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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18일까지 방송3사는 KBS 24건, MBC 18건, SBS 23건의 선거관련 보도를 내놨다. 이 중 정책공약 관련 보도는 KBS가 4건의 내놓았는데 △ 정치쇄신안 △ 충북·호남·영남 등 지역 공약을 비교했으며, SBS는 3건의 보도를 통해 △ 비정규직 대책 △ 대북정책 △ 검찰개혁 방안을 비교했다. 반면 MBC는 이번 주간에도 정책공약 관련 보도를 1건도 내지 않아, 선거보도의 제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1. 새누리당 공개압박 '신 보도지침'됐나? 확 바뀐 방송3사 보도

12일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에 불리한 편파보도를 중단'하라고 주장한 데 이어, 14일 새누리당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방송3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공개 압박에 나선 이후 방송3사의 편파·왜곡 수위가 눈에 띄게 심각해졌다.

후보동정 보도는 KBS 7건, MBC 9건, SBS 7건의 보도를 냈는데, 그 중 박 후보 동정이 KBS 4건, MBC 7건, SBS 5건으로 월등히 많았다.<표-1 참조>

[표-1] 방송3사 후보 동정을 주제로 한 보도 (단위 :건/비율)
 [표-1] 방송3사 후보 동정을 주제로 한 보도 (단위 :건/비율)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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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박 후보의 동정과 문-안 후보의 동정을 분리해 보도한 사례가 늘은 것이다. KBS는 13일 이후 박 후보의 동정을 1건 구성하거나, 문-안 후보의 동향을 야권단일화 소식에 끼워넣어 보도했으며, SBS도 15일 이후 박 후보의 동향을 1건으로 따로 구성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MBC의 경우 7일부터 박 후보의 동향을 1건으로 다뤄왔는데, 12일∼18일 보도에서는 박 후보 행보가 38.9%로 단일화 관련 보도와 비중이 같을 정도로 주요하게 보도됐다. KBS도 전체 보도의 16.7%, SBS도 21.7%를 박 후보 동정에 할애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동정을 따로 구성한 보도는 없었으며, 두 후보의 동정은 단일화 협의 관련 보도에 끼워 넣는 식으로 짧게 보도됐다. 더구나 10초 미만으로 보도돼 건수로 포함될 수 없을 만큼 비중이 적은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경우를 고려해 세 후보의 보도 분량을 알아보기 위해 초수를 계산해 분석해봤다.<표-2 참조>

[표-2] 방송3사 후보별 동정 보도분량 비교 (단위 : 초)
 [표-2] 방송3사 후보별 동정 보도분량 비교 (단위 : 초)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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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는 방송3사의 보도에서 박-문-안 후보별 대선행보를 언급한 부분의 초수를 계산한 것이다. 야권단일화 협의 및 새누리당의 공세, 박근혜-김종인 갈등, 각 정당 동정은 제외했으며 후보의 지역방문, 정책행보 등 직접적인 행보를 언급한 부분만 모아 계산했다. 그 결과 박 후보는 1374초가량이 보도된 반면, 문 후보는 369초, 안 후보는 363초가량에 그쳤다. MBC는 15일과 16일, 문-안 후보의 동정을 묶어 따로 1건 구성해 차이를 보였으나, 시간을 계산해 보면 15일은 두 후보를 합친 시간이 박 후보와 같았고, 16일은 박 후보에 비해 37초 가량 적었다.

편파적인 화면구성도 심각한 수준이다. 방송3사는 박 후보의 행보마다 현장의 환호소리와 인파, 시민들과의 스킨십 장면을 비췄다. 박 후보가 "장사하실 맛나게 해드리겠다"고 한 발언을 실거나(MBC-SBS),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SBS)"는 멘트를 다는 식의 띄우기 행태도 보였다. 반면 문-안 후보의 동향을 전할 때는 주로 후보를 클로즈업하거나 실내 촬영분을 싣거나 기자들이 취재하는 장면을 사용해 현장 분위기를 반감시켰다.

박 후보와 문-안 후보에 대한 편파적 화면구성은 17일 세 후보가 나란히 참석한 한국노총 노동자대회 관련 보도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MBC는 메인화면부터 편파성을 드러냈다.

이날 MBC는 박 후보에 대해서는 1건의 보도를 구성해 내보냈는데, 노동자대회에서 공약한 "노사대표와 정기적 만남"을 제목으로 뽑고, 앵커화면 배경에 인파로 꽉찬 노동자대회 현장을 비췄다. 보도 내용에서도 "박 후보가 노동자 표심을 공략"했다며 행사 참여를 비중 있게 다뤘다.

반면 문-안 후보에 대해서는 1건으로 묶어 보도하면서 "어색한 만남.. 강력 비난"으로 제목을 뽑고, 화면도 두 후보가 나란히 앉아있는 장면을 사용했으며, 내용에서도 '단일화 갈등'에 초점을 둔 보도를 냈다. SBS는 세 후보의 행보를 함께 보도했지만, 박 후보의 발언에 참석자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삽입한 반면, 문-안 후보 발언에는 환호가 아닌 구호를 외치는 장면을 삽입해 차이를 보였다.

11월 17일자 MBC-SBS 후보동정 보도비교
 11월 17일자 MBC-SBS 후보동정 보도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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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소외된 건 군소정당 후보

이 가운데 정작 방송3사의 보도에서 소외된 건 군소정당 후보관련 보도다. KBS가 12일 13번째 꼭지로 1건, MBC가 17일 16번째 꼭지로 1건 다룬 데 그쳤으며, SBS는 보도가 없어 무관심 수준이었다.

보도 내용도 △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 △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 무소속 강지원 후보와 이건개 후보의 행보와 발언을 짧게 나열한 데 불과했다. MBC는 "적으로 갈라선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라면서 진보진영의 갈등을 부각하는 설명을 달기도 했다.

2. 핵심이슈 '단일화'…방송3사 내용보다 '갈등' '공세'만 부각
- 야권단일화 협상 중단마저 '박근혜 띄우기'에 활용


이번 주 핵심이슈도 야권 후보단일화였다. 전체 선거관련 보도 중 단일화를 주제로 한 보도는 KBS 37.5%, MBC 38.9%, SBS 47.8%를 차지했다. SBS의 보도량이 많은 것은 안 후보가 단일화 방식 협의 중단을 선언한 14일 이후 분석기사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단일화 관련 보도를 세분화한 결과, 후보 동정에서 야권단일화를 언급한 부분까지 포함하면 KBS는 58.3%, MBC는 50%, SBS는 69.6%로 절반 이상의 보도를 단일화 관련 내용을 다루는 데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표-3 참조>

[표-3] 방송3사 야권단일화를 언급한 보도 (단위 :건/비율)
 [표-3] 방송3사 야권단일화를 언급한 보도 (단위 :건/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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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누리당의 주장처럼 야권단일화 관련 보도량이 많았다는 점이 "박 후보에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방송3사는 야권단일화 관련 보도에서 오히려 야권후보에 훨씬 부정적인 보도 행태를 보였다.

방송3사의 야권 단일화보도 중 KBS 7건, MBC 5건, SBS 5건의 보도에서 문-안 진영의 '갈등'을 부각했다. 새누리당 공세를 언급한 보도도 KBS 7건, MBC 8건, SBS 9건으로 단일화 갈등만큼 비중 있게 다뤄졌다.<표-4 참조>

[표-4] 방송3사 야권단일화 폄훼하는 내용이 등장한 보도 (단위 :건)
 [표-4] 방송3사 야권단일화 폄훼하는 내용이 등장한 보도 (단위 :건)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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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는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주로 '신경전', '치열한 룰 전쟁' 등 경쟁을 부각하거나 '정면충돌', '파국예상' 등 부정적 해석을 주로 달았다. 양 측이 단일화 방식 협의에 들어간 13일 보도에서도 "기싸움을 벌였다"고 몰더니, 안 후보가 협의 중단을 선언한 14일부터는 제목부터 "파행", "정면충돌", "격앙"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갈등상황'을 전면 부각시켰다. 뿐만 아니라 협상재개를 선언한 18일에도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표-5참조>

[표-5] 제목부터 야권단일화 폄훼하는 내용을 부각한 보도 (단위 : 건)
 [표-5] 제목부터 야권단일화 폄훼하는 내용을 부각한 보도 (단위 :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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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는 단일화 협상 중단 소식을 박 후보 행보 띄우기에도 적극 활용했다. 방송3사는 단일화 협상 갈등을 부각하고는 "권력나눠먹기", "정치사기극" 등 새누리당과 박 후보의 비난공세를 부각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박 후보의 민생행보나 정책행보를 전하면서 "박 후보는 민생탐방에 나섰다", "정책발표에 나섰다", "표심잡기를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식으로 박 후보의 행보를 띄웠다.

KBS는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한 16일 보도에서 "야권의 단일화 파행 속에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했다"면서 보도를 시작하기도 했다. MBC의 경우 12∼14일, 17일 총 4차례나 새누리당 비난공세를 단일화 관련 보도보다 먼저 내보냈다. SBS는 박 후보의 민생투어 소식을 전하며 "야권단일화 바람 차단에 나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KBS나 MBC와 달리 단일화를 겨냥한 새누리당의 비난공세를 "틈 벌리기 공세"라고 규정했는데, 당 지도부와 박 후보의 공세발언을 비중 있게 실은 점은 다르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에 중복게재했습니다



태그:#대선, #KBS, #MBC, #SBS,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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