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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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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만난다.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다. 지난 4일까지만 해도 두 후보의 만남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앞서 안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종합정책 발표 예정일인 11월 10일 이후로 미뤘다. 그는 또한 문재인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원칙, 그리하여 힘을 합쳐 함께 대선에 임할 것이라는 원칙만큼은 하루빨리 합의해서 국민들에게 제시하도록 하자"며 단일화 회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같은 시각 전북 새만금사업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후보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정치개혁 없이 정권교체가 힘들다는 예로 (2일) 제주에서 4·11 총선(패배)을 말했다"며 "진정한 정치개혁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좋다, 진심이 담긴 약속이 있어야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5일 오후 전남대 강연에서 갑작스럽게 문 후보에게 단일화 회동을 제안했다. 문 후보의 전날 제안에 뒤늦게 화답한 셈이다. 이어 안 후보 쪽 조광희 비서실장이 문 후보 쪽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6일 두 후보의 만남까지 확정지었다. 신속한 움직임이다.

4일 단일화 거부→5일 회동 제안... 그 배경에는 지지율 정체 있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난 4일 오전 전북 익산시 원불교중앙총부에서 열린 종법사 추대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난 4일 오전 전북 익산시 원불교중앙총부에서 열린 종법사 추대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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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안철수 후보는 왜 갑자기 입장을 바꿨을까? 유민영 대변인은 "정치혁신, 정치쇄신(논의)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공학적이 아니라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두 분이 만나는 것이다, 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일화 회동 제안은 지지율 정체에 따른 판단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안 후보는 지금껏 단일화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다. 이는 단일화를 바라는 야권 성향 유권자의 피로도를 높였다. 이같은 결과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10월 30~31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50.7%)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44.3%)와의 양자대결에서 6.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한 달 전인 9월 26~27일 같은 조사에 두 후보의 격차가 17.2%포인트였음을 감안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하향세를 보인 것이다.

다자 대결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10월 30~31일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26.4%)는 박근혜(41.7%), 문재인(27.3%)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밀린 것은 처음이다. 9월 26~27일 조사에서는 안 후보(34.5%)가 박 후보(37.2%)와 1위 자리를 두고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민주진보진영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져왔다"며 "캠프 내부에서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감지되자, 입장을 바꿔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 같다"고 밝혔다.

호남 민심 이반 우려... "단일화 제안 효과 극대화 위해 광주 찾아"

안 후보가 입장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호남 민심의 변화라는 분석도 많다. 단일화 파트너인 민주통합당의 주요 지지기반이 호남인 것을 감안하면, 호남 민심을 얻는 쪽이 단일화 경쟁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 후보는 지금껏 호남 민심에서 문 후보를 압도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오마이뉴스>-리서치뷰의 10월 30~31일 조사에서 안 후보는 호남 지지도에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문 후보에게 3.4%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2일 제주에서 1차 전국순회일정을 마무리 한 후, 이틀 뒤인 4일 안 후보가 신속하게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한 무대인 전남대 강연의 제목은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현됩니다'였다. 1997년은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물리친 대선이 있던 해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안 후보의 적극적인 호남 민심 구애였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정체돼있고, 특히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와 접전 분위기라면 선제적으로 액션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그러한 고민 속에서 호남을 방문했고, 특히 단일화 제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광주에서 말을 꺼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이번 제안은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상반된 평가도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 후보가 안 후보의 지지율을 뒤집지 못하자, 안 후보에게는 자신의 견고한 지지세를 확인하면서 자신감이 얻었을 것"이라며 "이번 제안으로 안 후보는 대중의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단일화 주도권을 얻게 됐다,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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