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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추워졌고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바쁜 일상에 가까운 근교로 나가보지도 못하고 가을을 보내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잠깐 가을바람이라도 쐬고자 집에서 가까운 곳에 나가봤다. 그렇게 나의 국화 힐링은 시작됐다.

서울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던 중, 국화 축제가 여러 곳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깝고 쉽게 갈 수 있는 두 축제를 다녀왔다.

시월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조계사와 전남 함평군이 함께하는 '2012 조계사 국화향기나눔전'
▲ 조계사 입구 조계사와 전남 함평군이 함께하는 '2012 조계사 국화향기나눔전'
ⓒ 유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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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종각역에서내려 2번 출구로 나왔다. 그렇게 쭉 걷다보면 조계사가 나온다. 국화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조계사입구에서는 사람들의 경건한 기도가 이어졌다. 입구로 들어가면 사람들의 소망이 적힌 국화들이 기둥에 둘러있다. 국화 하나하나에 소망이 맺혀있었다. 입시, 취업, 결혼을 기원하는 것을 보니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다는 위로 아닌 위로를 받는다.

사람들이 국화를 촬영하고 있다.
▲ 조계사 중앙 코끼리 장식 사람들이 국화를 촬영하고 있다.
ⓒ 유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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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중앙에는 큰 코끼리 장식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간직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코끼리 장식을 지나면 다양한 국화들이 길을 따라 펼쳐져 있다. 허리를 숙여 국화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빨간 국화, 주황색 국화, 노란색 국화…. 모두 자신만의 색으로 저마다 그 자리에서 은은한 자태를 보이고 있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봄부터 울었다 했던가. 저 국화꽃 한 송이가 이곳에 피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냈을 것을 생각한다. 나 또한 제대로 서기까지는 얼마나 흔들릴까. 다시 일어나 조계사를 한 바퀴 쭉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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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사의 국화꽃 .
ⓒ 유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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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에서 진행되는 '2012 조계사 국화향기나눔전'은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리며, 11월 1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무역센터 앞, 그곳에서 만난 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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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무역센터 국화페스티벌 .
ⓒ 유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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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후, 나는 또 다른 국화를 만났다. 삼성역에서 내려 무역센터로 나가면 한껏 피어있는 국화를 볼 수 있다. 가볍게 놀러 나온 가족들이 화려한 국화 장식 앞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아이들이 환하게 웃어준다. 티 없이 맑은 아이의 미소에 나또한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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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센터의 국화 .
ⓒ 유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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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에서 열리는 국화축제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었다. 와이파이, K팝, 전통문화 등 다양한 테마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 그리고 국화 자체가 흔하게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종류가 많았다. ' 2012 무역센터 국화페스티벌'은 국화 아트 뿐만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를 함께 진행하며 11월 14일까지 열린다.

인사동 거리의 한 찻집에서
▲ 국화차 인사동 거리의 한 찻집에서
ⓒ 유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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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에서 국화를 보고 돌아오던 길에 인사동에서 국화차 한 잔을 마셨다. 이제는 제법 쌀쌀한 날씨에 딱 맞는 온도였다. 찻잔에 담긴 국화가 향기를 더했고 그 향기에 내 마음도 여유로워졌다. 그렇게 못내 아쉬운 나의 가을밤은 지나갔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그 날의 국화 힐링이 다시 그리워진다.


태그:#국화 축제, #서울 국화, #조계사 국화, #코엑스 국화, #무역센터 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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