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울산시 국정감사가 열린 19일, 국감 의원들이 울산시에서 벌어진 각종 개발비리 의혹을 제기하자 박맹우 울산시장이 '버럭' 하며 언성을 높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문수산 개발 비리의혹을,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산업단지 폐기물 무단 매립 의혹을, 이재오 의원이 울산시 공무원들의 잇따른 비리적발과 솜방이 처벌을 각각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박맹우 울산시장은 시간을 지연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오히려 추궁하는 의원들에게 언성을 높이면서 여야 의원 모두가 "국회를 모독하는 태도"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임수경 위원 "아파트 들어설 수 없는 문수산, 조례 개정으로 10배 차익"임수경 의원은 문수산 개발 비리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그는 "문수산은 경사도 45.8%, 입목본수도 87.8%로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는 곳"이라며 "하지만 조례 개정 후 자연녹지 지역이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이어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바뀌어 왔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조례 개정 전 평당 20만 원 하던 땅이 200만 원으로 올랐다"며 "또한 개발업자가 기부채납하기로 한 땅이 상실돼 수십 억 원의 시민 재산이 손실을 봤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결재권자 아닌가"라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박맹우 시장은 ""특혜는 전혀 없었다"며 "상위법에 따른 것이고 시민들에게도 사과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임수경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박 시장이 언성을 높이며 계속 장황한 설명을 이어갔고, 임수경 의원이 이를 제지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아랑곳없이 "들어보시라"며 답변 시간을 이어갔다.
임 의원이 박 시장의 답변 태도에 이의를 제기하자 김태환 감사반장은 "답변을 간단하게 해달라"고 1차 경고를 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답변 태도는 계속 이어졌고 이상규 의원이 자료를 들고 울산 산업단지 폐기물 무단 매립과 이에 따른 누출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종이 한 장 들고 의혹을 제기한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여야 의원이 하나같이 "국정감사에서 지자체장이 의원에게 고압적 자세를 보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의도적으로 시간을 지연하고 고압적 답변을 한다"고 질타했다. 김태환 감사반장도 "박 시장의 답변은 국회를 모독하는 것으로, 마지막 경고를 한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박남춘 의원은 "공직 생활 30년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왜 울산에서 문수산 사건, KCC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겠다"며 "국회의원들에게도 이럴진대,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하겠나"고 탄식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이같은 논란은 공무원 출석에서도 나타났다. 여야 의원들은 문수산 개발 의혹 당시 울산시 도시국장이면서 폐기물 무단 매립 담당지역인 신장열 현 울주군수의 출석을 요구했다.
신장율 울주군수가 올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여야 의원들은 재차 그의 출석을 요구했고 박 시장은 "울주군수가 지금 행사에 참석해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한다. 대신 환경부서 과장이 온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에 김태환 감사반장은 "기초지자체장이 국정감사에서 출석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바빠서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며 울주군수 출석을 재차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