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 TV토론 시간이 21일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 15분으로 변경된 이유가 KBS 고위 임원의 개입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문재인·안철수 후보 캠프는 "두 후보의 단일화 TV토론을 21일 오후 10시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기로 하고, KBS가 토론 준비와 생중계를 맡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KBS 측은 21일 오전 11시 보도자료를 내고 "KBS는 21일 오후 10시에 KBS가 단독으로 방송하기로 양 후보 측과 합의한 바 없다"며 "민주당 측이 방송 3사가 최종 합의한 '21일 오후 11시 15분 동시 중계' 방송계획안을 거부한 뒤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측 "편성표 최종수정일시, 실제 수정한 일시와 달라"

이와 관련해 진성준 문 후보 캠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KBS 측의 보도자료 내용을 전면 부정했다. 오히려 그는 "KBS 방송 기획단과 양쪽 캠프가 협의해서 TV토론 시간을 밤 10시로 정했는데, 이를 보고받은 KBS 본부장급 임원이 11시로 바꾸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후보 측은 KBS 홈페이지(www.kbs.co.kr)에 게재된 편성표를 근거로 들며 TV 토론 시간 변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토론회 당일인 21일 오전 10시까지 게재된 '21일 KBS 1TV 편성표'에는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토론회가 오후 10시에 편성됐다. 그런데 이후 홈페이지에 변경·게재된 편성표에는 토론회 방송 중계 일정이 빠져있다.

게다가 후보 단일화 토론회가 오후 10시에 잡혀있는 편성표의 최종 수정일시는 '20일 오후 9시 30분'인데, 이후 변경된 편성표의 최종 수정일시는 '19일 오전 11시 30분'이었다. 

진 대변인은 "KBS는 20일 오후 10시로 합의한 적 없다고 발뺌하고 그 책임을 민주당에 전가했다"며 "홈페이지 자료조작은 KBS가 갑자기 TV토론 시간을 변경한 책임을 민주당에게 떠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 대변인은 "KBS 방송기획단과 양 캠프가 합의한 사항을 KBS 임원이 무슨 사유로 변경시켰는지 밝혀야 한다"며 "문 후보 캠프는 오늘 밤 TV토론 성사여부와 관계없이 홈페이지 수정기록까지 조작해가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그 책임을 민주당에 떠넘긴 KBS 임원에게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고위 임원 개입 주장 사실 아냐... 오후 10시 토론 편성표는 가안"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고위 임원이 TV토론 시간 변경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21일 오후 11시 15분 동시 중계는 공중파 3사가 합의한 사항이므로 KBS가 오후 10시로 토론 중계 시간을 옮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측이 제기한 편성표와 관련해서는 "20일 오후 KBS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된 '21일 1TV 편성표'는 가안이고, 토론 시간이 확정되지 않은 와중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