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유가족들을 위로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유가족들을 위로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2신 : 오후 9시]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밤 7시 50분 여의도 성모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춘상 보좌관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한 말 중 일부다. 다른 말들은 목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았지만 이 두 마디는 또렷하게 들렸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온 박 후보의 눈은 약간 부어있었다. 박 후보는 빈소 입구에서 양쪽으로 나눠 그를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과 당 관계자들에게 살짝 목례한 뒤 바로 빈소로 들어갔다. 그는 천천히 걸어가 영정사진 바라본 뒤 머뭇거리다 고개를 깊이 두 차례 숙였다. 이 보좌관의 부인의 손을 붙잡고는 "죄송하다"고 거듭 말했다. 약간 눈물기가 섞인 목소리였다. 이 보좌관의 부인은 그에게 "잘 되시길 바라겠다"고 답했다. 나오기 전에는 이 보좌관의 영정사진을 다시 한 번 둘러봤다.

박 후보의 조문은 3분여 만에 끝났다. 그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장례식장을 빠져나왔다. 차에 올라탔다가 다시 발길을 돌렸다. 빈소에 모여 있던 선대위 관계자들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는 빈소에 있던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서병수 사무총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등을 만나, "(이 보좌관은) 심성이 너무나 고왔다, 갑자기 떠나니 가슴이 답답하고 멍하다"며 "뭐라고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박 후보가 장례절차 등을 물어본 뒤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박 후보가) 이 보좌관과 정치를 같이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기 때문에 오늘 굉장히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장례식장 밖에서 심경을 묻자, "정치에 입문했을 15년 전부터 사심없이 헌신적으로 해왔던 보좌관"이라며 "저도 믿고, 어려운 때도 잘 극복해오고 그랬는데 이렇게 한순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잠시 침묵하며 감정을 다스린 박 후보는 "갑자기 이렇게 곁을 떠나게 되니깐 그것도 불의의 사고로, 그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길이 없다"며 "가족 분께도 참 죄송하고 어린 중학생 아이들도 있어 걱정이 된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가족 분들 힘내도록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조문 후 트위터에 "15년 동안 사심없이 헌신적으로 도와준 이춘상 보좌관!! 이렇게 갑작스런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게 되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그 깨끗하고 맑은 영혼이 하늘에서 축복을 누리기를 바라며 그 영전에 그동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앞서 박 후보가 "고인의 영전에 승리를 바치겠다"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국민행복캠프 트위터를 리트윗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밤 서면브리핑을 통해 "캠프 관계자가 박 후보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리트윗한 것"이라며 "캠프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이 리트윗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해당 트위터는 "네이트온 대화명 '섬기는 사람'처럼 15년을 한결없이 섬겨오신 분, 계속되는 야근에도 한 번도 피곤한 기색 없이 열정이 넘치던 분이셨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십시오, 영전에 꼭 승리를 안겨 드리겠습니다"는 내용이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김무성 중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측근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빈소를 나서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김무성 중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측근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빈소를 나서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갑작스런 사고였던 만큼 어수선한 모습도 보였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당 점퍼에 청바지, 빨간 운동화 차림으로 빈소에 도착했고 조문객을 맞이하는 당 관계자도 패딩점퍼를 입고 있을 정도였다. 근조화는 순차적으로 도착했다. 특히 '박사모', '뉴박사모', '호박가족' 등 박 후보의 팬클럽에서 보낸 근조화도 있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사고는 이 보좌관이 탄 승합차가 2차선 국도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홍천경찰서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보좌관이 탄 승합차가 1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뒤따르던 또 다른 보좌 차량과 추돌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보좌관이 탄 승합차는 도로 우측 경계석과 배수로를 넘어 과속 카메라 기둥 전주를 들이받았다.

이는 새누리당의 당초 해명과 다른 설명이다. 이상일 대변인은 사고 직후 브리핑에서 "한 언론이 보도한 것과 달리 사고 현장에 과속카메라는 없었다"며 "앞에 있던 일반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뒤따르던 유세지원 차량(사고차량)도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사고차량이 갓길 턱을 밟고 올라타 전봇대 기둥에 부딪쳤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경찰 브리핑 이후 사실관계에 대한 재확인을 요구받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보고만 받고 한 것이라 자세한 사고경위를 몰랐다"고 해명했다. 다만, 그는 "과속카메라는 역방향을 향해 설치된 것이라고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김부겸 전 민주통합당 공동선대위장과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 노영민 의원도 이날 밤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보좌관인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보좌관인 고 이춘상 보좌관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1신 수정 : 오후 6시 45분]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수행원들을 태운 승합차가 강원도 홍천에서 전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박 후보의 보좌관 이춘상씨가 사망했다. 이 보좌관과 같은 차량에 탑승한 김우동 홍보팀장 등 실무자 2명도 중상을 당했다. 김 팀장은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선대위 박종희 유세기획단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전 11시 50분께 강원도 홍천군 두천면에서 유세지원 차량이 박 후보가 타고 있던 차량 뒤를 급히 따라가던 도중, 앞서가던 일반차량을 피하려다 전봇대에 부딪혀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 보좌관은 병원으로 후송된 이후 사망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어젯밤 눈이 온데다 그늘진 곳은 미끄러웠는데, 과속으로 달리다 미처 제동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고 차량은 이날 오전 박 후보의 강릉·속초·인제지역 유세 일정을 마치고 춘천으로 가던 박 후보의 차량을 뒤따라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동 중 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박 후보는 춘천 유세를 마친 후 급히 홍천 아산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이 보좌관의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안형환 대변인은 "유가족과 상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 보좌관을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2일 오전 홍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수행차량 2대가 충돌해 박 후보의 측근인 이춘상 보좌관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홍천 철정검문소 인근의 사고현장을 수습하는 소방대원들.
 2일 오전 홍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수행차량 2대가 충돌해 박 후보의 측근인 이춘상 보좌관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홍천 철정검문소 인근의 사고현장을 수습하는 소방대원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큰 충격 받은 박근혜... 새누리당, 로고송 및 율동 금지령

최측근인 이 보좌관의 사망으로 박근혜 후보도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상경한 후 자택에 머물다 오후 7시 고인의 빈소를 찾을 계획이다. 박 후보는 오는 4일 밤 열리는 첫 대선 후보 TV토론회 준비를 위해 이날 오후부터 토론회 당일까지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였다. 새누리당은 로고송 및 율동을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령도 내렸다.

안형환 대변인은 "오늘 하루 전국 유세단에서 로고송과 율동을 금지하도록 했다"며 "모두 함께 고인의 넋을 기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과속 단속 카메라를 피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사고 현장에 과속 단속 카메라는 없었다"며 "유세지원 차량의 앞에 있던 일반 차량이 브레이크를 밟았고, 수행원들이 타고 있던 차량이 뒤따라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갓길 턱을 밟고 올라타서 전봇대 기둥에 부딪혔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보좌관의 사망에 대해 선거 운동 기간 중 하루 최대 10곳이 넘는 지역을 방문하는 대선 후보들의 살인 일정이 부른 참사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보통 대선 후보들의 유세는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이벤트로 인해 지연되는 게 다반사다. 때문에 다음 일정에 늦지 않기 위해 후보 탑승 차량은 물론 수행원들이 탄 차량도 과속을 하는 일이 많다. 그나마 후보 탑승 차량은 경찰의 경호를 받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한 대선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가 탄 차량은 이동할 때 최저 속도가 시속 100km"라며 "유세 일정에 늦지 않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과속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 후보 측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가 노영민 비서실장을 보내서 조문하고 박근혜 후보에게 위로 말씀을 드리도록 당부했다"며 "빈소가 마련되는 대로 조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대변인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태그:#박근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