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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 MBC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된 것에 대해 외압설이 제기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생기고 있다. 8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양문석 상임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김충일 방문진 이사에게 전화해 김 사장을 유임시키도록 했다"고 폭로했다. 양 위원은 MBC 문제 해결을 약속한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약속을 어기고 외압을 했다고 비판하며 자신 역시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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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일 이사, 설득 과정에서 여권수뇌부 움직임 감지"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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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압설의 주체로 지목된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총괄본부장 측은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 논란은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당분간 MBC는 '김재철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 출연한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MBC가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져 버린 것에 대해 전 MBC 사람으로서 그리고 국회의원으로서 정말로 슬프고 안타깝다"며 지지부진했던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무산된 것에 유감을 표했다.

신 의원은 "여당 측 추천을 받았던 김충일 방문진 이사가 'MBC가 이렇게 간다면 미래가 없다고 보고 10월 초에 김재철과 노조집행부가 동반 퇴진해 문제를 풀어보자'는 의견을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김 이사가 여당 측 이사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여권 수뇌부의 움직임이 감지됐고, 23일 밤 결국 김 이사에게 압력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야당과 MBC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지금까지는 MBC 문제의 해결을 약속하는 여야의 합의 아래 국회 개원이 이뤄지기도 했고 이면으로 방통위 상임위원들끼리의 합의도 있었다. 또한, 여당 추천을 받았던 김충일 이사가 MBC 문제 해결에 나서려고 했기 때문에 사태 해결에 긍정적인 기미가 보였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 퇴진에 공통 분모를 가지고 합의했던 것처럼 보였던 여권이 표변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지난 8월 당시 방문진 이사 선임 당시 새누리당이 청와대에 인사권을 전부 넘겨주면서 사실상 여야 이면합의의 흐름이 끊어지게 됐다"며 "또한 10월 초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대화 문제가 터지면서 여권의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모두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막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해 압력을 넣게 된 여건이 갖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신들의 정치 입지를 위해서는 MBC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데에 청와대와 박근혜 대선 후보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MBC노조, 12일 추가 폭로할 예정

한편, MBC 노조는 해임 부결을 비판하며 12일 국회 환노위에서 열리는 MBC 청문회 자리에서 추가 폭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그러나 청문회에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MBC 인사들의 출석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아직 보이지 않는 상태다.

신 의원은 "김재철 사장 체제는 우선 12월 19일까지 갈 것 같다"며 "만약 여권이 대선에 승리할 경우 원래 임기인 2014년 2월까지도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김재철 사장은 MBC 1년 선배인데 당시 방송기자로서는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정치에는 관심이 많았다"며 "실제로 출마를 하려고 1990년대 초반 휴가를 내고 고향 쪽에 내려갔다가 공천이 여의치 않아 원대복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지금 MBC는 김재철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다 내쳐놓고, 프로그램을 없애고, 제작 방향을 왜곡하고, 이것이 결국 뉴스 품질의 급격한 저하로 나타났다"며 "언젠가 김재철 체제가 끝나더라도 제조 공정이 복잡한 산업 중 하나인 방송에서 이 인력들을 다시 재조직할 수 있을까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의원은 "MBC는 기자로서 사회를 이해하고 세계를 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를 줬다"며 "지금은 운명이 이상하게 돼 MBC 앵커에서 잘리고, 정치권에 진입했지만 언젠가는 방송과 언론으로 돌아가고 싶고 그것이 우리 사회와 역사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태그:#이털남, #MBC, #김재철, #방문진, #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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