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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캠프 입구에 걸려 있는 문 후보의 대선 구호
 문재인 캠프 입구에 걸려 있는 문 후보의 대선 구호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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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당락 여부는 캠프 분위기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당선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선거 기간 내 캠프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는 것.

이와 반해 당선권에서 거리가 먼 후보이거나 뒤지고 있는 후보 캠프의 경우 한산하거나 선거운동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1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나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그의 선거캠프는 여의도역 인근의 동화빌딩 5층에 입주해 있는데 이 같은 큰 승부를 하루 앞둔 선거캠프 분위기는 어땠을까.

엘리베이터 열고 들어서니 정면에는 큼지막한 알림판

지난 20일 오후 여의도 동화빌딩 앞은 많은 인파속에 성난 목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정의사법구현단의 4차 집회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 이들 회원들은 이날 집회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당선 후 사법개혁을 이뤄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대법원장 국민 직접 선출' '배심제 제도 확대'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 폐지' '법정녹음 의무화' 등이 문재인 후보에게 요구하는 사법개혁 과제였다. 정의사법구현단은 30여 분간의 집회를 마친 후 문재인 후보에게 정책제안서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책제안서 전달을 위해 선거캠프로 올라가는 정의사법구현단 대표단을 뒤따라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5층에 올라간 후 캠프에 들어서자 큼지막한 알림판이 눈길을 끈다. 바로 '담쟁이 벽'. 우리의 희망을 담아 '담쟁이 벽을 채워주세요'라는 문구아래 각각의 응원메시지를 적은 쪽지가 이 '담쟁이 벽'에 꽂혀 있었다.

시선을 끈 것은 담쟁이 벽 앞에 곱게 단풍이 든 낙엽이 담겨 있는 그릇이 놓여있다는 점. 용도는 낙엽에 메시지를 적은 후 옆에 놓여 있는 투명테이프를 이용해 가로 1.5m 세로 2m 가량의 판에 붙일 수 있게 해놨다. 포스트잇을 대신해 낙엽에 적는 응원메시지라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담쟁이 벽에 꽃혀 있는 응원메시지
 담쟁이 벽에 꽃혀 있는 응원메시지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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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사법구현단 정책제안서에, 문용식 대변인은...

정의사법구현단의 정책제안서와 관련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문용식 대변인이 나서 이들의 사연을 청취하며 문재인 후보의 입장을 말했다. '대법원장 직선제' 등 사법개혁 과제를 담고 있는 정의사법구현단의 정책제안서에 대해 문 대변인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이들의 요구를 먼저 수용했다.

이어 문 대변인은 "검찰개혁은 분명하게 서 있다, 과도한 권력에 대해 민주적인 통제와 함께 과도한 규제로 검찰을 바로 서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고위공직자수사처를 신설하겠다는 것은 후보님의 공약이기도 하다, 여러분의 사연을 충분히 반영해 사법피해를 입는 국민이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의사법구현단의 20일 여의도 문재인 캠프 앞 집회
 정의사법구현단의 20일 여의도 문재인 캠프 앞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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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선거 캠프 분위기, 살짝 엿보니

정의사법구현단 대표단이 문용식 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선거 캠프 분위기를 엿보기 위해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동화빌딩 5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캠프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캠프 전체 규모는 200여 평 남짓 되는 것 같은데 각각의 역할에 맞춰 사무실이 나춰녀 있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배치돼 있는 곳은 SNS 대책반이었다. 4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 각자의 노트북을 이용해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190여 명이라고 한다. 

캠프 입구에 세워져 있는 담쟁이 벽
 캠프 입구에 세워져 있는 담쟁이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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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캠프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활력이 넘친다. 선거캠프는 '낡은 비행기를 몰고 투표일 까지 가는 것'이라는 선거판 비유가 있는데, 낡은 비행기라서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지만 그때그때 응급 수리를 계속해가면서 운행을 계속해 간다고 자조적인 푸념을 섞어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날 캠프 분위기를 보니 대체적으로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선거 전략 등 핵심적인 사안은 민주당사에서 이뤄지고 있겠지만, 일단 선거운동의 손발이라고 할 수 있는 문재인 선거캠프의 분위기는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점에서 이 정도 분위기라면 좋은 결과를 낳지 않겠는가 하는 판단이 들었다.   

한편 정의사법구현단은 사법권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사법의 부정이 모든 부정부패의 근원이라는 것을 깨닫고 사법을 개혁하지 않으면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를 근절할 수 없는 것에 공감해 사법개혁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모인 시민단체다.

정의사법구현단은 지난 10월 28일 탑골공원 앞에서 출범을 선언한 뒤 11월 4일 보신각 앞에서의 집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종로구 안철수 캠프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연 뒤 20일과 마찬가지로 '사법개혁'을 담고 있는 이 단체의 정책제안서를 건넨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정의사법구현단,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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