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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2층에서 개최한 '대선보도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현장 기자의 책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2층에서 개최한 '대선보도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현장 기자의 책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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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실종'. 2012 대통령 선거 보도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명 한 명이 하나의 '언론 기관'인 기자 개개인의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는 지난 11월 22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2층에서 <언론의 실종-대선보도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대선 보도 점검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한 각 언론사 공정보도 투쟁 기구 담당자들은 대선 불공정 보도에 대한 현장 기자들의 책임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내부의 상처를 후벼야 하는 곤혹스러움도 엿보였지만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언론에 대한 열망이 더 크게 표출됐다.

KBS‧MBC 내부 모니터 강화

이날 토론회에서 KBS와 MBC의 '보도 모니터링 강화' 방안이 소개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최문호 공정방송추진위 간사는 "앞으로 대선 기간 공추위 보고서를 뉴스보도, TV(토론), 라디오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주간 단위로 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 이재훈 간사도 "SBS의 총선 모니터를 벤치마킹해 오는 27일 선거 등록 후부터 본격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S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는 지난 총선 당시 영상취재‧편집 기자를 포함한 전 취재 인력이 돌아가며 일일 모니터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도 책임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활동을 펼쳤다.

"기자가 부끄러움 느껴야"

이처럼 모니터를 강화하기로 한 이유는 직접 기사를 쓰는 담당자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다. 불공정 보도의 가장 큰 원인은 정권에 줄을 댄 경영진에게 있지만 대선 기간 동안 현실적으로 견제할 방법은 개별 보도 감시뿐이기 때문이다. 최 간사는 "불공정 보도를 지적하면 '기계적 균형'론을 내세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BS '1대 1' 불공정 보도

KBS 본부는 이날 공추위 보고서를 내고 '여대 야'의 비율을 '1대 1'로 맞춘다는 원칙 하에서 이뤄지는 불공정 보도들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11월 19일 문-안 후보의 공식 일정은 3건이었음에도 '단일화' 관련 보도에 밀려 하나도 소개되지 않고, 박 후보의 일정은 단 1건이었음에도 공약 제시 내용까지 상세히 보도됐다. 11월 17일 1TV '생방송 심야토론'은 여‧야 패널 비율을 맞춘다는 명목 하에 박․안 후보 측 패널만 출연시키고 문 후보 측 패널은 부르지 않았다.

편파 보도에 '압박감' 줘야

MBC는 이날 토론회 발제에서 제시된 불공정보도 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MBC 이 간사는 "실력 있는 기자는 갖은 방법으로 보도국에서 제외시키고, 지역 MBC 계약직 기자를 차출해 경영진 입맛에 맞는 뉴스를 만들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모니터 강화 계획에 대해 "편파적 뉴스를 작성할 때 기자와 부장 등 책임자들이 '기자들 또 시끄럽게 떠들겠군' 하고 압박감을 느끼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조작' 날 세워 감시

연합뉴스 박근혜 후보 '과도한 묘사' 기사 사례
 연합뉴스 박근혜 후보 '과도한 묘사' 기사 사례
ⓒ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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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전반에 여권 편향 보도가 지속되는 원인으로 장형우 서울신문 부위원장은 "정당 출입기자는 유독 출입처를 비판적으로 보지 않고, 정해진 프레임을 전달만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강훈상 연합뉴스 사무국장은 "여당 편향 보도는 박 후보의 언행에 대해 과잉한 의미를 부여하는 기자실 분위기에다 편중된 인력구조탓"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박 후보 일정 기사만 유독 "애니팡 점수가 4000점", "호떡을 사먹었다" 식으로 상세히 묘사되는 점을 꼽았다. 강 사무국장은 "능수능란한 정치꾼들의 이미지 조작을 그대로 전함으로써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면서 "대선까지 보도 감시에 더욱 날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시청자 의견 기자에 전달도

최호원 SBS 공추위 간사도 "일선 기자들에 공정 보도에 대한 경각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 스스로 편향성을 조심하고, 편향된 보도에 대해서는 '내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간사는 뉴스에 대한 시청자 반응을 다음날 아침 기자 게시판에 올려 담당자들이 읽도록 하는 등 SBS 공방위 활동도 소개했다.

임장혁 YTN 공추위원장은 권력에 적극적으로 줄을 선 사람들이 요직과 주요 출입처를 장악한 자사 상황을 전하며 "우리도 모니터 강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팩트 체커, 보도 감시 필요

임 위원장은 대선 공정 보도 방안으로 '캠프별이 아닌 사안별 취재', '기존 정당 출입 기자가 아닌 타 부서 기자들로 대선취재팀 구성'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토론 발제를 맡았던 언론노조 장지호 실장은 '사실 검증'(fact check) 전담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사회를 본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사람(기자)이 문제라지만 대선공정보도실천위  활동처럼 '사람이 힘'이기도 하다"면서 대선 기간 보도 감시에 더욱 매진할 것을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1만5천 언론노동자들로 조직된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은 지난 10월 10일 '권력 주도의 프레임 해체와 진실보도 쟁취'를 목표로 한 2012대선 공정보도투쟁을 선언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이하 대선공실위)'를 구성했다.

대선공실위는 각 언론사 지본부의 공방위, 독실위, 민실위 등 보도투쟁조직과 중앙 정책실과 교육선전실이 결합해 기존 민주언론실천위원회를 확대․편성한 임시조직이다. 대선기간 동안 지본부의 공정보도투쟁활동을 공유하고 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로써 언론노조는 고발매체인 '뉴스타파'와 함께 대선보도감시체제를 이끌 ‘대선공실위’의 구성을 마쳤다.

대선공실위는 매주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해 지본부의 투쟁상황을 점검하고 공유하여 매주 월요일 발행하는 <대선공정보도실천보고서>를 통해 담아낸다. 대선공정보도실천보고서에는 지본부의 공정보도투쟁활동 및 수행사례 소개, 외부위탁 및 사안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보고, 대선보도에 영향을 주는 언론사의 조직과 인력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기획물, 트위터와 누리꾼이 추천하고 선정하는 '최악의 대선보도' 코너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중앙방송(KBS MBC SBS YTN OBS), 중앙신문(조선 중앙 동아 경향 한겨레), 대선 최대격전지인 부산·경남 방송과 신문 등 3개 부문에 대한 대선보도 모니터를 각각 최영재 한림대 교수팀, 이승선 충남대 교수팀, 부산민언련, 경남민언련 등 학계·시민단체에 위탁해 진행하고 있다.

대선보도 모니터링을 외주화 함으로써 그동안 인력적 한계로 감시가 미치지 못했던 매체에 대한 모니터가 가능해지고, 축적된 역량을 가진 전문가 집단의 참여를 통해 현업자와는 다른 시각에서 대선보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을 갖게 됐다. 모니터 결과는 매주 공정보도실천보고서를 통해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12월 점검 토론회를 통해 종합적으로 보고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는 오마이뉴스에 대선공정보도실천보고서를 매주 월요일 게재할 예정이다. 12월 19일 시민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태그:#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 #토론회, #대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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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全國言論勞動組合, National Union of Mediaworkers)은 대한민국에서 신문, 방송, 출판, 인쇄 등의 매체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이다. 1988년 11월 창립된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론노련)를 계승해 2000년 창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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