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1일 오후에 열린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후보 2차 토론회 모습.
 11일 오후에 열린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후보 2차 토론회 모습.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시민선거인단의 단일 후보 투표 하루를 앞둔 11일 오후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추대위에 등록한 후보 5명이 한 곳에 모여 2차 막판 토론을 벌였다.

이날 후보들은 오후 2시부터 서울시의회 별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고교선택제 문제'와 '전교조·교수 출신 후보 불가론' 등에 대해 각을 세웠다. 하지만 2시간 13분 동안의 토론이 각자 돌아가며 발언하는 모습으로 진행되어 주제별 쟁점을 뚜렷하게 나타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한 후보는 토론 직후 "학예발표회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교선택제 즉각 폐지냐, 존속이냐

사전에 여론조사 기관이 뽑은 375명의 배심원들은 이날 토론을 인터넷 중계 등을 통해 지켜본 뒤, 지지 후보에 한 표를 던졌다. 단일후보는 배심원 투표 20%를 비롯하여 여론조사와 시민선거인단 투표 각각 40%씩을 더해 시민선거인단 투표가 끝나는 날인 13일 오후 10시쯤 발표한다. 시민선거인단은 모두 1만4556명이 등록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은 김윤자 전 노무현 정부 사학분쟁조정위원(60, 한신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송순재 전 곽노현교육감 서울교육연수원장(60, 감리교신학대학 교육학과 교수), 이부영 전 합법전교조 초대위원장(66,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교육정책 자문위원), 이수호 전 박원순 서울시장공동선거대책위원장(63, 전 전교조위원장), 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58, 국가인권위 조정위원)다.

이날 후보들은 고교선택제에 대해 뚜렷한 견해 차이를 내보였다. 고교선택제는 중3 학생들이 고교를 골라 지원하도록 한 고교 입시제도다. 서울에서는 2009년에 처음 도입됐다.

왼쪽부터 김윤자, 정용상, 이수호, 송순재, 이부영 후보.
 왼쪽부터 김윤자, 정용상, 이수호, 송순재, 이부영 후보.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이수호 후보가 "고교선택제를 폐지하겠다"고 말하자 김윤자 후보는 "고교선택제는 학부모 선택의 요구가 있어서 (도입한 제도여서) 평준화와 수월성의 융합 측면에서도 두루 살펴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정용상 후보도 "고교선택제는 혁신학교의 발전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면서 당장 폐지하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그는 "고교선택제는 학교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양극화 해소 측면에서 고교선택제는 완급의 차이를 갖고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수호 후보는 "학교는 지금도 실업계와 인문계로 나눠지고 특수목적고, 예체능고,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등 다양하게 있다"면서 "이런 속에서 나머지 인문계고교를 골라가게 한다면 (선택을 못 받고) 남는 학교는 슬럼화가 되고 똥통학교가 된다"고 반박했다. 송순재 후보도 "고교선택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 그리고 모든 학교를 상향평준화하겠다"고 말해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이날 토론에서는 1차 토론회에 이어 '전교조 후보 불가론'과 '교수 후보 불가론'에 대한 질의가 나와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불가론' 상호 질문에서는 긴장 분위기 연출

이부영 후보는 김윤자 후보를 지목한 질문에서 "초중등교육에 대한 현장경험이 거의 없다"면서 "정책은 빨리 공부하면 되지만 사람과 시스템을 익혀나가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교수 출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한 답변에서 김 교수는 "(이부영) 선생님처럼 현장에 밝은 분들 모셔서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면서 "오히려 인맥과 학맥으로부터 자유로운 저 같은 객관적인 사람이 적합하다"고 반박했다.

이수호 후보는 정용상 후보에게 "(다른 자리에서) '교총회장이나 전교조 회장 (출신)이 교육감에 출마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는데 현장을 가장 잘 알고 단체를 통해서 여론을 수렴해가면서 책임지겠다는 것이 왜 안 맞는 지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서울교육은 학생, 학부모와 교사 등 서울시민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교총과 전교조는 일면을 대변하는 단체여서 그 책임자는 혹시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두 전직 전교조 위원장 사이에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이부영 후보는 이수호 후보를 향해 "10년 전 민주노총이나 진보정당으로 몸을 담았는데 학교 현장은 10년 사이 많이 달라졌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수호 후보는 "요즘 서울교육청은 학교비정규직 등 노동문제가 첨예한데 노동운동과 진보정치 운동을 한 경험은 오히려 잘 쓰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인사말과 마무리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김윤자 : 서울혁신교육이 위기다. 김상곤, 곽노현 혁신교육의 밑그림을 그린 내가 서울교육을 구원하고 정권교체에도 기여하겠다. 아이들을 보듬는 이모 같은 교육감이 되겠다. 일부 후보들이 민주노총, 전교조 경력이나 기독교 계열 뒤로 뺐다. 우리경선에서도 이렇다면 보수와 싸움에서는 어떨까. 본선에서 보수 후보를 이길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이다.

송순재 : 교육혁신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과 학습모임을 같이 해온 학자이며 실천가로서 곽노현과 서울교육을 이끈 행정가로서 교육감 직에 도전했다. 경쟁교육을 대변하는 문용린 후보와 당당히 겨루겠다. 우리교육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나섰다. 우리 경선이 마무리된다.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행복한 서울교육을 만들어가겠다.

이부영 : 암담한 교육현실 앞에서 참교육에 앞장서왔다. 세 번 구속되는 탄압 속에서도 전교조를 합법화시켰다. 합법전교조 초대위원장이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심각한 질병을 고칠 의사를 뽑는 것이다. 이것은 지식과 연구만 갖고서는 안 된다. 현장 체험을 가져야 한다. 나는 국가교육정책을 다루는 일에 참여했고 서울시교육위원도 했다. 현장을 잘 알고 준비돼 있다.

이수호 : 제가 출마한 이유는 학생들 때문이다. 과도한 경쟁으로, 폭력적 학교 문화 때문에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희망을 주고 싶었다. 더 이상 서울교육을 교육 관료나 학자출신에게 맡겨 학교현장과 맞지 않는 교육정책으로 학교와 학생들이 힘들어해서는 안 된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심정을 가장 잘 알고 현장출신인 제가 서울교육을 살려내겠다.

정용상 : 43년간 교육자이셨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았다. 입시교육을 구원하는 견인차가 되려고 한다. 사람냄새가 나는 우리 학생들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을 보듬고 희생과 헌신으로 교육정의를 바로 세워서 혁신교육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교육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인권을 잘 아는 '섬김이'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서울시교육감 선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