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선후보 시민캠프인 대전담쟁이포럼이 '새정치를 향한 대전시민들의 토론회, 정당과 정치 기득권에 돌직구를 던져라'를 개최했다.
30일 밤 대전 서구 갈마동 대전담쟁이포럼 사무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존정당과 정치행태에 대한 불신이 오늘날의 '안철수 현상'을 낳았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 전문가 그룹의 여는 토론으로 시작, 영상에 담은 시민들의 목소리 청취, 자유토론, 마무리 발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토론에 나선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정치인이 지역을 모르고 지역현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정치개혁은 우리 지역의 정치인, 우리지역의 정당문화를 바꾸는 데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상적으로 지역의 현안에 대해서 올바른 정책과 대안을 내어놓고, 이를 실천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인재를 발굴해 내고 육성해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를 해내기 위한 두 가지 요소인 '정책역량 강화'와 '새로운 인물'은 선거를 앞두고 뚝딱 찾아내는 게 아니라 일상적 정당 활동 속에서 키워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혁신을 말로 하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해 달라"고 주문하고, 특히 "타당 인사 영입 등 보여주기식 낡은 퍼포먼스 정치 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민양운 풀뿌리여성마을숲 공동대표는 유권자를 '투표용지에 도장 찍는 사람'으로 치부하지 말고, 주민과 밀착된 정치와 정당 활동을 주문했다. 그는 "정치 공학적 사고와 거대담론을 통한 정치개혁은 여전히 주민들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라며 "주민과 밀착된 생활정치를 통해 서로 신뢰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을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수찬 목원대 정치학과 교수는 "우리사회는 현재 '비판적이면서 조직된 시민사회'와 '정당한 정보접근성', '미디어 환경' 등 정치개혁을 위한 자원에 상당히 한계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뚫고 정당구조를 바꾸어낼 것인가가 정치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정당은 회비를 내고 자신의 의사를 적극 표현하는 등 당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당원이 거의 없다"며 "진정성 있는 당원이 있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으면 정당과 정치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문가 그룹의 지적 이후에는 영상에 담아온 시민들의 요구가 방영됐다. 이 영상들 속 시민들은 '패거리 정치 청산', '공정한 공천과정', '철새정치인 공천배제' 등 정치개혁을 위한 과제와 '최저임금 현실화', '민주정부 10년의 성과 계승', 'FTA 전면 재협상' 등 시민들이 정치권에 바라는 정책적 요구를 제시했다.
이후 객석의 시민들과의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곽남영 대전담쟁이포럼 본부장은 "정치혁신 과제를 크게 보면 '제도'와 '소통'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이 두 가지 모두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은 "여야가 머리 터지게 싸우다가도 자신들 '세비' 올리는데는 마치 한 몸처럼 재빠르게 움직인다"며 "안철수가 뜨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기성정치인들의 못된 행태로 인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용전동에 산다고 밝힌 서영완 씨는 '정당의 주인이 당원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당원이 자신이 당원인 줄 아는 것은 당비 나갈 때나 회의참석 문자 받을 때"라면서 "그런데 가장 중요한 지역위원장 선출이나 공천과정 등은 당원은 모른 채 끼리끼리 해먹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과연 민주통합당이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다 내려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만일 다 내려놓고 진정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면 안철수 현상과 같은 것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구에서 온 강건규씨는 민주통합당 대전 유성지역 총선 공천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하여 다른 당에 갔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복당하여 오자마자 지역위원장을 달고, 당원들도 모르게 대의원들을 제명하고 공천을 받았다"며 "바로 그 인사는 지금 이 지역에서 대장노릇을 하고, 대선후보 캠프의 주요직책을 맡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정말 가슴 아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오늘도 선진당을 탈당하는 인사들이 민주통합당에 들어온다고 한다, 이런 과정이 바로 시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 놈이 그 놈인 정치, 제발 이제는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의견도 제시됐다. 충남대 김재곤 학생은 "정치인들은 귀를 좀 파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반값등록금과 법인화 등 대학생들이 요구하는 정책에 대해 평소에는 귀를 막고 살다가, 선거 때가 되면 마치 들어주는 척하고 끝나면 모른 체한다"고 말했다.
배재대 권세정 학생도 "정치인들은 대학생위원회 등을 만들어 마치 대학생들과 소통하는 듯 하다가 실제로는 자신들의 선거에 이용하여 '정치 아르바이트생'으로 전락시킨다"며 "제발 대학생들을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선동하거나 동원하거나 이용하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안정선 대전담쟁이포럼 대표는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시민들은 말하는 데,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이 자리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듣는 자세, 마음을 여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이런 자리는 무의미 하다, 결국은 시민들의 진짜 돌직구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용선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시민캠프 공동대표가 참석해 대전지역 시민들의 정치개혁을 향한 요구를 들었으며, 이를 문재인 캠프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