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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덕 안양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조용덕 안양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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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3일, 안양시 청소년육성재단(상임이사 조용덕 전 안양시의원)은 만안청소년수련관에서 재단 모든 임직원(약 80명)을 대상으로 '반부패청렴서약식'을 했다. 청렴서약을 하기 직전에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도 실시했다.

조용덕 상임이사는 이날 "재단이 스스로 낮은 자세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나가야 한다"며 "깨끗하고 투명한 재단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청렴한 조직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약식에 참석한 직원들은 청렴하고 공정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민원인과 업체 등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청소년 육성재단이 그동안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청렴서약을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갑작스레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배경에는 회계처리 잘못과 '성희롱 사건'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

지난 11월 1일, 안양시 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청소년육성재단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안양시 자체 감사에서 직무를 소홀히 했거나 규정준수를 하지 않은 업무 50여 건이 적발됐고, 회계처리 잘못으로 1349만 원을 환수조치 당했다.

지난 8월에는 '여직원성추행'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당사자인 전임 이사장이 물러났다. 그리고 10월 17일, 조용덕 상임이사가 새롭게 취임했다. 이렇게 좋지 않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청소년육성재단을 조용덕 상임이사는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일까.

지난 7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조 상임이사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 등을 들어봤다.

그동안 청소년 육성재단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을 의식했는지 조 상임대표는 질문도 하기 전에 '윤리경영'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직원 청렴서약은 전국 최초... 서약, 깐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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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기관이기 때문에 상당한 윤리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자마자 '윤리경영'을 만들었고, 13일에 선포를 했습니다. 선포식을 하기 전에 성희롱 예방교육도 했고요. 회계담당 직원들까지 청렴서약을 했습니다. 임원이 아닌 직원까지 청렴서약을 하는 건 전국 최초입니다. 청렴서약에는 구체적인 강제 사항도 있습니다. 청렴서약 안 지키고 부정한 일을 하면 성과급을 회수한다는 내용이지요. 퇴직한 이후에 발각돼도 회수한다는 아주 깐깐한 내용입니다."

조용덕 상임이사 추진하는 것은 윤리경영 뿐만이 아니다. 사무국을 신설해서 자체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홍보와 정책 개발 업무까지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현장을 발로 뛰면서 느낀 점이 '전체적인 매뉴얼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기준과 원칙이 없었다는 말이죠. 저는 자체감사기능이 없어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1년 동안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성추행 같은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고 횡령사건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방차원에서 감사기능을 강화하려 합니다."

사무국에서는 감사 기능뿐만 아니라 홍보와 정책 추진 등 청소년 육성재단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렇듯 사무국을 강화하려는 이유를 직접 들었다.

"재단에 이렇다 할 홍보물이 없어요. 변변한 안내서도 없고요. 기자들을 만나든 외래 강사를 초청하든 재단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려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요. 또 자체 감사도 필요하고...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재단에서는 청소년 정책이 중요하지요. 이런 일을 맡아서 책임지고 추진할 부서가 필요해서 법인관리팀 업무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사무국을 두려고 합니다."

사무국을 신설해 자체 감사를 실시하고, 청렴서약에 '성과급 회수' 같은 내용을 넣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가 필요할 것 같다. 여러 가지 문제로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계획은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번에 직원 복지카드를 도입했습니다. 안양시는 2010년에 도입했고, 다른 산하기관은 지난해 도입했는데 육성재단만 복지카드 제도를 도입하지 않아 직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 행정업무를 대폭 줄일 생각입니다. 사무국에서 회계·정책·홍보 같은 행정업무를 맡아주고, 청소년 수련관 등의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인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 제작과 기획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게 사무국을 신설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조 상임이사는 사무국을 확대한다고 해도 인원을 많이 늘릴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2~3명 정도 충원을 하고, 청소년 관련 정책을 만들 때는 태스크포스팀을 따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소년 대상 힐링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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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 상임이사는 더 많은 청소년들이 청소년수련관을 포함한 시설을 많이 이용할 수 있게 프로그램 홍보를 강화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 상임이사는 "지금까지 청소년 육성재단의 산하기관의 누리집이 연동돼 있지 않아 문제였다"며 "이번에 누리집을 개편하면서 연동시켰다"고 말했다. 조 상임이사는 SNS가 대세인 점을 감안해 SNS를 통한 홍보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홍보 못지않게 좋은 정책개발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조 상임이사는 올 연말쯤 청소년 정책 포럼을 만들 계획이다.

"청소년 정책에 관심 있는 각계 인사와 현재 수련관에서 일하는 외래 강사 등과 함께 포럼을 열 생각입니다. 그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책에 반영할 생각이고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많은 프로그램과 외래 강사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만들 생각입니다. 잘된 부분은 활성화하고 잘 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통·폐합해야겠지요. 모든 사업을 앞으로는 이렇게 매뉴얼에 따라 할 생각이고, 평가도 정확하게 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ISO(국제표준안)인증작업을 하고 있어요."

조 상임이사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청소년들의 마음치유라고 한다. 조 상임이사는 입시에 쫓기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힐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 마음을 치유하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안양시에 다문화가정이나 새터민가정 같은 취약계층 아이들이 몇천 명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힐링 프로그램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찾아가는 힐링 콘서트' 같은 프로그램이지요.

또 청소년들에게 직접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월례회의 때 외래 강사까지 모인 자리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유한 다음 정책에 반영할 생각입니다."

중고등학생 다녀를 둔 조 상임이사는 "(자녀들 덕분에) 청소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하면서 "시의원을 두 번이나 역임하면서 안양시 청소년 정책의 문제점 등을 잘 파악하고 있어 누구보다도 (상임이사 일을) 잘해낼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양시청소년육성재단은 만안청소년수련관·동안청소년수련관·만안청소년문화의집·석수청소년문화의집·청소년지원센터·일시쉼터로 구성돼 있으며 이사장은 최대호 안양시장이다.


태그:#조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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