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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수성구청이 지난 9일 지산동 목련시장에 있는 노점상을 강제 철거한 데 해대 노점상엽합회원들이 13일 오전 수성구청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대구수성구청이 지난 9일 지산동 목련시장에 있는 노점상을 강제 철거한 데 해대 노점상엽합회원들이 13일 오전 수성구청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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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청이 지난달 전국체전을 앞두고 노점상을 강제철거 하려다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뒤, 다시 노점상 철거에 나서자 대구는 물론 전국의 노점상인들이 몰려들어 성토하고 나섰다.

전국노점상연합회 서울지부, 부산지부, 대구지부 등 노점상인 300여 명은 13일 오전 수성구청 앞에 모여 지난 9일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에서 용역들을 동원해 노점상을 강제철거한 데 대해 거칠게 항의했다.

민주노점상 심경국(40) 목련지역장은 "지난 2일 1차 철거에 들어가 항의하고 대책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었는데 9일 오후 강제로 철거했다"며 "며칠 시간을 두고 협의하자고 요청했지만 한 시간 안에 철수하지 않으면 강제철거하겠다고 말한 뒤 용역을 동원해 철거해갔다"며 분노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김영진 위원장은 "17년 전 12월 과일노점상 하던 분이 이곳 대구시청과 용역깡패들의 잔혹한 단속에 의해 죽임을 당했는데 또 강제단속이 일어났다"며 "역사는 진보를 해야 하는데 다시 그 시절로 돌아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세상에서 가장 존엄한 것은 인간이고 인간의 최고의 권리는 생존권"이라며 "어느 경우에도 생존의 수단을 침탈해서는 안 된다. 수성구청을 제대로 돌려놓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성구청이 업무를 집행하는데 방해하면 의법조치 하겠다면서 '제거해 버리겠다'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9일 철거해간 물품들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노점상은 거리에서 제거되어야 할 쓰레기가 아니다", "노점상도 사람이다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등의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구수성구청이 지난 9일 지산동 목련시장에 있는 노점상을 강제 철거한 데 해대 노점상엽합회원들이 13일 오전 수성구청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대구수성구청이 지난 9일 지산동 목련시장에 있는 노점상을 강제 철거한 데 해대 노점상엽합회원들이 13일 오전 수성구청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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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가 시작되자 수성구청은 김종한 부구청장과 건설국장, 과장, 계장 등 4명이 전국노점상연합회 김현우 수석부위원장과 서창호 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 등 8명이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이 길어지자 노점상연합회 회원들이 수성구청장을 직접 만나자며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는 모습을 취하자 경찰들이 구청을 둘러싸고 잠시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협상단이 나오고 협상 결과를 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들은 두 시간여에 걸친 협상을 통해 수성구청이 강제집행에 나선 것에 대해 부구청장이 유감을 표하고 지난 9일 철거한 물품들을 되돌려줄 것, 향후 4개월간 노점상을 현 상대로 유지하면서 차량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구간에 대해 조금씩 이동해 영업하는 것에 대해 합의했다. 또한 강제집행을 하지 않고 구청과 노점상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전국노점상연합회가 대구수성구청에서 항의집회를 열자 경찰들이 수성구청 입구를 막고 있다.
 전국노점상연합회가 대구수성구청에서 항의집회를 열자 경찰들이 수성구청 입구를 막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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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단의 협상결과를 들은 노점상인들은 협상결과에 만족하지 않지만 원하던 결과를 얻어낸 만큼 집회를 마무리하자며 부산에서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편 수성구청은 지산동 목련시장 뿐 아니라 중동시장, 상동시장 등에 대해 강제집행을 보류하고 노점상인들과 대화를 통해 사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노점상, #강제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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