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차와 다도가 좀 더 서정적이고 정적인 활동이라면 검도 같은 호신술, 휴대용 전자충격기 같은 호신용 도구들은 보다 사실적이고 동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차와 다도가 좀 더 서정적이고 정적인 활동이라면 검도 같은 호신술, 휴대용 전자충격기 같은 호신용 도구들은 보다 사실적이고 동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 임윤수

연애가 감성적이고 이상적인 선택이라면 결혼은 보다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결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차와 다도가 좀 더 서정적이고 정적인 활동이라면 검도 같은 호신술, 휴대용 전자충격기 같은 호신용 도구들은 보다 사실적이고 동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불경, 성경, 사서삼경 등은 성인들의 말씀이나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경전에 담긴 말씀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가르침에 기대어 자비와 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것으로 행복을 추구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손자병법'이나 '삼십육계'와 같은 병법(병서)들은 생존을 위한 지혜이자 수단, 전쟁 같은 삶에서 살아남거나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는 지략서이자 묘소입니다.

신동준 지음, (주)위즈덤하우스 출판의 <무경십서>는 <무경칠서>, '손자병법', '오자병법', '사미법', '울료자', '손빈병법', '장원', '당리문대' 등 일곱 가지 병서에 '육도'와 '삼락' 그리고 '삼십육계'까지를 더한 10가지 병법을 4권으로 집대성한 병서입니다. 

<무경십서>는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경십서>①에서는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무경십서>②에서는 '사미법'과 '울료자' 그리고 '손빈병법'을, <무경십서>③에서는 '장원'과 '당리문대'를, <무경십서>④에서는 '육도'와 '삼락' 그리고 '삼십육계'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생존 자체가 경쟁이자 전쟁인 시대

 <무경십서> 표지
<무경십서> 표지 ⓒ (주)위즈덤하우스
석차전쟁, 내신전쟁, 입시전쟁, 취업전쟁, 환율전쟁, 탈세와의 전쟁, 경제전쟁, 마약과의 전쟁, 주폭과의 전쟁, 조폭과의 전쟁… 조금은 살벌하지만 요즘은 전쟁 아닌 게 없을 만큼 온통이 무한경쟁으로 치르는 전쟁입니다.

학생은 학생들끼리, 대학졸업을 앞둔 졸업예정자들은 그들끼리, 진급경쟁자는 진급경쟁자끼리, 업체는 업체끼리, 기업은 기업끼리, 국가는 국가끼리…, 방법은 제각각이고, 형태 또한 다르게 구분되지만 이기고 승리해야만 살 수 있는 경쟁의 시대입니다. 기업과 기업, 국가와 국가 간에 벌이는 여러 양상의 경쟁을 총소리 없는 전쟁으로 부른 지 이미 오래입니다.

동서고금을 통해 전쟁과 경쟁이 없었던 시대는 단 한 순간도 없었습니다. 싸움에서 진 패망국, 경쟁에서 진 패자는 참으로 비참합니다. 그러기에 싸움에서는 승리해야하고, 경쟁에서는 이겨야 합니다. 싸움에서 승리하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비법 같은 지혜를 두루두루 담고 있는 것이 <무경십서>입니다. 

무릇 군사작전은 물과 같다. 물은 높은 곳을 피해 낮은 곳으로 흐른다. 용병도 적의 강한 곳을 피해 허점을 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물은 지형에 따라 흐르는 방향을 결정한다. 군사작전도 적의 내부사정 변화에 따른 다양한 전술을 구사해야 승리할 수 있다. 군사작전에 형태가 없는 것은 물이 일정한 형태가 없는 것과 같다. 적의 내부 사정 변화를 좇아 승리를 거두는 것을 일컬어 신무神武라고 한다. - 무경십서① 손자병법, 제6편 <허실> 물 흐르듯 용병하라 중 - 208쪽

무경십서① 손자병법, 제6편 <허실> '물 흐르듯 용병하라' 중 일부입니다. '병법', '병서'라고 하니 임금이나 장수, 지도자나 기업주 정도는 돼야 일거나 알아야 할 내용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직면하거나 극복해야 하는 과정을 지혜롭게 해결하거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묘수들입니다. 처세술이 될 수도 있고, 삶의 태도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일을 결정을 짓는 과정에서의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는 내용들입니다.

<무경십서>, 처세술이 될 수도 있고 삶의 태도가 될 수도 있어

가장은 집안을 리드해 나가는 장수이자 경영책임자가 되는 게 우리네 일상이자 역할입니다. 군사 작전만 물과 같은 게 아니라 가풍이나 집안 분위기도 물과 같을 수 있습니다.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양보하고 포용해가는 집안이라면 저절로 화목해지고 저절로 행복해질 것입니다.    

'병법', '병서'라고 하니 딱딱하고 어려울 것으로 짐작될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생활 주변에서 얼마든지 경험하거나 볼 수 있는 부드러운 내용입니다. 다들 알고 있는 방법이나 내용이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는 지혜를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적용하거나 응용한 전례를 담고 있어 실전으로 터득한 경험처럼 다가오는 지혜입니다. 

 ‘손자병법’이나 ‘삼십육계’와 같은 병법(병서)들은 생존을 위한 지혜이자 수단, 전쟁 같은 삶에서 살아남거나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는 지략서 이자 묘수입니다.
‘손자병법’이나 ‘삼십육계’와 같은 병법(병서)들은 생존을 위한 지혜이자 수단, 전쟁 같은 삶에서 살아남거나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는 지략서 이자 묘수입니다. ⓒ 임윤수

옛날 뛰어난 장수는 병사를 육성할 때 마치 자식을 가르치듯이 했다. 위난의 상황이 닥치면 몸소 전면에 나섰고, 공을 논할 때는 몸소 뒤로 물러났다. 부상병을 대하면 울며 다독였고, 전사자에게는 크게 애도하며 후하게 장사지냈다. 병사가 굶주리면 자신의 음식을 내주고, 추위에 떨면 자시의 옷을 벗어 입혀주었다. - 무경십서③ 장원, 제2편 <논기> 제29장 <애사> 자식을 가르치듯 병사를 다뤄라 102쪽

"장수는 겨울에 갑옷을 입지 않고, 여름에 부채를 잡지 않고, 비가 내려도 우산을 펴지 않습니다. 이를 일컬어 예를 아는 장수라는 뜻의 예장禮將 이라 합니다. 장수가 몸소 예를 좇지 않으면 병사가 느끼는 추위와 더위를 알 수 없습니다. 군사가 좁고 험한 길을 지나거나 진창길 위를 갈 때 장수가 반드시 먼저 말에서 내려 걷습니다. 이를 일컬어 몸소 힘쓰는 장수라는 뜻의 역장力將이라 합니다. - <무경십서>④ 111쪽, <육도> 제23장 <여군勵軍> '솔선수범으로 고취하라' 중

얼마 전 연평도를 방문한 대통령은 병사들에게 '통일이 될 때까지 NLL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국군의 최고통수권자로서 무경 2서 <오자병법> 제3편 <치병> 중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하라'는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말이지만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이 선택해서 임명한 대부분의 각료들조차 필사즉생의 각오로 해야 할 병역의 임무를 다했다는 경력을 듣지 못해서 인지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병법에 앞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제1의 덕목은 '믿음'입니다. 비단 지도자만이 아니라 개인이 갖추어야 할 제1의 덕목 역시 믿을 수 있는 신뢰입니다. 믿음이 전제되지 않는 지도력이나 병법, 인간관계는 허울 좋은 술수에 불과 합니다.  

대선을 앞둔 요즘, 몇몇 유력 후보자들과 그 집단 사이에서 벌이고 있는 선거전이야말로 전쟁같은 경쟁입니다. 이럴 때 선거 당사자는 물론 용병이 되어 전쟁 같은 선거전에서 전투를 하고 있는 구성원들 중 누가, 어느 쪽이 유권자의 마음을 더 많이 얹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입니다.

 현명한 장수는 권위와 억압으로 부하를 다스리지 않습니다.
현명한 장수는 권위와 억압으로 부하를 다스리지 않습니다. ⓒ 임윤수

"미국의 경제적 식민지인 한국의 경제 관료들은 안락한 대접을 조건으로 국제투기금융 세력에 국가를 팔아넘기는 행태를 저질렀다.

문민정부 시절 국제투기금융 세력이 국내 금융기관들을 통해 한국기업들에게 과도하게 달러를 빌려 쓰도록 부추긴 뒤 외환위기를 조장해 한국의 재벌들과 은행들을 약탈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아편전쟁을 유대자본의 영국 '시티 오브 런던'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한 <화폐전쟁>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실제로 월든 벨로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대우 그룹의 현금성유동이 어려워진 근본 원인을 전적으로 국제투기금융과 이에 예속된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 - <무경십서>④ 443쪽, <삼십육계> 부록, 격안관화의 희생양, 대우 중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손자병법> 제1편 <시계>중 '성동격서'의 대표적인 전례로 지금까지 인용되고 있고, 한국이 맞은 IMF의 산탄에 산산조각이 난 대우 그룹의 해체는 '삼십육계' 제2편 <적전계> 제9계, 격안관화(隔岸觀火), '강 건너 불구경 하며 기다려라'의 희생물이 되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중국의 역사 수천 년을 걸치면서 걸러지고 선정된 지혜를 담고 있는 10대 병법서는 지도자나 경영주들에겐 승리나 성공을 위한 비서가 되고, 온통이 전장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처세술이나 삶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입니다. 

비겁한 거래를 위한 성상납, 진정한 미인계 아닐 터 

 현명한 지도자는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있는 지도력을 실천합니다.
현명한 지도자는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있는 지도력을 실천합니다. ⓒ 임윤수

<삼십육계>의 제36계는 널리 회자되는 '줄행랑', '일단 달아났다가 후일을 도모하라'이고 제 31계로 오른 병법이 '미인을 이용해유인하라'는 '미인계'입니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불안한 출세와 올바르지 못한 거래의 수단으로 미인계의 또 다른 이름인 유흥업소 향응과 성상납이라는 게 자행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쟁에선 승리해야 하고, 경쟁에선 이겨야 하는 걸 전제로 하고 있는 게 병법이고 병서이지만 비겁한 출세, 불법적 거래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성상납은 <삼십육계>에서 제시하는 '미인계'와는 뜻도 의미도 다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석차전쟁, 내신전쟁, 입시전쟁, 취업전쟁, 환율전쟁, 탈세와의 전쟁, 경제전쟁, 마약과의 전쟁, 주폭과의 전쟁, 조폭과의 전쟁…, 너무너무 살벌하지만 온통이 무한경쟁으로 치러지는 전장 같은 현실에서 완벽한 승자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패자가 되는 것쯤은 사전에 피해 갈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무경십서>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무경십서>①: 손자병법, 오자병법┃역주 신동주┃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2012.9.28┃값20,000원
<무경십서>②: 사미법, 울료자, 손빈병법 ┃역주 신동주┃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2012.9.28┃값20,000원
<무경십서>③: 장원, 당리문대┃역주 신동주┃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2012.9.28┃값18,000원
<무경십서>④: 육도, 삼락, 삼십육계┃역주 신동주┃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2012.9.28┃값20,000원



무경십서 1 : 손자병법, 오자병법 - 중국의 모든 지혜를 담은 10대 병법서

신동준 역주,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2012)


#무경십서#신동준#위즈덤하우스#손자병법#역사와아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