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날렵하고 공격적인 모양의 헤드렘프와 위아래로 구분되는 역동적인 그릴이다."토요타 '벤자'를 직접 디자인한 이정우 선임 디자이너의 말이다. 그는 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W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토요나 벤자 신차발표에서 "벤자 디자인의 핵심은 전면부에 녹아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정우 선임 디자이너는 "벤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의 장점만을 살려 만든 차"라면서 "차의 높이를 낮춰 승용 세단의 느낌을 담아냈고, 일반 왜건형 차량과의 차별화를 위해 윈도우(창문)를 좀 더 스포티하게 디자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자이너들은) 대체적으로 차를 디자인 할 때 대형 휠을 선호하는데 (벤자에) 20인치 휠을 사용한 점은 획기적이다"면서 "이 때문에 공격적이면서 날렵한 SUV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벤자 디자인에 한국적인 감성을 담았다면 어느 부문이냐는 물음에 "어려운 질문이다. 측면 디자인이 좋다. 큰 휠, 스포티하면서 성능을 포기하지 않았고 정면은 공격적으로 달리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헤드램프, 그릴 등 디테일한 파트에도 깔끔하고 완벽한 마무리에 중점을 줬다"고 답했다.
현대기아차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내놓았다. 그는 "현대기아차 디자인 수준은 글로벌 시장서 통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면서 "이는 디자인에 대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 중 디자인이 뛰어난 모델에 대해서는 "K5가 개인적으로 맘에 든다. 전체적인 외관이 굉장히 진취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에 테크놀로지를 동급 차량 대비 많이 적용 했다. 특히 헤드렘프와 테일램프 등이 돋보인다"고 답했다.
토요타 차량의 '패밀리룩'과 관련해서는 "벤자에 적용된 T자 모양의 주간 주행등과 날카로운 이미지의 엘이디(LED) 헤드렘프는 토요타 본사의 아이디어를 반영했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이를 패밀리룩으로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한국시장서 저평가를 받고 있는 캠리 디자인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았다. "캠리 같은 경우는 메인 고객이 디자인보다도 다른 내구성 엔진의 능력을 보고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보수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디자인을 추구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벤자는 지난 2008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처음 데뷔했다. 토요타가 북미 전용으로 개발한 모델로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되며 미국 이외 수출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에 국내에 공식 선보이는 토요타 벤자는 2013년형 모델이다. 그는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30~40대를 주 고객으로 디자인 초점을 맞췄다"면서 "톡특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50 대 이상의 고객들에게도 새로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우 선임디자이너는 토요타 디자인의 핵심인 미국 칼티 디자인 앤아버 스튜디오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5년 칼티 디자인 센터에 입사한 후 2009년형 벤자, 2011년형 시에나 스포츠모델, 2011년형 하이랜더 SUV, 2013년형 벤자와 2014년형 툰드라의 외관 디자인을 담당했다.
세단과 SUV 장점 살린 '벤자'
벤자는 SUV가 연상되는 외관이지만 세단처럼 차체 높이를 낮춰 앞뒤나 옆에서 보면 낮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준다.
국내에 출시된 벤자는 3.5와 2.7 가솔린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3.5 모델은 최고출력이 272마력, 2.7은 184마력을 발휘한다. 모두 자동 6단변속기를 장착했다. 연비는 신연기 기준, 2.7 모델이 리터당 9.9㎞이며, 3.5 모델은 리터당 8.5㎞다.
특히 3.5 모델은 전륜과 후륜 토크 배분을 최적화할 수 있는 액티브 토크 컨트롤이 적용된 AWD 시스템을 갖춰 다양한 도로에서 안정적인 가속과 부드러운 코너링을 보장한다.
또한 일반적인 SUV에 비해 무게 중심이 낮게 유지되도록 설계되어 더욱 커진 휠과 타이어와 함께 역동적인 핸들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쪽의 설명이다.
여유 있는 실내공간 '매력'
실내는 운전석 공간과 동반석 공간이 서로 중복되는 '60:60 공간 구성(운전자와 동반석 승차자 둘 다 자신의 탑승 위치에서 60%의 공간을 점유하는 것처럼 느껴짐)'이라는 독창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이 적용됐다.
뒷좌석의 경우 등받이 각도를 좌우 독립해 조절할 수 있고, 뒷좌석 힙 포인트를 앞좌석보다 높게 설정해 뒷좌석 승차자의 시야를 확대하고, 틸팅 및 슬라이딩 기능을 지닌 파노라마 문루프로 탁 트인 개방감을 제공한다.
특히 뒷좌석 시트를 접지 않고도 골프백 4개정도는 무난히 들어갈 수 있다. 원터치로 편리하게 뒷좌석을 접으면 추가적인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는 장점을 갖췄다.
다양한 편의사양도 대거 장착됐다. 전 모델에 파워트렁크 기능이 더해진 스마트키 시스템,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옵티트론 계기판 등 최첨단 멀티미디어 시스템, 7.1채널 13 스피커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을 갖춰다.
이밖에 토요타의 전 차종에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 스타 세이프티 시스템은 향상된 차량자세제어장치(VSC),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ABS 브레이크 시스템, EBD 전자식 제동력 분배 장치, BA 제동 보조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탁월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해 준다.
또한 총 7개의 에어백과 앞좌석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힐 스타트 어시스트, 앞좌석 액티브 헤드레스트 등을 갖추었다. 벤자의 국내 판매가격은 벤자 XLE(2.7)가 4700만원, 벤자 리미티드(V6 3.5)가 5200만원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두 가지 트림 모두 기본사양에 있어 미국 판매 최고급 모델에 추가적으로 고급 옵션을 추가했으며, 이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벤자의 월 판매목표는 30대 정도 예상하고 있다"며 "토요타 86, 벤자처럼 개성 있고 다양한 모델들을 한국에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