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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6동 밧데리골목 아이들의 좌충우돌 여행기 '달팽이 달리다'
 안양6동 밧데리골목 아이들의 좌충우돌 여행기 '달팽이 달리다'
ⓒ 빚진자들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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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6동, 일명 배터리 골목에 자리한 빚진자들의집 부설 달팽이지역아동센터를 아지트로 삼고 있는 아이들이 지난 여름 강화도까지 자전거로 달렸다. 이들이 달린 거리는 180km. 2박 3일간 땀방울이 담긴 이야기가 <달팽이, 달리다> 제목의 책으로 발간했다.

"자전거를 타고 강화도까지 다녀왔던 2박 일간의 좌충우돌 여행기가 나왔습니다. 자신들의 체험을 진솔하게 쓰고,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여행기도 담겨 있습니다. 한해의 끝에 분주하시지만 외로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따뜻한 축하도 전해주세요."

안양 빚진자들의 집 송영미 대표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오는 12월 3일 오후 7시 만안구청 대강당에서 열리는 <달팽이, 달리다> 출판기념회에 꼭 참석해 달라고 말이다. 강화도 여행 출발 당시의 모습을 지켜보았기에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책자가 궁금해졌다.

"선생님, 반은 왔어요?"
"응? 이제 시작인데 어쩌나."
"이제서요?"
"그래, 아직 멀었어. 천천히 가야해."
"네 선생님, 깃발에 '포기하지 않을래요'라고 썼어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 참 장하다."

<달팽이, 달리다>에는 달팽이 지역아동센터에서 지난 여름 '길, 희망 그리고 신나는 여름'이란 주제로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실시한 자전거 캠프에 참여한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50여명과 교사, 자원봉사자 등 총 70여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전거여행은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최선을 다하는 법 배웁니다"

자전거여행을 다녀온 어린이가 그린 그림
 자전거여행을 다녀온 어린이가 그린 그림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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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길에서 희망을 만나러 떠나는 '2012, 길, 희망 자전거... 신나는 여름' 출발(안양시청에서)
 지난 여름, 길에서 희망을 만나러 떠나는 '2012, 길, 희망 자전거... 신나는 여름' 출발(안양시청에서)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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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지역아동센터의 자전거 여행은 '느리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의지로 문화유적지 탐방, 고장 어른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2002년 처음 실시됐으나 한동안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한 것이다.

이들은 안양에서 강화도, 강화도에서 난지도를 거쳐 다시 안양까지 돌아오는 180km 구간을 전원 완주했다. 출발 당시 자전거를 전혀 타지 못했던 50% 이상의 아동들이 2개월 전부터 자전거 강사의 지도로 훈련을 거쳐 자전거를 새로 배우고 안전교육을 마쳤다.

책에는 처음 연습과정에서부터 캠프동안 벌어졌던 웃지 못할 사건 사고, 울며 넘었던 초지대교의 추억과 감동, 다녀와서 느꼈던 소회와 자신감 등이 실렸다. 또 어린나무 아동(초등 1년~3년)들에 의해 그림으로도 표현되었으며, 3행시, 5행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엮였다. 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의 편지와 교사, 자원봉사자들의 후기도 함께 실렸다.

빚진자들의 집을 운영하는 송용미 대표는 "책 속에는 자전거 여행을 통해 한 계단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담겨있어 감동적입니다"며 "여행에서 받은 감동을 책으로 엮어 아이들의 보람을 배가함으로써 더 큰 성장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달팽이지역아동센터'는 위기가정, 빈곤, 다문화가정 아동과 청소년들이 방과후 문화를 통해 서로를 기대며 생활하고, 마음의 문제를 스스로 치유토록 만들어주는 공간으로 느리게 기어가는 달팽이가 남기는 선처럼 아름다운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안양 달팽이지역아동센터 아동과 청소년들의 자전거여행 깃발
 안양 달팽이지역아동센터 아동과 청소년들의 자전거여행 깃발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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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달리다

달팽이지역아동센터 지음, 아침미디어(2012)


태그:#안양, #달팽이, #공부방,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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