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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6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만나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합의했다.
 야권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6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만나 후보등록 전 단일화에 합의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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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범야권 단일후보 결정은 호남이 그 키를 쥐고 있다."

7일 우상호 민주통합당 공보단장의 말이다. "내일(8일)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 합의 이후 호남을 방문하는 의미를 눈여겨 봐달라"며 한 말이다. 문 후보는 당초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8일 제주 선대위 출범식에만 참석한 뒤, 오후에는 광주로 이동해 1박 2일 일정을 보내기로 했다.

이에 맞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교수도 이날 고향인 호남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한다. 문재인 후보 부부의 광주 방문에 대한 '맞불'의 성격이 짙다. 이미 안 후보는 지난 4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다녀갔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단일화 승부의 열쇠를 쥔 '호남 민심'을 두고 양측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제주 일정까지 변경해 호남 방문..."호남 유권자들 반응 빠르다"

안철수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서 왔다. 그러나 최근 문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엎치락뒤치락 혼전 양상이 가속화 되면서 야권후보 단일화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호남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양 후보의 '호남 끌어안기' 경쟁은 단일화가 임박할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4∼5일 호남을 방문, 흔들리는 표심 달래기에 나섰다면 문재인 후보는 오는 8∼9일 광주를 방문해 다시 한 번 민심을 흔들어 상승 기류를 고착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시립 서남병원에서 '돈보다 생명이 먼저인 의료'라는 주제로 보건의료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시립 서남병원에서 '돈보다 생명이 먼저인 의료'라는 주제로 보건의료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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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민주통합당은 광주와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이른바 '지역 대기령'을 내려, 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내부 조직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 박지원 원내대표와 우상호 공보단장 등 중앙당 인사들도 잇따라 광주·전남을 방문, 전방위적인 공략에 나섰다. 최근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텃밭'에서의 부진을 털어내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6일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회동을 한 문재인 후보가 출마선언 이후 세 번째 호남을 방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 후보는 지난달 28일 광주에서 '광주선언'을 발표하고 지난 4일 전북 익산 원불교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다시 나흘 만에 호남을 방문한다.

문 후보는 8일 오후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이날 개막되는 광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뒤, 9일에는 조선대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애초 문 후보는 8일 제주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고 다음 날까지 제주에 머물면서 민생현장을 둘러볼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급히 변경했다. 안 후보가 지난 5일 광주를 방문하면서 단일화 회동까지 제안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7일 "다른 지역에서 두 분(문재인-안철수) 사이의 지지율은 큰 변동 없이 오차 범위 안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반면, 호남에서는 10% 넘는 등락이 두세 번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두 후보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줄거나 늘거나 역전이 되는 현상이 3주 사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기반인 호남이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결정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야권에서는 역대 대선에서 호남이 "의미있는 결정"을 했듯이 이번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의 키를 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 단장은 "(문 후보가) 추석 전에 제일 먼저 호남을 방문해 진솔하게 참여정부 시절 호남인이 느낀 서운함에 대해 사과했고, 앞으로 호남 인사를 차별하지 않고 탕평인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로써 호남 유권자들의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난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난 5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 참석, 야권후보 단일화를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독 회동을 제안한 뒤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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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호남의 사위' 내세워 남다른 애착 과시 


문재인 후보가 8일 광주를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도 이날 광주를 찾아 안 후보 지원에 나선다. 안 후보가 호남을 방문한 지 나흘만이다. 광주·전남 방문을 통해 호남 지역 내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조직을 앞세운 문재인 후보의 추격이 거센데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역전 결과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진 게 사실이다.

특히 안 후보가 지난 5일 광주에서 단일화의 물꼬를 트는 회동 제안을 전격 발표한 것도 그만큼 호남이 갖는 비중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1차 전국 순회에 나서면서 첫 번째 행선지를 호남으로 잡았고, 2차 전국 순회의 첫 행선지 역시 호남으로 정했다. 호남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과시한 셈이다.

안철수 후보 측은 "후보 부인인 김미경 교수가 고향인 호남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라며 광주가 김미경 교수의 '제2의 고향'인 점을 부각했다.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여수와 광주에서 학교를 다닌 안 후보 부인을 호남으로 내려 보내 문 후보 부부의 광주 방문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 후보 캠프는 7일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 광주에서 본격 행보 시작'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대통령후보 부인으로서 공식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김 교수는 첫 행선지로 광주를 선택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8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들른 뒤 노인복지시설인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방문해 봉사 활동을 하면서 안 후보 지지를 적극 호소할 예정이다. 또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가족을 잃은 어머니들의 모임인 '오월어머니회', 근로정신대 피해자와 이를 돕는 시민모임 관계자 등을 만나는 시간도 갖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오른쪽)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씨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2 간호정책선포식'에 나란히 참석하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오른쪽)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씨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2 간호정책선포식'에 나란히 참석하였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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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교수도 이날 저녁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참석하는 광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문재인 후보 부부와 조우할 수 있다. 앞서 김 교수는 안 후보와 함께 지난 9월 27일 전남 여수 중앙동 본가를 방문한 바 있다. 부산 출신인 안 후보가 '호남의 사위'라는 점을 알림으로써 나름의 내조를 했다는 평가다.

지난 1일에 이어 5일에도 안 후보와 함께 광주를 방문했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호남은 우리 역사를 진전시키는데 항상 제일 앞에 서왔다"며 "호남의 민심이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꾸는 데 모아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여론조사 수치는 들쑥날쑥 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호남 민심은) '51대 49'의 어려운 선거에서 누가 51%, 과반수의 힘을 모아낼 후보인가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에 대한 열망이 높은 만큼 안 후보에게 특별한 기대를 갖고 있더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 후보 측 모두 이번 광주 방문 일정에 대해 "상대 후보의 일정을 의식해 잡은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을 앞두고 양 후보 측이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서로 일정까지 견제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태그:#후보단일화, #문재인, #안철수 , #김미경, #호남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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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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