프는 '대국민 정치혁신 동행' 캠페인을 시작하고, 18일부터 3일간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방식의 정치혁신 대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토론회 제목은 가감없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뜻에서 '민주당에 돌직구를 던져라'로 정했다.

시민캠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민영 위원장은 "정치개혁은 온 국민이 참여할 때 가능하고 오직 시민만이 성공시킬 수 있다"며 "시민들과 함께 정치혁신 의제를 발굴하고 '새로운 정치'의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 출신의 최승국 공동대표도 "많은 사람이 문재인 후보는 좋은데 민주당이 변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정치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모아 민주당이 변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민주당의 변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혁신하는데 시민캠프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음 주 중 '정치혁신 만민공동회'(가칭)를 띄우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정치혁신 제안을 직접 받기로 했다. 전국을 순회하는 경청투어를 통해 문 후보가 직접 정치혁신 요구를 수렴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출된 쇄신안은 선대위의 새로운정치위원회가 마련할 정치개혁 방안에 그대로 반영할 계획이다. 백무현 시민캠프 대변인은 "민주당의 변화와 정치 쇄신에 있어 시민캠프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문재인,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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