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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27일 시작되면서 양강 체제의 TV 광고 맞대결도 시작됐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이날 밤 나란히 TV광고 1탄을 선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후보 모두 첫 TV광고에서 '감성'에 호소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눈물 광고가,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욕쟁이 할머니' 광고가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강조하는 메시지는 달랐다. 박근혜 후보는 '헌신'을 강조한 반면, 문재인 후보는 '서민'을 강조했다.

[박근혜] 6년 전 피습사건 소재로... "여러분께 저를 바치겠다"



박근혜 후보가 비 내리는 창가에 서서 밖을 바라본다. 박 후보의 옆 얼굴이 화면 가까이 잡힌다. 6년 전 신촌 유세현장에서 면도칼 테러를 당했던 오른쪽이다. 귀 아래부터 턱까지 이어진 11cm 흉터가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죽음의 문턱까지 가야 했던 그 날의 상처는 저를 완전히 바꿔놨습니다"란 성우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국민을 향한 다짐과 선언"이란 제목을 단 박  첫 TV 광고의 부제는 "박근혜의 상처"다. 박 후보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가 피습됐던 일을 주제로 삼았다.

광고는 "크든 작든 누구나 상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는 내레이션 직후 흑백장면으로 처리된 2006년 피습 장면과 박 후보의 수술 직후 모습, 지금도 흉터가 남아있는 그의 오른쪽 뺨을 차례로 비춘다. 박 후보가 입원한 병원 앞에서 쾌유를 빌며 촛불을 들고 있는 지지자들의 모습도 이어진다. 이 중 2006년 피습 장면은 당시 보도됐던 언론사 사진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와 함께 "여러분이 저를 살렸다, 그 때부터 남은 인생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가겠다고 결심했다"며 "이제 여러분께 저를 바칠 차례다, 준비된 여성대통령 기호 1번 박근혜"라고 말이 나오며 광고는 끝난다.

당시 상당한 충격을 안겼던 실제 사건을 차용하며 후보의 출마 이유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변추석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는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며 "이미 사건을 알고 있는 지지자에게는 기억을 환기시켜 호의적 태도를 강화하고 사건을 모르는 유권자에게는 강력한 스토리를 통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변 본부장은 이어, "대개 광고 기법에서는 '파인딩'과 '메이킹'이 사용되는데 있는 사실을 차용하는 '파인딩'이 더 강한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박 후보가 가진 강점을 가장 국민들에게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찾다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피습사건, 상처를 소재로 만들었다, 이건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의 상처' 광고는 이날 KBS <9시 뉴스>와 SBS <강심장> 방송 직전에 방영했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 여성 대통령 ▲ 준비된 대통령 ▲ 약속실천 대통령 등 세 가지 강점을 주요 컨셉트로 잡은 TV 광고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변 본부장은 "현재 8편 정도 준비했는데 다 방송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선호도 조사를 통해서 그 중 5편 정도를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고에 구체적으로 들어갈 메시지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문재인] 평범한 '서민 후보' 내세워... 새정치 실현 의지도 강조



문재인 후보의 대선용 TV 광고의 주제는 '출정식'이다. 그러나 광고의 시작은 문 후보의 '안방'이다. 문 후보가 실제 거주하는 서울 구기동 자택 내부 모습을 비추며  평범한 '서민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선 후보의 실제 집안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고에서는 문 후보가 가족들과 평범하게 지내는 일상이 그려졌다. 문 후보는 거실 소파에 앉아 태블릿PC를 보거나 연설 연습을 했고, 부인 김정숙씨는 건넛방에서 문 후보의 옷으로 보이는 재킷을 다림질했다. 중간에는 가족사진이 담긴 액자도 잠시 비춰졌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가 "국가가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나의 어려움을 함께 걱정해주는 정부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힘주어 묻는 목소리를 배경에 깔며 문 후보의 강인한 이미지를 동시에 강조했다.

이어 광고 속 내레이터가 "239번의 연설과 총 1680쪽의 연설문, 다 기억할 수 없다면 다음 세 마디만 기억해주십시오"라고 언급하자, 문 후보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영상이 나왔다. 그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내레이터는 광고 말미에서 "새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하며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 후보의 슬로건을 소개한 뒤 광고를 마무리했다.

TV 광고의 배경음악으로는 김범수씨가 작사·작곡하고 배우 문소리씨가 부른 <내가 만일>이 삽입됐다. 문 후보의 힘찬 연설과 함께 서정적인 노래를 조화시켜 국민과 함께하는 출정식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유은혜 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은 "귀족층으로 살아온 박근혜와 보통 사람의 삶을 살아온 서민 후보 문재인을 대조시켜 이번 대선의 성격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어 "광고 후반부에는 새로운 정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문 후보의 의지를 '새 시대를 여는 첫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부각 시켰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의 TV 광고는 총 60초 분량이며 SBS <8시 뉴스> 방송 후, KBS <9시 뉴스>, MBC <100분 토론> 방송 전에 나온다.

또한 문 후보 측은 이번 대선에서 처음 실시되는 재외국민 선거를 겨냥, 영상에 정책 공약을 자막으로 추가한 광고도 함께 방영한다. 재외국민 대상 TV 광고는 오는 29일부터 <KBS 월드와이드>, <YTN 월드>, <MBN 월드>, <연합 와이드> 등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박근혜#문재인#TV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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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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