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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 국민행동' 출범식에서 "2시간만이라도 투표시간을 연장하면 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선택을 통해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며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이 비정규직과 자영업자 등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며 '투표 시간을 연장하는 선거법 개정 요구' 및 '투표시간 연장 국민입법 청원 운동'을 제시했다.

앞서 시민사회와 노동단체는 '투표시간 연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지난달 18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청원서명을 시작됐고, 민주노총도 대선 후보들에게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보내는 등 투표시간 연장을 압박해왔다.

또한 시민사회단체는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국민선언'을 발표하는가 하면 지난 9일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100여 명의 국민청구인단과 함께 투표시간 연장을 요청하는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낸 바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도 지난 3일 '투표시간 연장특별본부'를 구성하고, 15일부터는 '대선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1인시위를 진행하면서 '오후 9시까지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투표시간 연장'이 야권 및 시민사회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이유는 비정규직과 자영업자 등의 '참정권 보장' 문제 때문이다. 한국정치학회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 투표에 왜 참여하지 않았는가'하는 물음에 64.1%가 '투표 참여가 불가능'했다며 '고용계약상 근무시간 중 외출이 불가능해 투표를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 따라서 투표시간 연장은 이들의 투표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근무시간이 끝난 이후까지 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정략적 주장'이라고 펨훼하면서 "투표일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당일 투표가 어려우면 부재자 투표를 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투표는 성의의 문제"라고 몰아붙이며, 오히려 투표를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자영업자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KBS·SBS, '참정권 보장' 등 의미 언급 안 해

9월 18일~10월 27일, 방송3사 '투표시간 연장' 관련 보도
 9월 18일~10월 27일, 방송3사 '투표시간 연장' 관련 보도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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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8일부터 10월 27일까지 방송 3사의 보도를 살펴본 결과 '투표시간 연장' 보도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방송 3사는 다른 보도를 하면서 '투표시간 연장'을 단순 언급하는 수준에만 그쳤다.

방송 3사는 28일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자 관련보도를 내놨다. 그러나 KBS와 SBS는 투표시간 연장이 '참정권 보장' 등의 의미가 있다거나 혹은 시민사회의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움직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보도는 야당 후보들의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주장과 이에 따른 새누리당의 반대 목소리를 나열하며 투표시간 연장 논의를 '정치권 공방'으로 치부하는 데 그쳤다.

또 KBS는 지난 3일부터 문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특별본부'를 구성해 '오후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을 주장해 왔는데도 마치 안 후보의 주장에 문 후보가 '호응'한 것인양 보도했다. 한편, MBC는 후보 동향을 전하는 보도에서 안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 문제에 직접 나섰"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투표 시간 연장 공방>(KBS, 김현경)
<"투표 시간 연장해야".."정략적 주장">(SBS, 이승재)

KBS <투표 시간 연장 공방>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하며 "투표 마감시간을 밤 8시로 2시간 연장하고, 투표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는 국민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고, "민주당도 투표시간 연장을 거듭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현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정밀한 분석없이 투표시간만 늘리자는 건 정치적 주장이라고 일축"하면서 "40여 년 아무 탈없이 진행된 시스템을 대선을 앞두고 바꾸자는 건 뜬금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하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발언을 덧붙였다.

SBS <"투표 시간 연장해야".."정략적 주장">은 "이번 대선에서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문제를 놓고, 대선 후보 진영간 갈등이 본격화"했다며 여야 정쟁을 부각했다. 보도 말미에는 새누리당이 "정당 대선후보가 후보등록 후 사퇴하면 국고보조금을 환수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면서 후보 단일화를 겨냥해 맞불을 놨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지난 10월 22일 우리단체는 ‘2012 대선보도 민언련 모니터단’을 발족했습니다. 민언련 모니터단은 10월 29일부터 선거일까지 방송3사 저녁 종합 뉴스 선거보도 모니터 브리핑을 발행합니다.



태그:#투표시간 연장, #대선,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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