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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 11시 새누리당사에서 중앙당 실국장급 당직자들을 소집해 회의하고 있는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17일 밤 11시 새누리당사에서 중앙당 실국장급 당직자들을 소집해 회의하고 있는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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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와 인제 오노? 니가 내보다 빨리 와 있어야지."

17일 오후 11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엔 중앙당 사무처 실·국장급 당직자 20여 명이 '집합'했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김무성 전 의원이 한밤중 회의를 소집했다. 김 본부장보다 한발 늦게 도착한 한 당직자는 머쓱해하며 자기 자리를 찾아 앉았다.  김 본부장은 명단을 꺼내 들었다.

"자, 출석 부릅니다. 후보실 보좌역 ○○○!"
"네! 왔습니다."

대학 출석 부르듯 호명과 대답이 이어졌고, 참석 대상 중 3명이 대답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세 놈이 안 왔네. ○○○○실에 있다고 건방지나? 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참석한 당직자들 사이엔 긴장감이 흘렀다.

김 본부장이 5분 정도 모두발언을 하는 동안 2명의 당직자가 헐레벌떡 도착해 슬그머니 자리에 앉았다. 말을 끝낸 김 본부장은 굳은 표정으로 "이○○, 어디 갔다 늦게 왔나?"라고 물었고 이 당직자는 "제주도에 갔다 오고 하다 보니…"라고 답했다. 박근혜 후보의 제주도 일정을 수행했다가 이제 도착했다는 설명에 안색이 풀린 김 본부장은 "그래, 오늘 분위기 어땠나"라고 물었고 이 당직자는 현장 분위기를 보고했다.

그때까지 나타나지 않은 한 당직자에 대해 김 본부장은 "○○○이 인마는 안 오는 거 아니가"라고 채근했다. 오늘 회의의 연락을 맡은 다른 당직자가 "거의 도착했다고 했는데…"라면서 얼버무리자 김 본부장은 "계단으로 걸어 올라오는 것 아니가"라고 핀잔했다.

이날 심야비상회의 소집에 대해 김 본부장은 "낮에는 여러분들도 많이 바쁘고 나도 도저히 시간이 안 나고 해서 (밤에 모았다). 시간을 정하지 않고 무한정 좋은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분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라고 설명했지만, 주된 목적은 '긴장감 만들기'였다.

김 본부장은 "긴장감이 없다. 지난 휴일날 시·도당 사무실 문이 잠겨 있었다고 한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래선 안 된다"며 "당협 사무실도 휴일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불 켜져 있고 선거 준비하고 조직하고 온 힘을 다 쏟아야 하는데 이런 게 부족하다는, (새누리당을) 걱정하는 분들로부터 많은 연락이 온다"고 질책했다. 김 본부장은 "어떻게 하면 긴장을 팽팽하게 해서, 오늘이 (선거 전) 63일이지? 63일째는 다 지났고, 잘 준비될 수 있는가 하는 걸 점검하는 비상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최경환 전 후보비서실장의 퇴진과 함께 총괄선대본부장직을 맡아 선거실무를 지휘하게 된 김 본부장이 '심야비상회의'까지 소집하며 실무당직자들을 다잡은 것은 현재 상황이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라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이날 밤 여의도에서 가까운 곳에 자신과 당직자들 몫으로 찜질방을 예약하기도 했다. 회의 뒤 찜질방에서 합숙하며 선거 관련 아이디어를 의논하고, 자신이 잘 모르는 실무당직자들과는 '끈끈함'도 형성하려는 시도다.


태그:#김무성, #심야회의, #비상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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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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