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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사거리에서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사거리에서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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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 광장에서 첫 유세를 펼치자 지지자들이 모여 문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 광장에서 첫 유세를 펼치자 지지자들이 모여 문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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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유리(23)씨는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이어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메신저 프로그램 카카오톡을 열어 친구들에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김씨 앞에는 4.5톤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량을 중심으로 노란색 점퍼를 입은 선거운동원과 문 후보 지지자, 시민 등 500여 명이 모였다.

김씨는 문 후보가 유세차량 위에서 유세하는 광경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그리곤 이내 걸음을 재촉했다. 김씨는 '부동층'이다. 지난 23일 안철수 전 예비후보의 후보직 사퇴로 투표장에서 찍을 후보가 사라져 버렸다. 부동층은 이번 대선 최대 변수다. 안 전 후보 지지자의 10~20%가량인 부동층의 행방은 이번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부동층과 PK 민심... 대선에 큰 영향

부동층과 함께 새누리당의 아성인 부산경남(PK) 민심 역시 대선 승패를 가를 변수다. 문재인 캠프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충청과 함께 PK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꼽으며 득표율 45%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이는 2010년 6·2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득표율(44.6%)이다.

부산 민심은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에 혼란스러운 성적표를 내줬다. 민주통합당은 부산 18석 중 2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진보신당·녹색당 등 진보·개혁 성향 야당의 부산 정당 득표율은 41.48%로 역대 최고 정당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얻은 득표율(29.4%)보다 높은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자신을 경남 진주 출신의 중도보수 성향이라고 소개한 김유리씨는 "안철수 전 후보가 합리적인 보수인 것 같아 팬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 사퇴해서 섭섭하다"며 "이번 선거에 기권할 생각이다, 만약 선거를 하게 되면 여당을 찍고 싶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는 믿음이 안 간다"고 말했다. 부동층과 PK 민심은 아직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인데, 둘 중 누굴 뽑아야할지"

문재인 후보가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첫 유세지로 택한 부산 사상구에서 부산 민심을 엿봤다. 이곳은 문 후보가 4·11 총선에서 54.7%의 득표율로 국회의원이 된 곳이다. 이날 오전 사상구 괘법동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 유세장에서는 문 후보 지지자들이 몰렸다.

문 후보의 유세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는 남정선(48)씨는 "단일화 과정이 원만치가 않아가꼬 조금 실망스러운 게 있긴 한데예,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됐으니 뽑아야지예"라며 "또 TV토론 보니까 문재인 후보가 더 낫더라고요, 문재인 후보한테는 구체적 지식이나 정치력이 짙은 목소리가 있어요, 안 전 후보는 중간에 물러나는 모습을 보니까 실망스럽더라고요"라고 전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사거리에서 유세를 펼치자 아이들과 함께 유세장을 찾은 한 유권자가 문 후보의 연설에 귀기울이고 있다.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7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사거리에서 유세를 펼치자 아이들과 함께 유세장을 찾은 한 유권자가 문 후보의 연설에 귀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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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저 같은 젊은 엄마들은 정권교체를 좀 원해요, 저랑 같은 모임에 나가는 엄마들이 얼마나 문재인 후보를 좋아하는지 몰라요, 저번에 사상구 국회의원에 나왔을 때 엄마들이 억수로 껴안고 손잡고 그랬지예"라며 "국회의원직 사퇴할 필요는 없죠, 얼마나 여기서 어렵게 얻은 자리인데, (대통령에 당선 안 되더라도) 부산을 바꾸려고 노력해야지"라고 밝혔다.

김명복(60)씨는 "박근혜 후보보다 문재인 후보가 좋지, 박근혜 후보는 서민이 아냐, 문재인 후보는 서민의 아들"이라며 "사상구는 확실히 문재인 후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문 후보의 유세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던 구예슬(20)씨는 "제 주변에 박근혜 후보를 좋다고 하는 애들은 하나도 없어요, 부산 사람이라고 해도 애들은 달라요. 어른들은 무조건 새누리당 좋다고 무조건 찍을지는 몰라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젊은 세대 중에는 문 후보에게 온전한 지지를 보내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손온누리(24)씨는 "원래 안 전 후보를 지지했는데,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 됐으니까 문재인 찍어야죠, 좀 아쉽지만…"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예진(22)씨는 "원래 안 전 후보를 좋아했어요, 양쪽 정치싸움 부추기지 않는 중도라 마음에 들었어요, 대학 친구들하고 안 전 후보 이야기를 했어요"라며 "그런데 안 전 후보가 사퇴했잖아요, 둘(박근혜·문재인 후보) 중 누굴 뽑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주변 친구들도 저랑 비슷한 생각들 해요"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문 후보 대신 박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택시기사 박영미(47)씨는 "원래 안 전 후보 지지할라꼬 했어요, TV에서 인터뷰하는 걸 봤는데 사람이 참 깔끔하고 좋더라고요"라며 "근데 사퇴했으니, 박근혜 후보 찍어야지예, 박 후보는 봉하마을 가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 사람은 다른 정치가랑 다르다'라는 생각이 듭디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의 부산 득표율 목표는 50%... 현실은 40% 밑돌아

문재인 후보 쪽은 내심 부산 득표율 50%를 기대하고 있다. 문 후보의 승리를 가져올 수치다. 김두관 전 지사는 "김정길 전 장관은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44.6%를 득표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 후보가) 7%만 더 득표하게 해 달라"며 "10년 전 부산경남이 노무현 후보를 당당하게 당선시켜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김부겸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유세장에서 시민들에게 "(부산 시민들은) 문재인 후보를 (국회의원에) 당선시켜놓고 (이번에) 득표율 50% 안 나오면 되겠습니까"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현재 부산지역에서 문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24~2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방식(RDD)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에서 부산 지역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60.3%, 35.6%였다.

또한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10% 이상은 부동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전 후보 지지의사를 나타낸 1325명을 대상으로 26일 실시한 휴대전화 자동응답방식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7%포인트)에서, 72.8%가 문재인 후보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박 후보 지지는 13.6%였고, 호감 가는 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11.2%였다.

대선을 22일 남겨두고 문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 유세지로 PK를 택했다. PK와 부동층은 어떤 선택을 할까.


태그:#부산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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